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테 참굴 품종 개량 연구
검은테 참굴 품종 개량 연구
  • 현대해양
  • 승인 2013.04.0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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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테 참굴 품종 개량 연구

 

 

 

국립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 강정하
<일본동경수산대학, 수산학 박사>

1970년대 수하식 굴양식업의 성숙기로,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에서 급속도로 발달하였으며, 1972년 '한미 패류협정'에 따라 거제·통영 일원 4곳이 미국 수출용 생산해역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전체 굴 생산량은 연간 4만∼4만2000t으로 생굴 및 굴 가공품은 세계 25개국에 수출하는 전략 수산물로 그 가운데 30%가 미국과 일본 등지로 수출되며 수출액은 미국 210억 원을 포함해 연간 800억 원에 이르러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품목 중 하나이다. 양식 굴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대 및 고품질의 참굴 생산을 위해서는 육종에 의한 다양한 품종개발과 인공채묘에 기여하는 모패 관리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전부터 전해오는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말이 있다. 이러한 속담을 증명하듯 우리 전통 음식부터 현대의 고급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음식의 채색이나  그릇에서의 배열에 신경을 쓰며, 최근에는 푸드코디네이터(Food Coordinator)가 유망한 직종으로 떠오르며 심지어 대학에 이와 관련된 학과가 있기도 하다. 사람은 인체의 오감 중 시각을 통하여 약 80%의 정보를 습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모든 음식은 먹기 전 먼저 눈으로 대하게 되니 음식의 색과 모양은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검은테 굴이란 연체부의 외투엽 부분이 검은색을 띄는 개체로 시각적 측면에서 신선해 보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산지거래 가격이 약 20%이상의 단가 차이를 보인다. 참굴 외투엽 (mantle lobe)의 색상은 흰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환경적 요인에 의해 색상이 다양한 것인지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이지 등 생물학적 · 유전적 연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양식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검은테를 가지는 굴 종패를 생산 공급할 필요성이 있으나, 현재까지 굴에서의 검은테 형질의 유전적 특성이 연구되어 있지 않아 검은테 종패 생산이 불가능하였다. 또한 검은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굴을 까서 외투엽을 관찰해야하기 때문에 교배 및 육종에는 이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립수산과학원과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1년부터 공동으로 검은테 굴의 유전학적 특성을 파악하여 품종개량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굴 패각의 색깔과 외투엽 색깔과의 유전적 상관성을 조사함으로써 외투엽 색상을 선별할 때 살아있는 굴을 육안으로 선별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검은테 외투엽을 가지는 고부가 참굴 품종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림 2. 패각 및 외투엽 색상 형질 측정을 위한 기준등급

연구에 사용된 모패는 거제, 고성, 통영, 태안 및 영흥 지역의 양식장에서 수집하였다. 채집된 모패의 패각과 외투엽 색상의 대표적인 예는 그림 2에 나타나 있으며 패각은 흰색을 0, 검은색을 5로 하여 6단계로 구별하였으며, 외투엽은 유사한 방법으로 11단계로 구분하였다. 2011년도에 확보된 모패 집단 총 240마리의 패각과 외투엽 색상을 측정하여 본 결과, 자연채묘 및 인공채묘 등 채묘방법이나 사육환경에 따른 색상발현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색상 즉 흰색과 검은색 상호관계에 있어서는 다소의 출연빈도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검은색 패각(등급 4,5)-검은색 외투엽(등급 8,9,10)개체는 전체 29.2%를 차지하고 있었고, 흰색 패각(등급 0,1)-흰색 외투엽(등급 1,2,3)개체는 10.8%, 검은색 패각에 흰색 외투엽 개체는 1.3%, 흰색 패각에 검은색 외투엽 개체는 8.1%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50.6%는 패각등급 2와 3 개체와 외투엽 4,5,6,7 등급 개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검은색 패각에 흰색 외투엽 개체는 전제 240마리 중에 3개 (1.3%)로 발현빈도가 아주 낮은 것이다.
   교배집단은 F1 가계로서 색상형질의 유전양상을 관찰하기 위해 (흑x흑) 교배 3가계와 (백x백) 교배 3가계를 2011년도에 경남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생산하였고 5개월 동안 통영 인근 바다에 수하식으로 사육된 후 각 가계별 약 50마리를 채집하여 패각 및 외투엽 색상등급을 측정하였다. F1 교배집단에서의 패각 및 외투엽 측정치를 보면, 검은색 가계의 패각 색상등급은 평균 4.2이고 외투엽 색상등급은 평균 8.5를 나타내고, 흰색 가계의 패각 색상등급은 평균 1.6, 외투엽 색상등급은 평균 5.4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물론 가계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교배에 의해서 색상이 비교적 단기간에 고정할 수 있는 유전형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012년도에 동일한 방법으로 F1을 교배하여  F2 가계를 생산하여 통영 인근해역에 수하식으로 사육한 후 패각과 외투엽의 색상을 조사한 결과, 색상 등급이 검은색 및 흰색 가계내 개체들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각각 가계 내에서는 균일화되는 반면 검은색 가계와 흰색 가계간 차이는 현저하게 분리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패각과 외투엽 색상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자연집단과 F1, F2 가계를 비교하여 그림 3에 나타내었다. 자연집단에서 0.01에서 0.42로 지역마다 다양한 관계를 나타냈고, 평균 상관계수가 0.25로 나타났으나 F1과 F2 세대에서의 상관계수는 0.74와 0.92로 각각 높아졌으며, 그 변이폭도 축소되어 균일화되고 있었다.

   그림 3. 모패집단 및 색상별 F1 가계집단에서의 패각과 외투엽 색상의 상관계수

F1과 F2 세대 간 분산분석 결과, 가계 간 변이 차이(3.7 → 11.2)는 커지는 반면, 가계 내 변이는 축소(2.2 → 1.2)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또한 검은테 유전율은 0.4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유전형질임을 알 수 있었고, 단기간에 가계 내 고정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제형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참굴의 패각과 외투엽의 색상이 유전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패각과 외투엽의 색상 간에는 높은 유전적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외투엽의 색깔을 확인하지 않고 검은색 패각을 가진 종패를 선별한 후 수 세대의 교배를 반복함으로써 외투엽이 검은색인 우수 품종을 육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품종은 양식어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할 경우 검은색 또는 흰색 외투엽의 참굴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금색 참굴 등 다양한 우수 참굴 품종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 색상형질 고정화에 의한 브랜드 품종개발 및 고품질 계통 조성을 통해 산업화 기반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간에 목적형질이 가계내 고정화는 브랜드화와 직결된다. 브랜드란 특정 제품을 소비자에게 식별시키고 경쟁하는 것과 차별화하는 독특한 이름이나 상징물의 결합체를 의미한다. 과거 공급이 수요를 밑돌던 때 경쟁력은 품질보다는 생산량에 따른 가격 경쟁력으로 생산성 향상에 목적을 두었으나, 글로벌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가격에서 품질로 옮겨지고 있다. 검은테 참굴의 브랜드화의 관건도 소비자의 다양한 선호를 고려하여 시장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함에 있다.
   다행이 2012년에 실시한  남해안 청정해역 생산 굴에 대한 검사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미국으로의 수출 재개가 곳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있으니 양식어민에게는 기쁜 소식이며, 본 연구 결과가 하루 빨리 양식 산업에 적용되어 어민 소득증대 및 외화 획득에 기여할 수 있기를 연구자로서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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