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진실 앞에 있을 때
사홍만 前 장흥군수협 조합장, 시인
대숲을 지나는 바람. 속삭이는 소리 들었을 때
심연의 깊이를 측정해보니
그 심연에 얼마나 많은 향기가 묻어있는지
텅 빈 악기에서 낭랑하고 맑은소리 울려 나오듯
때 묻는 나의 허물 다 벗어버리고
마디마디 다소곳이 올곧은 대나무의 눈망울을 보듯
아. 그대의 솔직한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나를 꿰뚫어 보는 투시력.
진실은 비우고 비운 대나무 속마음과 같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진실 앞에서 나는 무릎 꿇는다.
*이 시는 <현대해양> 2018년 4월호(통권 576호)에 실린 사홍만 시인의 마지막 발표작입니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월간 <현대해양>을 통해 매월 아름다운 시를 발표해 오신 사홍만 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은 지난 3월 31일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사 시인의 신작을 더 이상 접할 수 없게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현대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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