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 물고기로 번지는 동물학대 논란
양식장 물고기로 번지는 동물학대 논란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12.16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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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야

[현대해양] 세계적으로 남획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을 가능케 하는 양식이 각광받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물고기들의 복지면에서 사각지대인 현존 양식장들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Maine의 Bingham 지역의 연어 양식업체인 ‘Cooke’ 양식장에서 물고기 학대 잠복 편집동영상 장면(유튜브 자료)
▲미국 Maine의 Bingham 지역 ‘Cooke’ 양식장의 물고기 학대 잠복촬영 편집동영상 장면(유튜브 자료)

 

세계 곳곳에서 드러난 민낯

동물보호 단체인 ‘Compassion over killing’(COK)는 미국 Maine의 Bingham 지역의 연어 양식업체인 ‘Cooke’ 양식장에서 물고기를 학대하는 동영상을 지난 10월 유튜브에 게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회수 3만7,000을 넘어선 이 영상에서는 양식장 관리사들이 연어를 거칠게 던지고 땅에 내치고 밟아 질식시키는 모습들이 소상하게 드러났다. 업체는 경영방침 상 이런 관리 형태가 나올 수 없다며 개인 탓으로 돌리고 있는 가운데 당국인 동물복지프로그램(AWP)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한, 올 7월에서 9월사이 4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양식업체인 ‘Bagh Dail nan Ceann’의 스코틀랜드 외해 양식장에서 70만 마리 이상 연어가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체는 지난 10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온으로 인한 폐사가 늘었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인 어류보건검사원(Fish Health Inspectorate), 영국의 동식물보건관리국(Animal and Plant Health Agency) 및 스코틀랜드의 동물학대방지협회(Scottish Society for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이 사례를 공식적인 동물복지 학대라고 보고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동식물보건관리국은 세부적으로 물고기가 밀집한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연어들에게서 척추 기형과 곰팡이 성장의 징후가 발견됐다고 했다. 또한 밀집한 공간으로 인해 일부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의 눈, 살 부위을 먹어서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이와 더불어 양식장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핸 스트레스 증가도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가두리 연어 양식
▲가두리 연어 양식

 

어류 복지 환경 제고가 생산량 증대 견인

'세계동물보호연합',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동물보호협회', 미국 매사추세츠 주 야머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동물복지기금' 등 유수의 글로벌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가축, 야생동물을 대상으로한 학대, 실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물고기의 복지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수십년전부터 물고기는 칼을 댈 때 혹은 충격을 주는 과정에서 고통스럽게 죽는다는 연구들이 진행된 가운데 최근에도 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어류는 포유류와 같은 오피오이드(신체의 선천적 진통제)를 생산하며 부상 중 뇌 활동은 육상 척추동물의 뇌 활동과 유사하다는 근거로 어류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들과 더불어 물고기가 다량으로 길러지는 양식장에서부터 기존의 사료, 수질, 질병 관리를 넘어 어체중 모니터링을 통해 밀집한 구역을 넓게 하는 등 어류 복지에 관심이 모여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양식장에 스코틀랜드 동물 자선단체인 ‘Onekind’는 질병, 기생충, 스트레스 등 양식장의 어류 복지 기준을 만들어 유럽 글로벌 양식장업체별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Loch Duart’, ‘Marine Harvest’, ‘The Scottish Salmon Company’, ‘Grieg Seafoods Shetland’ 등 대부분 글로벌 양식장이 기준 미달이었으며 이를 근거로 Onekind는 양식장 개개별로 물고기 복지 제고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리 태세가 결국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견인해 생산량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는 “과거 수질, 사료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어류 복지에 대한 수준이 높아지는 양상이다”며, “어류 복지를 위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질병의 발생 예방과 선제적인 치료를 하여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유지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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