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의 중요성
해양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의 중요성
  • 박준건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질팀 차장
  • 승인 2019.07.0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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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해양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제조됐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 5mm 이하 크기로 미세화 된 함성 고분자화합물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은 그 발생원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생산 당시부터 작게 만들어져 공업용 마감재, 화장품, 연마재 등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을 말하며, 2차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 재료가 깨져 작은 파편으로 형성된 미세 플라스틱을 말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성 때문에 해양환경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첫째 전 지구적인 분포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해양환경으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오염원에 가까운 지역 뿐 아니라 해류, 조류, 바람에 따라 모든 대양과 해양생물의 서식지, 심지어 극지방 및 심해에서도 발견이 된다.

두 번째는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다. 플라스틱의 성질상 자연분해가 어려워 아주 오랫동안 해양환경 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히 해양생물의 섭식 및 먹이사슬을 통한 상위 포식자로 전이가 가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독성물질의 이동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가공 과정에서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유용하게하기 위해 충전제, 가소제, 안정제, 난연제 등의 각종 화학물질을 첨가하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 중금속과 잔류성오염물질 등으로 생물체내 흡수될 경우 여러 가지 독성물질로 작용한다. 더불어 플라스틱의 분자구조 상 주변 환경에 잔류하고 있는 중금속이나 유기화합물을 흡착할 수 있는 성질을 띠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체 내 포함된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외부의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성질로 인해 독성물질의 이동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연구동향

그렇다면 해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을 연구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미세플라스틱은 그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 표준화된 조사·분석방법 정립이 매우 어렵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통상 가오리망(Manta trawl net)으로 일컫는 채집망을 이용하여 해수면 위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을 채집해 분석하는 것이 있다.

최근에는 장비와 분석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내외 많은 연구진들에 의해서 미세그물망(0.33mm)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1㎛(0.001㎜)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에 관한 연구도 시작되고 있다. 또한 생물체의 배설물이나 사체 등을 통해 다시 배출되어 나오거나 해수보다 밀도가 큰 경우에는 해수 수중과 해저퇴적물에도 다양하게 발견될 수가 있어 해수표면 뿐만 아니라 해수 수중과 해저퇴적물까지 조사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약 80%가 육상에서 기인한다. 폐어구와 같은 어업쓰레기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양식어장이 많은 곳에서는 스티로폼 부자가 부식돼 미세플라스틱이 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해양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 내에서는 어느 정도 발견이 되고 그 영향은 어떠한가? 다양한 매체에서 보고되는 해양생물에 대한 플라스틱의 피해보고는 주로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이 있었다. 다양한 해양생물과 바닷새 등이 버려진 그물, 폐비닐과 플라스틱용기 등에 얽히거나 삼킴에 의해 죽거나 다친 사진은 우리에게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는 쉽게 관찰되기 힘들고 발견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그 피해도 즉각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어서 미세플라스틱이 미치는 피해에 대한 상관관계 규명이 매우 힘들다. 다만 확실한 것은, 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해수 내 작은 입자를 섭식하는 무척추동물로까지 영향범위가 확대될 수 있고, 이는 다시 먹이망을 통해 상위단계의 동물로 이동이 가능하고 결국 우리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되는 잠재적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 생각해야 할 일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의 큰 위협요소임이 틀림이 없다. 천연자원의 대체품으로 석유에서 탄생한 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인류의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녹슬지 않고 가볍고 튼튼한 이 물질은 그러나 100년도 채 되지 않아 부메랑이 되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과거 우리가 생산한 수많은 양의 플라스틱은 현재 지구상 어딘가에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으며 상당부분 이미 잘게 부수어져 미세플라스틱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이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해양환경의 미세플라스틱 존재를 증명하고 측정할 방법과 환경 위해성을 평가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이제껏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한 포식자에 대한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의 영향에 국한되었으며, 먹이사슬의 아래쪽 부분은 아직 미개척지였다. 플랑크톤 생태계 내 미세플라스틱 연구도 이제 막 시작단계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겠지만, 차분히 단계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전국 단위의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이 시급하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알아보고 취약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대상도 해수, 해변, 해양생물 등으로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교육과 인식증진도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방안과 대체물질 개발도 급하다. 이것은 전 국민적인 관심과 국제사회 연계가 필요하며 이러한 공감대 형성 아래 정부의 정책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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