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시장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향
산지시장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향
  • 박준모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3.06.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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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단계 축소 통한 물가안정과 가공능력 확대

산지위판장 노후화로 수산물 안전성 하락…업종별조합연합체 구성 필요

박근혜 정부는 14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농수축산물 유통구조개선’을 선정하여 생산자 단체 중심의 유통계열화·직거래 확산을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하여 생산자는 더 받고소비자는 덜 내는 상생구조 마련을 주요 국정 업무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특히 지난 4월 19일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전제하면서 “지금같이 복잡한 유통구조에서는 생산자나 소비자나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생산자는 더 받고 소비자는 덜 내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유관부처들과의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며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해양수산부도 수산업의 미래산업화와 수산물 유통구조개선을 통하여 유통비용을 8%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 여수수협 본소위판장

수산물 유통구조의 현황

현재 우리 수산물 유통구조는 유통 경로가 다양하고 단계 또한 복잡하다. 수산물 유통구조는 중도매인 중심의 일반출하와 수협과 도매시장 중심의 계통출하로 구분된다. 일반출하의 경우 생산자→수협위판장→중도매인→도매시장·수협공판장→중도매인→중도매상→소매상→소비자 등 6단계를 거친다. 반면 수협계통출하의 경우 생산자→수협위판장→도매시장·수협공판장→직매장·슈퍼마켓·소매장→소비자 등 4단계를 거치고 있어 비교적 단계가 축소돼 있다. 이 과정에서 수협바다마트나 직판시장, 대량수요처를 통한 직거래 형태도 있다.

우리 수산물 유통구조는 산지 수협 위판 물량과 소비지 공판장·중앙도매시장을 거치는 수산물 유통을 제외하고 일반 출하 수산물 유통의 경우 통계 산출과 경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산지시장에서 수협위판장을 거치지 않고 사매매로 유통되는 수산물의 경우에는 유통규모와 유통경로를 추적하기가 매우 어려워 수산자원관리 및 조세확보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산지시장에서의 사매매의 증가는 1997년 강제상장제의 폐지와 자유 판매제 도입 이후 수협을 통한 위판 물량이 감소 추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산지 수협 위판장의 계통판매량은 국내 생산량 대비 위판율이 1980년 73.3%이던 것이 2011년에는 45.7%까지 하락하였으며, 수산물 총공급량 대비 점유율은 72.1%에서 27.2%로 큰 폭으로 하락하여 산지시장에서 수협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연근해 수산물의 경우 약 70% 가량이 산지시장의 위판을 통하여 출하되고 있지만 양식수산물의 경우에는 위판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어선어업에 의한 수산물은 양륙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산지시장 위판을 통하고 있지만, 양식어업에 의한 수산물은 이러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사매매의 비중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산지 수산물 유통의 문제점

산지 수산물 유통의 문제점으로는 위판중심의 유통구조, 산지 수산물 유통시설의 노후화, 유통규모의 규모화 실패, 상품화 설비의 부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위판중심의 유통구조이다. 수협의 역할이 산지위판장 운영에 머무르고 있고, 소비지에 물건을 직접 팔아주는 판매조직으로서의 역할 미흡하다. 위판시스템은 많은 물량의 즉시 분산처리에는 효과적이나, 조직화를 통한 교섭력 증대, 상품개발과 부가가치 증대에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양식산은 개별 어업인이 직접 산지수집상과 직거래하는 비중이 높아, 수집상 및 1차 가공업체에게 유통이 좌우될 우려가 있다.

둘째, 산지 수산물 유통시설의 노후화이다. 2011년 현재 산지 수협이 보유하고 있는 206개 위판장 중에서 위판장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위판장은 전체의 76.7%인 158개로서 23% 이상의 위판장이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시설을 보유한 위판장 중에서도 20% 이상이 20년 이상의 노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산지위판장 시설의 노후화는 위판장에서의 수산물 위생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최근 위판장에서의 수산물 어획후 처리와 유통 시설의 위생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식품 위생·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위생·안전성 관리가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인데, 산지위판장의 시설 노후화는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다.

▲ 최근 신축된 산지위판장인 포항수협 송도위판장

셋째, 유통규모의 규모화 실패이다. 일부 산지수협과 영어조합법인에서 전처리가공사업을 하고 있으나 규모가 영세하고, 상품 차별화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 조합과 영어조합법인에서 가공하고 있는 품목 대부분이 단순 냉동 혹은 절단 가공 등에 머물고 있으며, 상품화시설 대부분이 일일생산능력 1~2톤에 불과한 영세규모로, 동일 또는 유사상품을 생산하며 거래교섭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2011년 현재 상품화시설 소유 조합은 전체 92개 회원조합 중에서 21개소에 불과하며, 2011년 산지 수협의 가공매출액은 1개 조합당 평균 29.4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넷째, 상품화 설비의 부족이다. 현재 산지유통단계에서의 수산물가공 형태는 세척?절단?건조?포장 등 비교적 단순공정 라인만 구비된 상태로서 수산물 가공으로 인한 부가가치 제고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수산물가공 상품의 종류도 고등어?명태?오징어?굴비 등의 반가공상품(내장제거 후 포장)과 젓갈류 등 소수의 품목에 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산지유통단계에서 부가가치 제고와 다양한 상품의 개발을 위해서는 상품화 설비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산지수산물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

산지 수산물시장의 유통구조 개선 방안은 유통단계의 축소를 통한 생산자 수취가격의 증가 및 물가안정과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 및 산지의 수산물 가공능력의 확대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라는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산지수산물시장의 유통구조개선 방안으로 산지유통 계열화, 산지 수산물시장의 다기능화, 산지 수산물시장의 위생품질관리시장화를 제시한다. 이중에서 산지유통 계열화와 산지 수산물시장의 다기능화는 산지의 수산물 가공능력의 확대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산지 수산물시장의 위생품질관리시장화는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 가공판매 조직의 계열화 구성도

첫째, 산지유통 계열화이다. 이는 산지 수협을 중심으로 가공업체, 영어조합법인과 연계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여 산지 판매기능 강화하는 것으로서 가공판매조직의 계열화와 업종별 조합의 육성 및 연합체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가공판매조직의 계열화는 가공 및 마케팅기능을 가진 가공판매조직이 중심이 되어 유통계열화를 추진하는 것으로서, 다수의 조합과 영어조합법인은 원료를 제공하고, 중심이 되는 조합은 전처리를 거쳐 판매수행하는 회원조합 주도형, 산지판매조직은 원료제공, 다수 가공업단체(예: 안동간고등어협회 등)는 가공 후 판매 및 마케팅을 수행하는 가공업체 주도형, 그리고 산지판매조직과 가공업체는 원료제공, 중앙회는 도매물류와 마케팅을 수행하는 중앙회 주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업종별조합의 육성 및 연합체 구축은 연중 생산되며 수급조절이 가능한 양식품종을 대상으로 업종별 조합을 동업자적 자조조직으로 육성하는 것으로서, 생산고가 확대되어 수급조절 등 관리가 필요한 품목에 대하여 업종별 협동조합의 설립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일 품목에 대한 협동조합의 규모화와 시장지배력에 의한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한 “업종별조합 간 연합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둘째, 산지 수산물시장의 위생품질관리시장화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다수 산지위판장의 기존 구조는 양륙장 인근에 콘크리트로 바닥을 평탄화 시킨 이후에 벽체가 없는 건물을 지어 수산물 위판을 진행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위판장 구조에서는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새로 건립되거나 보수가 이루어지는 산지위판장은 수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선 양륙장과 위판장 그리고 배송장이 서로 공간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특히 위판장의 경우 양륙장의 이물질과 오수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배송구역이 별도로 지정되어 배송을 위하여 트럭 등이 위판장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와함께 양륙장까지 지붕 또는 가림막 시설이 설치되어 양륙과정에서 조류 등의 배설물, 햇빛, 바람, 비, 기타 이물질 등으로 인하여 수산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위판장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온도에 의하여 수산물의 부패가 진행되거나 신선도가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하며, 위판장 내의 작업을 위한 지게차는 기존의 디젤지게차에서 전동지게차로 교체하여야 한다.

이와함께 위판장에서 사용하는 해수로 인하여 수산물이 오염되지 않기 위하여 해수정수시스템이 설치되어 미생물 또는 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해수를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활어위판장의 경우에는 정수된 해수의 사용과 더불어 활어수조 내의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온도상승으로 인한 활어의 폐사 또는 신선도 저하를 방지하여야 한다.

셋째, 산지 수산물시장의 다기능화이다. 그동안 산지 위판장은 연근해 수산물 유통의 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소비자의 기호변화 및 산지에서의 수산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하여 기능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기존의 산지 위판장에서 유통되는 수산물을 대부분 원물 형태의 수산물인 반면, 소비자들은 전처리 또는 반가공된 형태의 수산물을 원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 박준모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와함께 수산물의 산지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의한 물류기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물량의 집적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들을 산지위판장의 기능 안에서 구현하기 위한 산지위판장의 다기능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산지 위판장에서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같은 물량의 집적, 가공, 물류 등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필요는 없으나, 지역적으로 수산물의 집적이 가능하고, 지역수산업의 거점 역할이 가능한 산지 위판장을 중심으로는 산지위판장의 산지거점유통센터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이와함께 대규모 물량의 집적과 지역 수산업의 거점 역할이 어려운 지역의 산지위판장의 경우 전처리와 소분포장 등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기능과 지역수산물의 유통 중심지로의 역할 등 수산물 위판기능만을 수행하는 데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산지위판장의 다기능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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