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4천만 원, 그리고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몰염치
노회찬의 4천만 원, 그리고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몰염치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8.04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얼마 전 한 진보 정치인이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참 많은 이들까지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통해 했다. 그는 유서에서 후원금 4,000만 원을 적법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부끄러워했다. 개인의 이름도 이름이지만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더럽힌 것에 고개를 들기 어려웠음을 추측할 수 있다.

투신자살은 그가 스스로에게 내린 형벌이었다. 그를 추모하는 많은 시민들은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이끌며, 가난한 노동자와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당당히 자본, 권력과 맞서 싸웠던 그의 기개를 통쾌하다 했다. 그리고 잘못에 비해 벌이 너무 가혹했음을 한탄했다. 몇 백 억, 몇 천 억을 횡령하거나 심지어 몇 조 원대 비리를 저지르고도 고개를 꼿꼿이 들고 다니는 이들이 있는 것에 비해 그는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집행관들이 옛 노량진수산시장 부지 내 불법영업 점포에 대한 명도 집행을 시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옛 노량진수산시장 일부 과격 상인들과 그들이 끌어들인 전국빈민연합, 전국노점상연합, 운동권 대학생 등 외부세력 500여 명에 가로막혔다. 벌써 두 번째 집단 반발이다. 적법한 법 집행을 물리력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구시장 상인들은 법원이 불법 점유지를 비우라고 명령했음에도 명령을 무시하고 있다. 그들의 명분은 ‘생존권 보장’이다. 약자의 생존권 보장. 그들은 옮겨가는 곳은 좁고 임대료가 비싸니 구시장 부지에 시장을 리모델링해 달라, 신시장을 증축해달라 등등 수용하기 어려운 막무가내식 요구를 하며 구시장에서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벌써 3년째다. 시장을 관리 운영하는 수협 측은 이들을 신시장으로 수용하기 위해 이미 50회 이상 협상했고, 수협중앙회장까지 직접 나서서 포용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이미 2009년에 신시장 건설에 합의했으며, 면적이 명시된 설계도면에 사인까지 했음에도 신시장 완공후 딴소리를 하고 있다.

시장과 관련 없는 외부세력들이 구시장 상인들을 옹호하는 이유는 이들이 사회적 약자 즉, 흔한 말로 ‘을’이라는 것이다. 반면 수협에 대해서는 갑질하는 ‘못된 괴물’처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과연 그럴까? 상인들이 진정 약자일까?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연평균 매출은 2억718만 원이다. 2014년 기준이긴 하지만 최고로 매출을 올린 점포는 연간 17억5,916만 원까지 벌었다. 이는 카드 수입만 집계한 것이다. 드러나지 않은 현금 매출까지 합치면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구시장에 남아 임대료 한 푼 내지 않고 장사를 하고 상인들, 새 점포까지 마련해주었는데도 구시장에서 버티는 세입자들 때문에 2년간 200억 이상의 손실을 본 수협 중 어느 쪽이 약자일까? 후원금 4,000만 원을 받고 스스로에게 사형을 선고한 정치인이 불법으로 남의 재산을 차지하며 연간 100억 이상의 손실을 입히고 있는 이들의 몰염치에 대해 뭐라고 할까 궁금해진다.

현대화 된 신 노량진수산시장에 걸린 현수막. 이미 입주한 신 시장종사자들의 호소가 담겨있다. ⓒ박종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