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금융공사 설립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선박금융공사 설립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장
  • 승인 2013.03.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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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조달에 해운·조선업계, 민관금융 참여 바람직

국내 해운 및 조선 산업 위기 현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경기는 급랭하여 지금까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해운경기의 불황은 2013년 2월 15일 현재 BDI 지수가 753에 머물고 있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해운경기가 침체에 빠지다 보니 선박가격도 크게 하락하였다. 즉 2008년의 케이프사이즈(180K) 신조선가가 9,450만 달러였으나, 2013년 2월 현재는 55% 하락한 4,280만 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선박을 담보로 하여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하여 해운업을 영위하고 있는 많은 선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이 세계 해운경기 불황으로 우리나라의 해운업도 큰 위기에 처하고 있다. 우리나라 5대 선사의 하나였던 대한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매각을 할 시점에 놓여 있으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70여개의 선사가 폐업 또는 등록이 취소되었다. 특히 선가의 하락으로 인해 금융권이 추가 담보를 요구하면서 해운기업은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대형 3사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유동성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선사들의 연쇄도산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우리나라 외항해운업체의 당기순실이 약 2조 2,540억 원에 달하는 등 경영실적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한 해운업은 우리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해운업이 벌어들이는 외화가득 규모가 연간 380억 달러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수출입 물동량의 99% 이상을 수송하면서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1조 달러 이상에 달하는 세계 무역강대국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해운업도 꾸준히 성장하여 현재 선복량은 5,000만 DWT를 넘겨 세계 5위의 해운강국으로 발돋움 하였다. 우리나라의 외항해운기업 수가 170개사에 이르고 있기도 하며 조선과 항만 산업 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산업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조선업의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세계 조선시장에서의 위상이 중국에 추월을 당하는 현상이 일어났는데, 즉 수주 척수와 톤수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그런데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고부가가치의 배를 많이 수주하는 관계로 수주금액 면에서는 중국을 여전히 앞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금유위기 이후 중국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외환을 활용하여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해외 선사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2009년의 경우 중국의 신조 수주량이 세계시장의 42% 이상을 차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재 중국도 한 때 우후죽순 많은 조선소가 설립되었으나 지금은 90%에 이르는 약 3,000여개의 조선소가 정리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대형 조선소는 해양플랜트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나 많은 중소 조선소는 부도에 이르는 등 현재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 조선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 세계 1위로 성장한 우리 조선업이 언제 중국에 추월당할지 모르는 국면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현재 중국의 조선업이 급성장하여 우리를 추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조선업은 우리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즉 2011년 선박과 해양구조물을 포함한 수출규모는 566억 달러에 달하고 있어 반도체, 자동차 등과 더불어 5대 수출품목에 포함되고 있다. 그리고 철강, 기자재산업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 중국에 위협을 받고 있는 조선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한 금융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한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선박금융공사 필요성과 설립방안

이상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해운업과 조선업 현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해운과 조선이 처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두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관련 업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많은 금융기관이 선박금융을 중단하면서 해운과 조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여러 관련 기업이 부도에 이르러 도산하기도 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물론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이 어떠한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위기관리를 평소에 과학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선박의 구입에 소요되는 자금이 대규모이다 보니 금융기관 차입이 자연히 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해운기업의 부채비율은 다른 산업에 속한 기업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운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지금까지 금융기관의 차입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자본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하거나 장기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재무구조의 안정화를 꾀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의 그림은 최근 세계 신조선에 대한 투자규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2007년도에는 2,662억 달에 이르렀으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407억 달러로 급감하였다. 그 후 다소 회복되어 1,000억 달러 수준을 보였으나 2012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21% 이상 감소한 809억 달러를 시현하였다. 이처럼 신조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것은 현재 선박의 공급이 과잉이고 또한 세계경제가 불황이다 보니 무역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서 해상운송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2012년도 809억의 투자규모 중 우리나라 선주들이 투자한 금액은 전체의 1.6% 밖에 되지 않는 13억 달러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 해운업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우리 해운과 조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운과 조선 업계에서 선박금융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선박금융전문기관의 설립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그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18대 국회에서 ‘한국선박금융공사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이는 더 이상 진전이 없이 18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하면서 자동 폐기되었으나, 19대 국회 들어서 다시 발의되어 현재 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8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부산의 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부산이 지향하는 특화금융 분야인 해양금융의 발전을 위해 선박금융공사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한국선박금융공사법안’은 해운 및 조선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제공하여 국가경제 및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사의 자본금은 전액 정부가 출자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이 관련업계에서 강력하게 제기된 것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해운경기가 호황일 때 선박에 투자를 확대하여 고가에 선박을 구입하게 되었고 이처럼 호황기에 선박을 구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박공급 과잉 등으로 해운이 침체에 빠져 우리 해운업이 위기에 직면하는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새로이 설립되는 선박금융공사는 선박금융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선박금융에 전념하여 해운경기가 불황에 직면하더라도 해운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공사의 설립은 우리나라 금융업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유럽의 선박금융이 위축된 시기를 활용하여 우리가 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공사의 설립을 선박금융이 보다 원활하게 제공되면 최근 중국의 급부상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조선업과 해운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설립을 추진 중인 선박금융공사는 국내외 금융기관에 보증을 제공하는 기능과 해운기업과 조선사에 자금을 대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위기에 직면한 해운기업의 선박을 인수하여 직접 운용하는 tonnage bank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공사의 자본금 2조원의 조달은 정부출자를 51%로 하고 나머지는 해운업계나 조선업계 그리고 민간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방안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덴마크의 덴마크선박금융기관(DSF)의 소유구조를 보면 정부와 해운사 그리고 민간금융기관이 공동으로 되어 있는데 벤치마킹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공사가 입지할 부산에서도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부산시가 일정 지분을 출자하고 부산 소재 금융기관도 참여하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공사가 설립될 때 기대되는 효과로는 우선 지금까지 고질적으로 이루어져 온 해운경기 역행적 투자행태를 극복하여 해운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업의 블루오션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우리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과 해운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정부가 2009년 초 지정한 부산금융중심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아시아의 선박금융중심지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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