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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남북수산협력에 동참하고싶다"최상덕 전남대 수산해양대학장, 북한에 실습선 제공 외교부에 제안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8.07.10 10:04
  • 호수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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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변인수 기자]  우리나라 근대 수산교육의 발상지,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이 대학은 그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신념으로 수산해양 후학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그 첫 걸음은 올해 최상덕 학장의 취임으로 시작됐다.

광주 출신인 최 학장은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로 재직하다 뜻한바 공직생활을 접고, 부경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 박사과정을 이수, 1998년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산해양산업의 현안문제에 대해 민․관․산․학․연이 공동참여하는 (사)한국미래바다포럼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올해 5월에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은 인물로 유명하다.

최상덕 학장을 만나 침체된 수산업의 원인과 활로를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학을 이끌고 있는 학장으로서의 철학을 말씀해 주신다면?

‘오늘 배울 것은 내일이 되기 전에 배운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교과서, 도서관, 신문, 인터넷… 그런데 오늘 배우지 못한 지식은 내일이 되면 사라져 버립니다. 내일 배워야지 하고 미뤘다가 영영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일로 미룬 것은 어느새 오늘 일이 되어 있습니다.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 오늘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고 저 또한 실천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직에서 교육계로 방향을 전환한 계기는?

학창시절 바다를 함께 공부했던 선배․동료들이 현장에 나가 시간이 흐르면 현실과 타협하고, 안주해 버리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개인적인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이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어렵게 길러낸 고급 인력이 성장을 멈추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지요. 여기에는 분야별 분산된 개인주의적 성향이 바탕에 자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라는 테두리를 크게 만들어 주지 못한 사회적, 역사적 책임입니다.

‘우리’라는 테두리를 누군가 정립해줄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통해 배출된 전문인력이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성장해 나갈 때 비로소 보다 나은 사회가 만들어지리란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사람을 길러내는 것은 무한한 기쁨이자 나에게 주어진 행운입니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열심히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을 소개해 주신다면?

현재 우리대학은 1,057톤 동백호와 115톤 청경호를 실습선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실습선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돼 현재 5개 국립대학교 실습선이 새롭게 건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430억이 투자된 3,000톤급 ‘새동백호’가 진수식을 마친 상황입니다. ‘새동백호’는 십 층짜리 건물 몇 채가 바다에 떠다니는 큰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운용되는 실습선은 폐기돼야 할까요?

마침 현 정부에 의해 남북협력 무드가 조성되면서 지난달 실습선을 북한으로 옮겨 수산협력에 기여해 보자는 제안을 외교부에 하게 됐습니다. 북한의 어업현실은 대부분 목선어업 수준입니다. 이양된 실습선 교육과 함께 우리 어업기술도 같이 전수해 북한의 식량난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다른 수산해양대 학장님들과도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도적 차원인 동시에 해양수산계도 남북협력에 같이 동참하고 싶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침체위기의 수산업,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까?

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자료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어느 지자체 공개회의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관내 어업인 수가 333명이라는 수산담당과장의 보고를 듣고,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어선 수만 해도 이보다 훨씬 더 많을 터인데… 지자체 내 어업인 수가 그것뿐이라면 공무원 한명만 있어도 충분하겠지요. 그런데 해당 지자체 조직에는 수산 전담과가 버젓이 편재 돼 있었습니다. 통계수치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습니다.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현 우리나라 어가 인구는 13만명입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에 배정된 예산도 전체 예산의 1% 수준에 그치고 있고, 상대적으로 해양수산부도 타 정부부처에 비해 규모면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최근 수산인 수가 104만명이라는 통계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전 발표된 통계들은 주로 전통 수산업 영역으로 여겨지던 어업부분을 중심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어가인구 통계가 전체 수산업 종사자 통계로 오인돼 왔던 것입니다. 양식업과 수산유통인, 어촌관광, 숙박, 음식점, 수산레저산업 등등 급성장하는 새로운 산업 영역의 경우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수산업이 침체위기인 것은 맞지만, 수산업을 이렇게 까지 축소시킬 일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어촌과 수산업에 대해 제대로 알고 연구하는 학자가 드문 것입니다. 그래선지 어촌에 배정되는 국가예산의 대부분은 하드웨어 건설에 투입되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수산자원 감소에 대한 해법은?

수산업의 핵심이자 근간은 종자입니다. 종자가 없으면 키울 수도 잡을 수도 없습니다. 자원고갈 뿐만 아니라 양식, 가공, 유통산업도 이뤄질 수 없습니다. 가장 근간이 되는 종자 산업을 키워야 수산이 살고, 어촌이 살고, 해양수산부도 존속할 수 있습니다.

거제도 앞바다의 대구방류가 좋은 예입니다. 처음 시작단계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붙기’라 빈정거렸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제, 이십년 가까이 방류한 결과는 어떻습니까? 지금은 식탁에서 대구탕을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종자 산업을 바로 세워놓지 않으면 수산의 미래는 없습니다.

현재, 한일어업협정이 이뤄지지 못했고, 독도 해역은 잠정수역으로 묶인 상태입니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참돔을 방류해 여기저기서 참돔이 잡히니까 독도의 점유권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북화해 분위기가 형성될 때, 지금이 적기입니다. 종자산업 육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동‧서해안 방류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수산종자 방류를 토대로 한 수산협력이 펼쳐져 남북 관계가 더욱 공고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00년 전통의 전남대 해양수산대학은 인류의 식량문제해결, 해양환경, 항해, 해양자원개발 및 해양영토 주권수호와 관련된 1개학부, 3개학과로 구성됐다.

 

어업인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어업인들은 업종별, 품종별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공유의 개념입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상생의 길로 가야합니다.

‘내 것’, ‘네 것’이 아닌 ‘우리 것’이라는 생각이 없다면 수산의 미래는 없습니다. 바다를 ‘우리 것’으로 바라볼 때 아끼고, 양보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지금 당장 불편하더라도 참고, 훗날 나에게 반드시 다시 돌아올 혜택이라는 생각으로 바다를 가꾸어 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환경도 깨끗해지고 자원도 회복될 것입니다.

 

변인수 기자  tomato0630@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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