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월출산의 사색
사홍만(장흥군수협조합장, 시인)
설화가 부르던 날
월출의 나목 능선은
그물을 끌어당기는 어부의 팔뚝처럼
근육질이 힘차다
능선의 항해
바람까지 불어 돛단배를 노 젖는
사공의 인내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쯤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님
“산행은 사색이며 독서다” 귀에 말씀
깊은 골짜기를 스쳐 간 숨비소리
눈 위에 써 놓은 바람의 언어
그 휘날리던 언어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원망도 탐욕도 그리움까지도
햇살에 녹아 해독할 수가 없다
돌멩이에 자꾸만 부딪히는 발 뿌리로
낮은 곳으로 내려오면서
삶에 부딪히는 아픈 사람의 마음을 읽었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
산행은 사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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