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김산업 발전 위해 ‘김산업연구소’ 반드시 있어야”
“지속적인 김산업 발전 위해 ‘김산업연구소’ 반드시 있어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2.01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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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술 한국김산업연합회장>
김 3억 달러 수출 주도…뱃놈에서 ‘김산업인’으로 자부심 끌어올려

 

 

 

▲ 김덕술 한국김산업연합회장. ⓒ박종면

해양수산부 부활 이후 줄곧 수산물 수출에 매달려 왔지만 2015년 수산물 수출액은 전년 대비 6.8% 줄어든 19억 2,5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군계일학처럼 전년 대비 두 자리수 증가율을 보이며 수산물 중에서 사상 첫 3억 달러 수출을 돌파한 품목이 있다. 바로 김이다. 김은 지난해 3억 5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다.

김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관련 산업을 아우른 김산업연합회 등 민간단체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2009년 설립된 김산업연합회는 1억 달러 수출 목표를 제시하고 1년 만에 달성했다. 또 올해 3억 달러 달성까지 5년을 줄곧 달려왔다.

김 산업이 지금의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 대한민국 수산업 전체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그 중 하나가 ‘김산업연구소’ 설립이다. 우리나라 김은 생산성이 높은 반면 이에 대한 연구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다. 업계에서는 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소위 ‘김박사’가 전무하다시피하다며 김전문가 양성과 전문 연구소 설립을 정부에 원하고 있다.

맛과 안전성까지 보장해주는 김활성처리제 개발, 다양한 종묘 배양법 연구 등 민간에서 하기에 벅찬 것들이 많다.

김덕술 한국김산업연합회 회장은 “농업에서 통일벼가 필요할 때가 있었듯이 양이 늘었으면 품질 좋아야 할 때가 있다. 기초에 투자할 수 있는 연구소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산업연합회에는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전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 한국김수출협의회 등 생산, 가공, 수출에 기여하는 산업인들의 연합체다. 세계 90개국으로 뻗어나가는 김. 생산, 수출 모두 세계 1위를 이끌고 있는 김산업연합회 김덕술 회장을 <현대해양>이 만났다.

 



김산업연합회가 김 수출을 주도했는데…

김 수출을 주도한 건 수출업체들입니다. 김산업연합회는 어민을 뱃사람에서 김산업인으로 자부심을 심어주고 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하고 규율을 만들기 시작했고, 시설 개선, 종자개량 때 맞춰 종자개량 워크숍, 세미나, 개선 제안을 해 정책에 반영하며 조화를 이뤘습니다.

한국김산업연합회는 수출업자, 생산자 어민, 마른 김제조자 사이의 갈등 해소에 큰 기여를 해왔고 김 품질 개선을 위해 앞장 서왔습니다.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는 김 수출 1억 달러 달성 이후 생긴 ‘김의 날’ 기념식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념식은 김생산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업계 종사자들 중심으로 치렀으나 ‘김의 날’ 원래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 중입니다.

향후 ‘김의 날’ 행사는 소비자에게 김상품 알리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김산업연합회는 김산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김이 3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 보나?

김의 다양성입니다. 획일화 하지 않고 과다경쟁이라 할 만큼 김업체들이 신시장 개척에 열심히 하고 있고, 김이 건강식품,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너지효과로 맞물려진 것입니다. 10~15년 전부터 씨를 뿌린 결과라고 봅니다.

씨를 뿌리기 시작한 시점이 수출 8,000만 달러할 때 2009년 김산업연합회를 만들었습니다. 그 때 수출 1억 달러하자 해서 1억 달러했고, 그 다음 2억 달러했습니다.

방향을 잘 잡은 것입니다. 양식도 가공도 같이 시너지효과를 낸 것입니다. 슈퍼김으로 양식 면적이 늘어나고대형화 되고 생산 코스트가 내리며 생산성이 좋아졌습니다. 생산량이 급증했는데도 수출이 늘면서 가격이 유지됐습니다.

지난해 ‘김의 날’ 행사 중 3억 달러 수출 다짐대회. ⓒ박종면


김 가격이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어 싸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수요측면에서 본 것입니다. 품질 고급화를 통해 김 가격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생산측면에서 보면 생산량이 30년 전 보다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지주식에서 부유식으로 바뀌면서 생산량이 늘고 배로 노 저어서 1시간 나가다가 지금 쾌속선으로 1시간 나갑니다. 슈퍼김으로 30% 생산량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이 유지되는 것은 수출효과라고 봅니다.

이제 품질 차별화로 생산과 수출에 있어 세계 최고를 차지해야 합니다. 생산성은 우리나라가 최고입니다. 생산성이 곧 경쟁력입니다. 지금까지 생산성에서 1위로 달렸다면 앞으로는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위생, 환경, 건강, 품질, 종자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런 건 개인이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전문인력이 나와야 합니다. 8,000만 달러 수출하는 인삼연구소는 있는데 3억 달러 수출하는 김산업연구소는 없습니다. 전남에 해조류 연구센터가 있지만 국가에서 만든 건 없습니다. 그마저도 해조류가 다양하다 보니 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가 없습니다.

양이 늘었으면 품질 좋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기초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연구소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학에서 해조류 전공하는 학생 나오지 않을까요? 김산업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연구소 설립이 시급합니다.


수출 3억 달러 달성 다음 목표는?

1억 달러 달성하면서 다음엔 3억 달러하겠다 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습니다. 수산물이 대부분 마이너스 아닙니까. 5억 달러로 향해 가기 위해서는 양식장이 정비돼야 할 거고, 특히 서양인들을 겨냥하려면 위생문제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그런 것이 뒷받침 된다면 2020년엔 5억 달러 목표로 가야 되지 않겠나봅니다.

한중 FTA가 발효됐는데 중국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이겨내고 두 번째는 품종개량, 생산량 유지·증가로 꾸준히 경쟁력 갖춘다면 그 시장에 들어가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불안에 떨고 거꾸로 우리가 관세 장벽으로 막고 두 손 놓고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그 시장도 우리 것이라 생각하고 간다면 훨씬 유리한 점도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위생에 있어서는 굉장히 취약한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를 가까이 두고 있다는 건 기회입니다. 우리가 다양성을 확립해서 친환경적인 기술로 생산해낸다면 엄청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다양성이 우리나라 수출 김의 특징입니다. 다양성이 다른 김 못 들어오는 장벽이 됩니다.

 

▲ 지난해 김은 두 자리수 증가율을 보이며 3억 5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사진은 지난해 김산업 지속발전방안 워크숍 장면. ⓒ박종면


할랄시장은 전망이 어떤가?

김은 할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뚫려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인도네시아 중심이지만 결국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5년 뒤엔 할랄시장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 봅니다.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외시장은 교포가 먹어서 커지는 게 아니라 그 나라사람이 먹어야 커집니다. 할랄인증도 자꾸 보여주면 김은 먹어서 배부르지 않은 식품이라 소득이 늘면 소비도 늘 것입니다.

또 김산업연합회장을 맡았는데…

미국에 공장(삼해상사)을 준공해 작년 11월부터 가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 출장이 많을 것 같아 고사했는데 또 하게 됐습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1기 때는 “우리는 김산업인이다. 뱃놈이 아니다. 뱃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존감을 끌어 올렸고, 2기 때는 “이제 환경이다. 위생적으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번 3기는 2세대, 3세대가 돌아오는 김산업으로 이끌려고 합니다. 김산업이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 버는 산업이 돼야 2~3세대가 참여하겠지요.

그리고 친환경 위생적인 안전한 김산업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안심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자꾸 김산업연구소를 얘기하는 겁니다. 연속성을 갖는 안전한 김산업을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가진 분들이 연구를 해야 되니까 자꾸 얘기하는 겁니다.

▲ 지난해 3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한 시점에서 지속적인 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김산업연구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김산업지속발전방안 워크숍.ⓒ박종면


작년에 김산업연구소 설립을 정부에 요구했는데…

작년에도 추진했던 가칭 ‘김산업연구소’ 신설이 무산된 게 제일 아쉽습니다, 김 수출 3억 달러를 달성한 시점에서 지속적인 김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소가 절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인삼같은 경우 20개가 넘는 연구소가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며 비교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연간 8,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홍삼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1개소씩 연구소가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에 해조류센터가 있지만 김을 이학적으로 관리합니다. 전국적인 김연구소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김은 이제 교민들만의 김이 아니고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식품입니다.

김 외에 외화가득률 100% 식품산업이 없잖아요. 농수축산식품 참치, 권련, 커피 다음 수출품목이 김입니다.

그런데 참치는 원양에서 잡은 거고, 커피, 권련(담배)은 원료를 수입해 오는 거고, 김은 그렇지 않잖아요. 농업에 지원하듯 김산업에 지원하면 김산업화가 되는 건데, 더군다나 중국하고 경쟁하는 1차 산업 아닙니까. 김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당연히 높은 비율을 차지해야 되고 더 관심 가져주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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