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얼굴의 국민 횟감 ‘조피볼락’
못난 얼굴의 국민 횟감 ‘조피볼락’
  • 황선도 FIRA 대외협력실장
  • 승인 2016.05.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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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피볼락

‘어글리’한 쏨뱅이목 물고기들

조피볼락을 포함한 볼락류는 분류학상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에 43종, 세계적으로는 400종이 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볼락’은 볼락이라는 특정한 물고기 한 종의 이름이기 때문에 양볼락과에 속한 유사한 다른 물고기들을 함께 지칭할 때는 끝에 ‘~류’를 붙인다. 그래서 ‘볼락류’라 하면 ○○감펭, ○○볼락, ○○쏨뱅이, 쑤기미 등이 다 포함된다.

▲ 삼세기(위) 쑤기미(아래)
우리가 볼락류와 비슷한 종류로 알고 있는 노래미류는 쥐노래미과에 속하고, 삼세기는 삼세기과에 속하여 분류학상으로 양볼락과인 볼락류와는 다르다. 그러나 더 넓은 범위에서 보면 성대류, 양태류, 횟대류, 꺽정이류, 꼼치류와 같이 억센 가시를 가지거나 ‘어글리’하게 생긴 놈들과 함께 모두 쏨뱅이목으로 분류되고 보기에도 비슷하다.

한데 어민들이 ‘범치’라고 부르며 “가시에 한번 쏘이면 에미 애비도 못 알아본다”고 하는 쑤기미와, 와전되어 ‘삼식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으로, 혹은 몸에 얼룩무늬가 있어 ‘예비군’이라고 불리는 삼세기는 그 생김새가 형제처럼 비슷하지만 분류 계통상으로는 양볼락과와 삼세기과로 결코 가깝지 않다. 다만 못생겨도 맛은 좋다는 속설만큼은 둘 모두에게 맞는 이야기이다.



자연산은 회갈색, 양식산은 흑갈색

조피볼락은 국내 가두이양식 어류 중 가장 생산량이 많아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양식산을 자연산으로 속아 비싸게 사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구별하기가 어렵지 않다. 자연산은 회갈색을 띠는 반면 양식산은 짙은 흑갈색을 띠고 있다.
조피볼락은 회로서 식감이 좋다. 생태학적인 뒷받침을 하자면, 냉수성 어종이라 찬물에 살아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의 식감을 느끼고 싶다면 아가미뚜껑에 붙어 있는 볼상을 맛보시라. 운동량이 많은 부위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회를 치고 남은 뼈를 넣어 만든 매운탕은 오히려 메인 요리가 될 수도 있다.

조피볼락과 함께 서해에 주로 사는 황해볼락도 있다. 서해에서 그물을 가지고 자원 조사를 해 보면 볼락류 중 조피볼락을 제외하고는 황해볼락이 제일 많이 그물에 걸린다. 보통 이놈을 볼락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조피볼락과는 다른 종이다. 황해볼락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조피볼락 새끼로 오인할 수도 있으나 색깔이 아주 다르다. 조피볼락은 회갈색 바탕에 검은 점이 흩어져 있으나, 황해볼락은 연한 갈색 바탕에 등 쪽에 어두운 반점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황해볼락은 연안의 암초 지대에 조피볼락과 함께 살지만 먹이는 달라서 거미불가사리나 따개비류를 주로 먹고 산다.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중에서
황선도 지음 / 부키 출판사

황선도 지음 / 부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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