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변동 원인, 수온상승인가 남획인가
수산자원 변동 원인, 수온상승인가 남획인가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9.04.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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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변화에 따른 어종 북상 vs 남획 및 과도한 미성어 어획

[현대해양]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한반도에서 유독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지난 30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생산된 어종 및 어획량 변화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수산자원 분야를 다루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기후(수온)변화에 따른 주요 어종 어획량 변화’ 자료에 의하면, 수온 상승의 원인으로 우리나라 연근해 해역의 어획량은 1990년 이후 난류성 어종 어획량은 증가한 반면, 한류성 어종 어획량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현재 추세로 수온상승이 유지된다면 우리나라 연근해 해역에서 한류성 어종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난류성 및 아열대 어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역권별 주요어종 어획량 변화(자료제공=통계청)
해역권별 주요어종 어획량 변화(자료제공=통계청)

 

우리나라 표층수온, 세계 평균보다 상승폭 빨라

지난 100년(1918~2017년)동안 전 세계 평균기온은 1.55℃, 표층수온은 0.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수온은 지난 50년 동안 약 1.1℃ 상승한 것으로 드러나 전 세계 기준 수치보다 약 2.2배 높게 상승했다. 특히 동·남해가 서해에 비해 높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역별로 살펴보면, 동해 1.7℃, 남해 1.4℃, 서해 0.3℃ 순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1990년 이후 연근해 해역의 어획량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고등어류, 멸치, 살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고, 명태, 꽁치, 도루묵 등 한류성 어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역별로 살펴보면, 동해권이 전갱이류 등은 증가한 반면, 명태, 꽁치, 도루묵, 살오징어 등은 감소했다. 서해권은 멸치, 살오징어, 등은 증가하고, 갈치, 참조기 등은 감소했다. 남해권은 살오징어, 고등어류, 멸치, 갈치 등은 증가한 반면, 참조기 등은 감소했다.

이 중 전갱이류와 고등어류, 멸치의 증가세가 큰 폭으로 나타났고, 명태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갱이류는 70년도부터 2017년까지 각각 21톤에서 2,373톤으로 1만1,200% 증가했다. 멸치는 서해권이 400톤에서 4만7,874톤으로 1만1,869% 증가했고, 남해권이 5만,229톤에서 16만507톤으로 220% 증가했다. 고등어류는 3만6,246톤에서 11만3,549톤으로 213% 증가했다. 반면, 명태는 1만1,411톤에서 1톤으로 100% 감소했고, 갈치도 3만6,639톤에서 2,094톤으로 94.3% 감소했다.

고등어

 

수과원, “남획·미성어 어획 증가가 요인”

이처럼 해수온도 변화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생산 추이가 변화되고 있다는 견해와는 달리 우리나라 수산자원을 집중 연구하는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의 입장은 상반되는 분위기다.

수과원 측은 “자원남획 외에도 수온상승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출현어종의 종류, 생산량 등이 달라짐으로 수온 상승만으로 어종이 사라지고, 새롭게 출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수과원 측은 본지에 게재한 기고와 최근 요청한 여러 자료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 변동의 대표적 원인으로 △과도한 어획 △조업어장 축소 △어업간 조업경쟁 심화 △미성어의 어획 증가 다음으로 △온난화 등 해양환경 변화, 기타 등 이유를 들고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수산자원 감소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과도한 어획, 즉 어획강도의 증가라는 것이다.

1990년에 10만 척에 달하던 어선수는 2015년 6만7,000여척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마력수의 경우 오히려 크게 증가해 동기간 척당 마력수는 54.7마력에서 209.4마력으로 4배나 늘었다.

두 번째로 조업어장의 축소다. 수과원 측 자료에 의하면, 한·일, 한·중 어업협정 등 대외적 요인과 유류비 증가 등 어업비용의 상승으로 어장면적은 축소되고, 어장위치는 근해에서 연안 쪽으로 이동하였다. 우리나라의 조업어장은 1990년대 초에는 86만4,336km2이었으나 2012년에는 66만9,860km2로 23%가 감소하였다.

세 번째로는 어업 간 조업경쟁 심화를 꼽는다. 수과원은 연근해 어장이 축소됨에 따라 근해어업은 연안으로 이동하여 조업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연안어업도 어획성능 향상에 따라 근해까지 어장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제한된 해역에서의 어업경쟁이 치열해져, 성어는 물론 크기가 작은 치어와 미성어 등이 어획되어 자원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는 미성어와 소형어의 어획이 증가다. 미성어는 성어와 형태는 같으나 생식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시기를 말한다. 작은 개체의 어획은 어획물의 평균체장 감소와 가격하락으로 연결된다. 평생 한 번도 산란에 참여하지 못한 미성어의 남획은 산란 자원량 감소, 자원의 산란 재생산 기회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수과원은 다음으로 지구온난화 등 해양환경 변화와 유류오염, 대규모 매립, 간척사업 확대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방어

 

제주대, “수온상승과 생체 특성이 주요인”

지난 2015년 국내 한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기후변화와 연근해 어장 환경 변화에 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팀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와 학·연 공동연구로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주요 수산어종의 서식지와 어장변화 예측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대회와 저명 국제학술지에 발표했고, 그 결과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의체) 5차 평가보고서에서 인용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및 수온상승으로 어종에 따라 다른 서식지의 이동 양상이 나타난다는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여 어장이 북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어종은 방어, 삼치, 참다랑어 등 대형 부어류와 무척추동물인 살오징어일 것으로 전망됏다. 반면, 소형 부어류인 고등어, 전갱이, 그리고 저어류인 청어, 갈치 등은 약 10년 주기로 주어장이 북상과 남하를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나 지구 온난화에 따라 어장 위치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됏다. 이런 몸크기에 따른 차이는 대형 부어류는 빠른 유영에 필요한 에너지 대사를 위해서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소형 부어류는 주변 온도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 원인으로 보았다.

아울러, 연구팀은 1980년에 대한해협과 동해 남부에서 많이 어획되었던 말쥐치는 1990년대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따뜻해진 표층수와는 반대로 동해 연안과 대한해협 저층수가 차가워졌기 때문에 아열대어종인 말쥐치 서식처가 동중국해 쪽으로 수축된 것이 주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오징어 양륙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주요 수산어종 변동을 전망하기 위해서 북위 20도 이상 북서태평양을 망라하는 3차원 해수순환모델에 기반한 생물물리 결합모델을 통해 전망한 어종 변화 전망 결과도 공개했다.

생물물리 결합모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고등어는 대부분이 우리나라 영해가 아닌 동중국해에서 산란된 것이며, 2050년대에는 고등어 미성어 분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동중국해 대만 동쪽바다에서 산란된 일부 개체들은 쓰시마난류를 타고 북한 해안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명태복원사업은 실패작, 원인부터 재규명해야”

아울러 정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명태복원사업을 예로 들며, 이 사업은 실패한 사업이고 우리나라에서 명태가 사라지게 된 원인진단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노가리를 많이 잡아서 명태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30년 가까이 대한민국에서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는데,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문 및 연구보고서는 전 세계에 전무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어구어법 중에서 어른 물고기는 제외하고 노가리와 같은 작고 어린 미성어만을 선택적으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가리를 많이 잡은 것이 아니고 노가리가 많이 잡힌 것이다.”

어린 명태 수중 방류

정 교수는 “명태는 1990년대 이후 서식지가 북상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동해안뿐만 아니라 위도가 비슷한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명태 자원량이 크게 줄었고 그 북쪽인 오호츠크해에서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지금도 명태는 동해 북단 러시아와 베링해에서는 잘 잡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종 변화 및 어획량 감소를 둘러싼 학자들 간의 공방은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사안에 대해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어업자원연구실장은 ‘자원 남획’ 쪽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양자의 입장차를 이해하면서 현실적 해결책을 도출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후변화와 자원남획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볼 수도 있다. 분명 기후변화가 어획량에 미치는 영향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전적인 요인이라면 하나의 어종이 줄면 하나의 어종이 늘어나야 하는데, 난류성 어종 중에 감소한 어종은 무슨 이유인가. 난류성 어종에 대한 남획도 있었기 때문에 줄어든 것이 아니겠나. 기후변화만을 주장한다면 어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무것도 없다. 누구도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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