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대학에 장기적이고 안정적 지원으로 연구센터 설립 시급”
“수산대학에 장기적이고 안정적 지원으로 연구센터 설립 시급”
  • 현대해양
  • 승인 2011.01.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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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 이춘우 학장

배합사료 개발 연근해 어자원 보호…갯벌 보전의 대상으로 인식해야

“내년 개교 70주년을 맞는 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은 수산과학분야 국내 최고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 학문의 전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상(飛上)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원의 역사도 50년이 넘어 수산해양분야의 학문발전과 고급 인력양성의 요람으로서 그동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는 현재 우리 대학 출신들이 정부의 수산 해양행정 및 정책 입안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산해양 대학 및 연구소에서 교수 또는 연구원으로서 그 역량을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증명이 됩니다.

국립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 이춘우 학장은 수산 연구분야의 메카 역할을 해온 수산대학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기적인 예산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일본의 경우 긴끼대학에 20년간 장기적인 연구비 투자로 참다랑어 완전양식에 성공했고 뱀장어의 경우 30년간 연구비 지원으로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도 상기하고 지금과 같은 단기적인 연구비 지원으로 성과물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로 우리가 완전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매년 우수한 인력들이 자연과학분야 보다는 인문계열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국립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은 수산학에 관한 이론과 기술을 교수 연구하고 창의적이고 지성적이며 응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수산업 발전과 인류 번영에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나라 수산과학의 메카입니다.

우리대학은 현재 2개 학부, 7개 학과에 전임교수 65명과 1600여명의 학부생 및 400여명의 대학원생이 수산분야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앙일보의 분야별(농수산계 단과대학별) 연구경쟁력을 보면 저희 대학이 세계 상위 1% 대학 322개중에서 189위를 했습니다. 수산분야에서는 우리대학이 유일합니다만 저희는 2020년까지 50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인재육성과 아울러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지요.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는 인재양성에 있다고 봅니다. 대학은 그런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중 하나라고 봅니다. 저희 대학은 현재 산업계에서 필요한 인력 뿐만 아니라 미래의 첨단기술에도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력양성에 필수적인 요소가 연구비의 확보입니다. 대학에서 교수님들이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이러한 연구에 대학원생이 참여하여 연구를 수행하면서 기술개발의 경험을 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산분야 연구비는 국립수산과학원에 80%가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20%정도의 연구비를 가지고 수산계 대학과 기업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사급 이상의 연구 인력의 수적인 분포는 수산계 대학과 국립수산과학원이 거의 비슷합니다. 따라서 연구비의 편중 현상이 앞으로 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최근에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도 일부 연구과제를 외부기관에 공모하여 선정하고 있습니다만 더 개방되어야하고 더욱 열린 경쟁체제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수산기술이 외형적으로는 선진국과 견주어 봐도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해 있어서 과거와 같이 선진국에서 개발된 기술을 복제 개발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개발될 수 있는 기술이 거의 없습니다.

즉 이제부터는 선진국에서도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의 개발에는 장기간의 안정적인 연구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대학의 연구과제는 길어야 3년입니다. 이러한 지원체제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양식에 완전 성공한 일본 긴끼대학의 참다랑어 양식은 20년 넘게 연구를 수행한 결과이고, 뱀장어 양식은 30년 넘게 연구를 수행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세계적인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연구지원 체계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농업계대학의 농업연구센터(ARC)와 같은 것이 수산계 대학에서도 반드시 만들어져야 합니다. 

미래의 식량자원인 수산물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자원전쟁에 대비,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지요.

수산업은 기본적으로 수산자원에 의존한 산업입니다. 수산자원은 자율갱신기능이 있어서 우리가 잘 관리하면서 이용하면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잘못 관리하면 금방이라도 자원이 붕괴되어 수산업이 존립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원관리의 중요성은 EEZ내의 자원이든 EEZ밖의 자원이든, 원양의 공해상 자원이든 똑같다고 봅니다. EEZ내의 자원에 대해서는 더욱더 과학적인 관리와 생산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고, 해외자원에 대해서도 자원의 개발뿐만 아니라 관리의 문제에도 우리의 역할을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산자원관련 국제기구에 우리 학자들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발언권을 확대해 나가면서 자원을 보유한 연안국과도 실질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한 윈윈전략으로 나가야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해양식과 친환경 배합사료 공급 확대정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외해양식은 우리나라 연안과 내만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양식장의 오염 문제와 좁은 연안역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 간 과도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양식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국가차원의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경향이 있고, 국내 산업을 무시한 추진 등의 문제점도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러한 사업 추진에는 국내의 양식시설 설계 및 설치 엔지니어링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추진 상황을 보면 국내 기술은 외면하고 외국 기술을 도입해서 빨리만 하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업이 끝난 후 우리에게 무엇이 남는지를 생각해 봐야합니다. 배합사료 보급 문제는 우리나라 수산양식업의 존립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양식장에서 생사료를 사용함으로써 치자어 자원의 남획과 양식장 오염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여기에도 정책적인 배려를 하더라도 배합사료가 양식어의 사료로 확대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러한 정책으로 치자어의 어획과 유통을 막을 수 있다면 연근해 자원회복에 그 어떤 정책보다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갯벌을 활용한 수산업의 새로운 전환기 모색을 위해 농수산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갯벌의 가치는 우리가 분명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갯벌은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생태 통로로서 오염의 정화기능 및 해양생물의 성육장의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 십년간 우리는 갯벌을 메우고 농토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얼마 전까지는 국가의 정책으로 시행되었습니다. 갯벌의 가치가 지금에서야 인정받고 있는 데는 수산생태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갯벌은 어떤 생산을 위한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그대로 보존해야할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갯벌은 그대로 두고 육지로부터 오염물질만 차단한다면 제 기능을 발휘하고 지역 어민의 생활 터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대학졸업생의 취업난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수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라고 보는데 현재 수산과학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대졸자의 취업문제는 이미 국가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수산업은 특히 자연에 의존한 산업이다 보니 개발 초기에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나, 지금처럼 이미 개발이 거의 다된 상태에서는 산업의 규모를 기술혁신으로도 키우기 어려우니 새로운 일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산업 자체도 매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전통적인 수산생산분야에서의 고급인력 구인 수요는 꾸준히 있습니다. 또한 수산생산과 결합된 2차 및 3차 산업에서의 수요도 상당히 있어서 우리대학의 취업률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우리대학에서는 수산뿐만 아니라 수산과 융합된 산업분야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산업체의 현장실무과정을 대폭 확대해서 산업체 CEO에 의한 강좌도 개설하고, 외국어에 대한 최저 졸업기준도 마련하여 타 분야의 학생들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 평소 수산업 분야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산이 결코 한물간 산업도 아니며 오히려 미래 지향적인 생명산업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수산물이 식품으로서의 기능성과 안전성이 알려지면서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고소득 국가와 고소득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되고 있습니다. 근래 수산물의 국제 가격은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로 인하여 크게 상승했습니다.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수산물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이 2000년대에 10kg이던 것이 최근에는 30kg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1인당 1년에 1kg을 더 먹으면 140만톤의 수산물이 더 필요하고, 10kg을 더 먹으면 1400만톤이 더 필요합니다. 이러한 중국의 내수를 바탕으로 보면 중국은 수산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즉 중국에서의 수산물 소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증가된다면 수산물은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폭등도 우려되며, 이것은 수산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또 하나의 기회는 석유자원 고갈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매스로서 해양생물이 가장 적합하다는 점입니다. 콩, 옥수수 등 농산물 바이오 에너지는 식량부족 문제와 가격 상승 등의 문제점이 있는 반면, 해조류 또는 플랑크톤 레벨의 미세조류 등으로부터 얻는 수산물 바이오 에너지는 지금까지 우리가 활용하지 않았던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식량을 에너지화 해서 부자들의 자동차를 굴린다는 윤리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생산성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수산물은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식량 산업 중 가장 저탄소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식품을 생산하는 과정 중의 탄소배출량이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저탄소 시대에는 수산업이 가장 각광받는 친환경 식품산업으로 될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수산업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 지향형의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이며,  미래의 에너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이 전환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수산업을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며 저탄소 식량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대학은 앞으로도 해양으로부터 식량생산과 해양생명산업의 미래영역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대학으로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서 수산양식 기술전수를 받기 위해 많은 인력들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경대학에서 하고 있는 시스템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 대학에서 수행하고 있는 국제 수산기술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KOICA의 지원으로 운영되는데,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대학의 해외어업협력센터에서 4년 전부터 실시하는 단기 수산전문가 교육과정으로 주대상자가 개발도상국의 수산분야 공무원이고, 교육 및 연수기간은 4-6주 동안 우리대학에서 기숙하며 집중적으로 교육합니다. 지금까지 21개국의 117명이 연수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 과정은 국제수산과학석사과정인데, 이 과정은 금년부터 처음 시작한 과정으로 매년 20명의 대학원생을 세계 각국에서 모집하여 석사과정을 운영하는데, 모든 경비를 KOICA에서 지원하므로 첫해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가지고 출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는 현재 20개국으로부터 주로 수산공무원들로 구성된 학생을 선발하였고, 모든 교육과정을 영어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함으로서 해외 어장의 확보와 연안국과의 협력 등의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대학에서는 말레시아에 우리대학의 분교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말레시아 페락주의 주지사가 우리대학을 방문하여 수산과학분야의 교육, 연구 및 기술 수준을 확인한 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만약 성사된다면 국립대학 최초의 해외분교설립이 되는 사례가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대학으로서는 우수한 교수인력을 파견하여 동남아시아에 교육 및 연구거점을 확보하고, 그 지역의 자원 개발 및 이용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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