대한민국 영토의 시작, 독도에 가다
대한민국 영토의 시작, 독도에 가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4.03.07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해 한가운데 펄럭이는 태극기 아래주민이 있고 경찰이 있고 항로표지관리인이 있었다

 


보물섬 독도, 영토의 시작이자 어업 전진기지

대한민국 섬 독도. 동해 한 가운데 어업전진기지로서 우리의 해양영토를 더욱 넓혀주고 있는 독도. 그러나 일반인들이 독도에 입도할 수 있는 날은 1년에 60일도 채 되지 않는다. 높은 파고를 동반한 악천후 등으로 여객선, 어선 등의 선박 접안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상이 좋아 독도 선착장에 접안을 했다 할지라도 그나마 일반인들이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선착장 주변으로 한정된다. 독도가 보호해야 할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조사, 생태연구, 자원생물조사 등 학술, 관리, 경비, 취재 등의 특수한 경우에만 출입 범위가 넓어진다.

일반인들이 독도에 방문하려면 묵호항이나, 강릉항, 포항항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을 이용한 뒤 울릉도 사동항에서 다시 독도행 여객선으로 옮겨 타야 한다. 독도행 여객선의 운항은 기상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겨울에는 아예 운항을 하지 않는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강풍이나 높은 파고 때문에 접안하지 못하고 독도 주변을 맴돌다 오기 일쑤다. 그래서 한달음에 독도에 입도하려면 3대(三代) 운이 모여야 한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취재진은 울릉도와 독도 주변 해역 순찰을 맡고 있는 동해해양경찰서 경비함정을 이용했다. 그러나 독도로 가는 길은 멀었다. 구랍 30일 묵호항 동해해경 전용부두를 출발한 5001함(함장 김동진 총경 승진예정자). 취재진을 태운 경비함정은 이름도 독도의 옛 명칭을 딴 삼정호다. 해경 함정 중 가장 큰 5,000톤 급인 만큼 궂은 날씨에도 항해에는 지장이 없지만 작전을 수행하며 가다보니 그 길은 더 길게 느껴졌다.

하루 낮밤을 꼬박 항해해 저 멀리 돌섬 두 개가 흐린 겨울하늘 아래로 가물거리기 시작할 즈음, 고속단정을 내리기 위한 함상 해경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해경함정 선체가 워낙 크다보니 먼발치에서 단정으로 옮겨 타고 독도 접안을 시도해야 한다는 함장의 설명이 있었다. 단정 또한 여객선과 같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태풍 같은 기상이변이 아닌 다음에야 접안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정으로 선착장에 접근하던 중 다가오는 큰 바위에 새겨진 선명한 글자 韓 國 領-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분명히 말해주는 표식-이 취재진을 반겼다.

독도는 생각보다 넓고 높았다. 선착장에서 벗어나 나무계단을 올라 취재진을 한겨울 강풍으로부터 보호해 줄 독도경비대까지는 무려 80m. 계단 높이가 높은 것은 80cm나 됐다. 그렇게 등산하듯 가쁜 숨을 참아가며 300개의 계단을 올라야 독도지킴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 여기가 대한민국 영토의 시작, 일본이 억지 주장으로 탐내는 독도란 말인가! 저 멀리 일본 오키섬은 보이지 않지만 맑은 날 돌아서서 바라보면 울릉도는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 뭉클한 ‘韓國領’, 그리고 ‘대한민국’ 표지석

 

 

문헌상 독도는 서기 512년(신라 지증왕) 이래 내려온 우리 고유영토로 역사성과 더불어 학술가치가 매우 큰 섬이다. 독도는 번행초, 쥐명아주, 갯패랭이꽃, 대나물, 기린초, 가는기린초, 붉은가시딸기, 무룬나무, 구절초, 참김의털, 달뿌리풀 등 유관속식물과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조류의 집단서식지이며, 지질상의 특수성과 학술적, 자연과학적, 유산적 가치가 뛰어난 섬이다.

독도는 북위 37˚14´26.8˝, 동경 131˚52´10.4˝(동도 삼각점 기준)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동단의 섬으로, 행정구역상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에 속한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km, 동해안 죽변에서는 동쪽으로 216.8km 떨어져 있으며, 맑은 날에는 울릉도에서 독도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에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에서 독도와 가장 가까운 오키섬으로부터는 북서쪽으로 157.5km나 떨어져 있다.

독도는 화산활동에 의해 생겨난 2개의 큰 섬, 즉 동도, 서도와 주위 89개의 부속도서로 이뤄져 있다. 먼저 동남쪽에 위치한 동도에는 접안시설(선착장), 유인등대(항로표지관리소),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가 있다. 이곳에는 한글로 된 ‘대한민국’ 표지석이 있고, 바위벽에는 한자로 韓國領(한국령)이라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동도 높이는 98.6m, 둘레 2.8km, 면적 73.297㎡로 장축은 북북동 방향으로 약 450m에 걸쳐 경사 60°로 뻗어 있다. 중앙부는 원형 상태로 해수면까지 꺼진 수직홀이 특징이다.

독도 지키는 경비대, 항로표지관리소, 어민숙소

선착장은 독도경비대 및 항로표지관리소 직원들의 생필품 수송, 인근해역 조업어선과, 방문객 편의 제공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97년 준공된 500톤급 1선석 규모의 접안시설이다. 80m의 주부두와 20m의 간이부두, 137m의 진입로를 갖추고 있다.

항로표지관리소는 독도 주변해역 조업어선의 안전을 위한 항로표지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1954년 8월에 최초로 설치했던 독도 무인등대를 유인등대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항로표지관리인 숙소, 관리실 등이 갖춰져 있다. 항로표지관리인은 3인이 한 팀을 이뤄 1개월씩 순환근무하며,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서 관리한다.

그 외에 동도에는 경찰 경비대원 막사 1개 동과 급수시설, 발전기, 삭도, 헬기장, 급수저장탱크 등의 시설이 있다.
서북쪽에 위치한 서도는 높이 168.5m, 둘레 2.6km, 면적 88.740㎡, 장축은 남북 방향으로 약 450m, 동서방향으로 약 300m 가량 뻗어 있다. 서도의 정상부는 험준한 원추형을 이루고 있고, 주요 시설물로 어민숙소가 있다. 어민숙소는 독도 지역의 어업활동과 학술조사연구를 지원하고 어업인을 비롯한 해양종사자의 긴급대피 및 숙박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1997년에 건축됐다. 이후 울릉군이 국비 등 예산 30억 원을 들여 지난 2011년 증축 공사를 끝냈다. 어민숙소에는 김성도·김신열 씨 부부가 살고 독도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서도는 동도보다 더 제한적이라 특수한 경우에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독도의 면적은 동도가 73.297㎡, 서도는 88.740㎡, 부속도 25.517㎡으로 총면적이 187.554㎡에 이른다. 대한민국 정부 소유 국유지다. 부속 도서들의 총면적은 25,517㎡이며, 동도와 서도 사이 해협은 폭 151m이며, 수심은 10m를 넘지 않는다. 굳이 지가를 따지자면 독도의 공시지가는 8억 4,824만 7,923원(2008년 기준)이다.
동해안 전지기지라 할 수 있는 독도는 극전선의 남쪽에 위치해 연중 대부분 난류수의 영향을 받으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다양한 수산자원이 분포하고 있다. 이를 세분화 해보면 어류 60종, 해조류 66종, 대형저서동물 110종 등 총 236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 조사결과 나타났다. 바위에는 미역, 다시마, 파래 등의 해조류가 자라고 오징어, 꽁치, 대구, 돌돔, 감성돔, 방어, 복어, 전어, 가자미 등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또 해저 암초에는 전복, 소라, 홍합 등의 조개류와 해삼, 새우, 홍게 등이 서식하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은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회유성 어족자원이 많은 청정해역으로 꼽힌다.

작년 일본 순시선 독도 근해 100회 출현

여기서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교적 기록을 남겨 두자는 속셈으로 보인다. 독도가 한·일간의 영유권 분쟁 지역이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고 나중에 언젠가 본격적인 외교 분쟁을 벌일 수도 있으리라는 계산일 것이다.


독도 문제를 센카쿠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이 점령 중)와 쿠릴 열도 남단 도서(러시아가 점령 중) 문제와 연결시키려는 의도도 다분히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현재 센카쿠 제도를 놓고 중국·대만과, 쿠릴열도 남단 도서를 놓고서는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독도 문제에 끈질기게 집착함으로써 다른 두 건의 분쟁 상대국에게 시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이처럼 일본이 악착같이 독도에 집착하는 모습을 통해 독도가 얼마나 중요한 섬인가를 역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독도에 대한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뿐만 아니라 물리적 도발도 병행하고 있다.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과 군함을 독도 주변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해양경찰이 집계한 ‘일본 순시선·군함의 독도 순회 현황’을 보면 일본 순시선과 군함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독도 주변을 770회나 순회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일본 순시선이 무려 100회나 출현했으며, 군함도 2010년 1회, 2011년 1회, 2012년 6회에 걸쳐 나타났다.

최근 4년간의 통계를 보면 2010년 95건, 20011년 93건, 2012년 99건, 2013년 100건으로 3~4일에 한 번 꼴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1년 이후 그 횟수가 꾸준히 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영유권 주장과 관련이 있는 도발행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순시선이 독도 인근에 왔다가는 것이 아니라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통과해 독도를 한 바퀴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위한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경북경찰청·해양경찰 독도경비 ‘이상무’

이처럼 중요한 섬, 독도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려면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아슬라주(阿瑟羅州, 지금의 강원도 강릉시) 군주 이사부가 우산국(울릉도와 부속섬인 독도)을 정복하고 신라 영토에 편입시켰다. 또 조선시대에 와서 숙종실록에 의하면, 1693년 독도 해역에 침범해 어로활동을 하는 일본 어민을 몰아낸 안용복이 일본 애도막부에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영토임을 확인 받았다.

근대에 와서는 1953년 한국전쟁 중에 홍순칠 대장을 비롯한 울릉주민 32명이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해 침범하는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켜냈다.

독도에 처음으로 주민등록을 옮겨 거주한 사람은 최종덕 씨였다. 그는 1965년 3월에 울릉도 주민으로 도동 어촌계 공동어장 수산물 채취를 위해 독도에 들어가 어로 활동을 하면서 1968년 5월에 시설물을 짓기 시작했다. 

현재 독도 거주민인 김성도 씨는 최종덕 씨 소유 어선의 선원으로 수산업에 종사하다가 1987년 최종덕 씨 사망 후 1991년부터 현재의 어민숙소에 주민등록을 옮겼다. 김성도 씨 부부는 독도해역에서 어로활동을 해오다 고령으로 이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5월부터는 관광객들에게 독도 기념품을 판매하는 ‘독도사랑카페’를 선착장에 열고 있다.

독도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이 살아 숨 쉬는 영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독도에는 군인이 아닌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원(경찰)들이 상주하고 있다. 경찰병력 중 지원자들이 교대로 50일간 독도에 머무르며 독도 시설과 주민 수호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평시 국법질서 확립,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조직이 경찰이기 때문이다.

2014년 1월 1일 오전 7시 26분. 독도경비대원들은 체감 온도 영하 20도에 버금가는 칼바람 속에서도 새해 첫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독도수호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해상에서는 독도 주변해역을 경비하는 해경 함정이 독도를 지키고 있었다.

 

 


취재협조: 동해해양경찰서, 독도경비대, 독도관리사무소,
자료협조: 독도박물관, 사이버독도, 박진영, 한상무  

 

 

 

 

 



미니인터뷰

동해해경 5001함장 김동진 총경 승진예정자
“이순신장군과 같은 마음으로 일본 도발에 대비”

 

 

 

 

▲ 김동진 동해해경 5001함장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군과 일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읊었던 시조다. 이순신 장군과 같은 마음으로 독도 해상경비에 임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동해해양경찰서 5001함(삼봉호) 함장을 맡고 있는 김동진 총경 승진예정자다. 김 함장은 1986년 해경에 들어온 뒤 군산, 목포 등을 거치며 크고 작은 함정장을 두루 역임했다. 독도경비함으로 불리는 5001함장을 맡은 건 지난 2012년부터다. 5001함은 5,000톤급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경비함정으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려 지난 2002년 취역했다. 동해해경은 5001함을 비롯, 5척의 함정을 투입해 독도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함장은 “일본이 역사적으로 명백한 한국땅을 자기땅이라 억지 주장하며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해양경찰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순신 장군과 같은 마음으로 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함장은 “근무에 들어가면 7박8일 일정 중 3~4일을 울릉도 독도 부근을 순찰하다 다른 함정과 교대한다”며 “근무 중에는 대잠수함 초계기, 제트기, 독도경비대 등과 교신하며 시야를 넓혀 일본의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함장은 투철한 근무정신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해경청으로부터 ‘올해의 베스트 캡틴’에 선발됐다. 김 함장은 경정에서 2014년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로 내정되는 겹경사도 얻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