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바다에서 자란 완전 무공해 ‘매생이’
청정바다에서 자란 완전 무공해 ‘매생이’
  • 현대해양
  • 승인 2008.12.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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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금산면 월포어촌계 매생이 양식장

 

서울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고흥 녹동항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훌쩍 지나있다.
다시 녹동항에서 거금도(금산)까지 20여분을 배를 타고 이동한다.
남도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겨울철 최고의 별미 매생이. 그것도 고흥 월포 매생이를 최고로 쳐준다고 한다. 그러나 찾아가는 길은 참으로 멀기만 하다.  항에서 멀지 않은 월포의 매생이 양식장은 벌써부터 푸른 바다를 가슴에 안고 한껏 멋을 부린다.

 

 


 청정해역에서만 자라는 귀한 몸

 고흥군 금산면 월포어촌계(계장 황영근)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곳 매생이 양식장에 물때를 맞춰 작업 나온 어촌계원들은 벌써부터 준비해 온 바구니 속에 매생이를 한 가득씩 채우고 있었다.
드넓은 갯벌위에 수많은 발들이 줄과 열을 맞추고 매생이를 품고 있다. 파래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발이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녹색해조류인 매생이. 매생이는 겨울 철 한 때만 볼 수 있으며, 매생이가 나는 곳도 청정해역이라야만 가능해 아는 이들만 숨겨놓고 먹는 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매생이가 처음부터 귀한 몸으로 대접받은 것은 아니다. 이곳 월포 어촌계도 예전에는 재래식 김을 재배해 왔으나 웰빙식품의 영향으로 매생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김에서 매생이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김에 매생이가 붙으면 해적생물로 버려지고 천대받던 것이 이제는 역전되어 매생이에 김이 붙으면 떼어버림을 당하는 형편이 됐다.

  매생이 채취 작업이 한창인 황영근 계장은 “매생이는 아직 인공포자 배양을 하지 못해 자연산에 의존하다 보니 생산량을 효과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매생이가 자라는 발에 포자를 남겨두면 약 15일 가량 후면 다시 매생이가 자라난다”고 설명한다.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매생이는 1월이 가장 맛이 좋을 시기이다. 수많은 발들마다 짙푸른 매생이가 그 모습도 당당하게 자라고 있다.

△ 황영근 계장 부부
 

 

 

 

 

 단아한 어머니 머릿결 같은 모습

 어촌계원 중 여자들이 매생이를 채취하면 남자들이 작업장 밖 갯벌로 채취한 매생이를 끌고나와 세척장으로 옮겨진다. 작업장에서 세척장까지는 직접 사람이 끌고 가는데 그 무게가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노어부에게는 힘에 벅차다. 하지만 경운기도 들어갈 수 없는 갯벌에서 수동으로 이동하는 수단밖에 없어 안타까웠다. 그래도 겨울철 약 3달간의 작업으로 이만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드문 일인지라 모두들 개의치않는 듯한 표정들이다.

 발에서 떨어져 나온 매생이를 적당한 양을 움켜쥐고 매생이에 붙은 뻘을 몇 번이고 헹궈주고 나서야 머리를 빗어 넘긴다. 그 모양새가 꼭 단아한 어머니 머릿결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1저기(1묶음)씩 곱게 씻은 매생이를 박스에 차곡차곡 쌓으니 언뜻 올림머리를 한 단체 가발 같은 모양새다. 이 고운 모습으로 전국의 시장으로 나간 매생이는 우리 식탁 위에서 바다를 그대로 전해 줄 것이다.

 20년 넘게 매생이 양식업에 종사해 왔다는 황 계장은 “고흥군 월포 해안에서 오래 전부터 질 좋은 매생이를 재배해 왔지만 어촌계 운영자체가 수익과 연결되지 못하고 홍보도 부족해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며 “최근 시·군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매생이 양식에 앞장서고 있는 몇몇 지역을 견학하면서 갖추어진 시설을 보고 있자니 부러울 따름이었다”며 내심 속상한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자율관리어업을 신청하는 등 매생이 지원사업과 추진 방법을 모색해 나가고 있었다. 

 매생이 재배시 외부 해적생물 등의 부착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그는 “군에서 지원이 가능하다면 매생이에 타 해조류의 부착을 방지할 수 있는 그물을 면허지 외곽에 설치해 줄 것”을 당부했다.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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