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일구조적(散逸構造的) 비평형(非平衡)의 ‘분자’ 시리즈
산일구조적(散逸構造的) 비평형(非平衡)의 ‘분자’ 시리즈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1.0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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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화단> 박종석 화백의 귀향(歸鄕)
박종석 화백 다시 예향 통영에…3월 31일부터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초대전


▲ 박종석 作 '분자의 꽃'
박종석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산일 구조적(散逸構造的, 흩어지기 구조적)인 비평형(非平衡)의 세계라 할 수 있다. 박 화백의 작업은 분자(分子)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엔 밑그림이 없다. 그는 붓 대신 나이프(knife)를 들고 5~7번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심도 있는 추상의 유화를 얻어낸다. 즉흥적인 듯 하지만 세밀하고 치밀하다.

박 화백의 작업에 대해 방택근 미술평론가는 “캔버스 전체에 요동이 물결치는 장쾌한 화면”이라며 “마치 물질(material)이 그 어떤 중심적인 힘에 의해서 그것들이 분자 상태로 화(化)해서, 스스로 확산과 수축을 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어 방 평론가는 “내부에서 자율적인 작용을 계속 전개해가고 있는 과정의 어느 한 순간 응결되어 그대로 작품이 되고 있는 장쾌하고도 놀라운 제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박종석은 ‘새로운 놀라움’을 주면서 표현 추상화의 홍수에 질식 상태로 있는 오늘의 우리 현대화단에 신선미를 주고 있는 것으로, 거식적인 추상아카데미즘에 돌파구를 뚫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김용주 선생에게 사사

박종석 화백은 예향(藝鄕) 경남 통영이 배출한 예술가다. 1939년생인 그는 일본 태평양 미술학교를 졸업한 통영 최초의 서양화가 김용주(金容朱) 선생 애제자이기도하다. 그는 김용주 선생 영향으로 홍익대에 진학했고 동국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초창기라 할 수 있는 1960~70년대엔 통영을 중심으로 한 경남과 부산을 주무대로 개인전 등 활발한 활동을 하다 1980년대엔 서울 중심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그러던 중 1993년 국내 최초로 모스크바 소재 국립동양박물관 미술관에서 한 달간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가 초대한 것이다. 또 1996년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ACAF 5 ART FAIR’에 작품 30점이 전시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 박종석 作 '바다의 신비'

그의 ‘분자 시리즈’ 작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절정을 이루었다. 박 화가는 “다른 이들이 모방을 많이 해 쉽게 나이프를 들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국내 최초 러시아 진출

▲ 러시아 초대전에서 박종석 화백
그는 최근 경기도 광주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목공예에 심취해 추상화로 다 표현하지 못한 작품세계를 목기에 담아내고 있다. 이런 그에게 고향에서 러브콜이 왔다.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상옥, 김춘수,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작곡가 윤이상, 그리고 △화가 전혁림, 이한우, 김형근 등 무수히 많은 예술가를 낳은 예향이 그를 잊을 리 없다. 통영이 다시 박 화백의 작품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작품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그를 고향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화려한 외출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다시 나이프를 들고 ‘캔버스 전체에 물결이 요동치는 장쾌한 화면’을 연출하고 있다. 박종석 초대 개인전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일주일간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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