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후의 CHINA SEA
‘천안함’ 이후의 CHINA SEA
  •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 승인 2010.08.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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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CHINA SEA

▲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China Sea(中國海)가 요동치고 있다. 그 양단(兩端)에 세계 최강인 미국과 중국 함대가 첨예하게 포진하고 있다. China Sea가 이처럼 요동치기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China Sea가 요동치는 원인은 ‘천안함 사건’이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중국의 새로운 영토관(領土觀)과 근래 지속적으로 증강시켜 온 강한 해군력(海軍力)이 목격된다.

증거는 많다. 지난 3월 초, 중국정부는 미국에 대해 처음으로 ‘South China Sea를 중국의 핵심 이해지역’이라는 낯선 표현으로 공식화 했다. 지금까지 공해(公海)로 인식되어 온 남중국해를 중국은 자국 주권의 영향 하에 있다는 은근한 한자식(漢字式) 표현이지만, 이를 달리하면 China Sea는 중국영토에 다름 아니라는 뜻이 된다. 지금껏 중국은 대만을 비롯, 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세 곳만 핵심 이해지역으로 지목해 왔다.

2차 대전 이래 태평양 전역은 줄곧 미 7함대의 영향권에 있어 왔다. 덕분에 해적(海賊)이 기승을 부리는 인도양과 달리 태평양만큼은 그 어떤 국지적 분란 없는 자유항해가 보장되어 왔고, 마음껏 함대훈련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중국은 이번 한미 ‘서해 연합훈련’을 두고 부쩍 신경질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정부(국방부)는 천안함 사고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면서 가해자인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의 방법으로 한미 양국 함대의 연합훈련을 계획했다. 그런데 안보리이사국인 중국이 나서서 시종 교묘한 언행으로 천안함 사건의 본질을 흐리더니 급기야 연합훈련 해역인 서해(중국명 황해)에서의 어떤 군시적 활동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로 몰고 갔다.

미항모 ‘조지 워싱턴’의 딜레마

China Sea에 대한 중국의 이번 반응은 가히 따발총 식이다. 먼저 인민해방군 뤄위안 소장이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대뜸 ‘미 항공모함이 서해로 진입하면 곧 중국 해군의 훈련용 과녁이 된다’는 식의 발언을 내놓았다.

과녁으로 지칭된 군함은 여느 초계함 정도가 아닌, 그 위력이 가히 세계최강인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을 가리킨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항모는 우리 인민해방군이 보유한 제반 감지 시스템의 작동 수준을 검증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며, 그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신속하면서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지의 능력까지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말하자면 제아무리 막강 조지 워싱턴이지만, 그쯤이야 인민해방군의 훈련 파트너인 ‘청군(靑軍)’으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마샤오덴 부총참모장도 홍콩 봉황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서해 연합훈련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푸 공언하였고, 친강 외교부대변인 역시 서너 차례나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 군함과 항공기가 근해에 진입하여 활동하는 것은 분명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미치므로 결연히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그 때문인지, 서해 연합훈련은 운을 떼고부터 두 달이 지나서도 연기되기만 하더니 급기야 서해에서는 한국 단독으로, 그리고 조지 워싱턴은 동해로 배치한 상황에서 각각 독자적인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결정 났다. 막강 조지 워싱턴이 한 발 뒤로 물러선 형국이 된 것이다.

중국이 큰소리치는 이유는?

‘움직이는 군사기지’인 조지 워싱턴은 탑재한 전투기 숫자만 100여 대에 이를 만큼 그 한 척만으로도 웬만한 나라 전체의 국방력을 능가하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이다. 거기에 다수의 핵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이 따라붙고, 한국 측도 KDX-Ⅱ(한국형 구축함)인 4500톤급 ‘강감찬’ 함과 1800톤급 ‘손원일’ 잠수함 및 F-15K 전투기 등을 참가시키는 것으로 훈련 윤곽이 짜여 있었다.

거기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조지 워싱턴을 훈련용 과녁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중국 인민해방군 함대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힘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직도 중국 해군력이 미미하던 시절,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를 두고 일본과 다투고 있을 때 덩샤오핑은 ‘그 섬은 우리 해군력이 일본을 앞지를 때 완전히 되찾을 것이다’고 말했었다. 지금 ‘그 때’가 온 것인가. 그로부터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중국은 미국의 ‘엔터프라이즈’에 버금가는 항모를 두 척 이상 보유하게 되었고, 거기에 미 항모 전단까지도 공격 가능한 12,000km 사정거리의 다탄두 ICBM(DF-31A)과 공중조기정보통제기인 KJ-200 등을 실전배치하게 되면서 급기야 조지 워싱턴 함까지도 넘보기에 이른 것이다.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 그저 해보는 위협성 발언만은 아닌 게 분명하다. 6월말부터 일주일간 동중국해(항저우 만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포함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 중국은 최근 2척의 군함이 오키나와 부근을 경유하여 태평양으로 진입한 적이 있고, 두 달 전인 4월에도 2척의 잠수함 이외에 10여 척의 미사일 구축함으로 진용을 짠 전단이 출현했다는 게 일본방위청의 발표다. 중국 함대가 China Sea를 벗어나 태평양으로 진입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국방장관이 마샤오텐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에게 한 경고는 경청할 만하다.

“China Sea에서만큼은 국적을 불문한 어느 선박이든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받아야 세계 평화가 기약된다.”
China Sea 전역에 대한 중국의 ‘이해지역’ 발언에 대해서다.

이 같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사면초가인 한반도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해양자유를 향유하여야 할까. 유독 China Sea만 아니라,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입장에서 세계의 바다는 곧 생명선(生命線)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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