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광부·간호사 20배 규모 외화획득한 원양어선원 역할 재조명
파독 광부·간호사 20배 규모 외화획득한 원양어선원 역할 재조명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12.02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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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 선원묘지 이장 지원…40년 만에 순직 선원 고국 품으로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1960~1970년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원양어선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재조명이 최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60년대 초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참혹한 수준으로 6.25 전쟁 통에 그나마 있었던 산업시설마저 붕괴되었고 경제 성장의 기반을 형성할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나라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6070 달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125개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 국가에 속했으며 실업문제가 심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원양어업은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교 관계조차 수립되지 않은 나라까지 진출해 오대양을 누비며 우리 국민 먹거리 제공은 물론, 천금 같은 달러를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특히 원양어획물 수출은 해외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출품에 수반되는 원자재 비용이 전혀 없어 외화 가득률이 100%에 달했고, 단 1달러의 외화도 소중한 1960년대 한국 경제상황에 비춰 볼 때 국제수지 개선, 국민소득 향상, 나아가 경제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지난 2002년부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원양선원 묘지에 대한 정비 보수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선원묘지에 잠들어있는 선원 유해를 국내로 이장토록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원양어선 출항지인 부산시는 1960~1970년대까지 국가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 했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원양어업과 원양어선원들에 대한 스토리 메이킹 프로젝트 및 원양어업 역사관 조성을 위한 용역에 나섰다.

원양어업 외화획득액, 총수출액 5% 상회하기도

원양어업 및 원양어선원들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재조명 작업은 최근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공헌이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재조명 받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원양어업과 원양어선원들은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소외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 순직 원양어선원들의 영령을 모신 라스팔마스 납골당
1957년 인도양 참치연승 시험 조업의 성공으로 시작된 우리 원양어업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 등 국가경제 발전에 초석을 쌓았으며, 경제발전에 기여한 바를 외화가득률을 바탕으로 수치적으로 따져보면 파독 광부와 간호사 기여도보다 훨씬 높은데도 정작 국민들의 관심은 받지 못해 왔다.

한국원양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양어업이 1970년대 말까지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 획득 금액(내수분은 비포함)은 총 19억 9,289만 8,000 달러로 파독 광부·간호사가 1965-1975년까지 송금액 총 1억153만 달러에 비해 10여배 이상 많다(과거사 위원회 자료).

당시 원양어업으로 인한 외화획득 금액은 한 때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5%를 상회했으며, 전체 수산물 수출의 50% 이상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가 크다. 원양어업은 당시 미비했던 우리나라 산업 구조로 볼 때 단일 업종으로는 요즈음 반도체 산업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우리나라의 블루칩 산업이었던 것이다. 이역만리 해역에서 높은 파고와 싸우다 순직한 수백명이 넘는 원양선원들의 숭고한 희생이 바탕이 되어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국내 이장 적극 지원

한국원양산업협회는 원양어선원들의 이같은 숭고한 희생을 기려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억 700여만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스페인 라스팔마스, 떼네리페, 태평양 사모아, 타이티, 피지, 수리남, 앙골라, 세네갈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원양선원 묘지(총327기)에 대한 정비 보수 작업을 벌여온 데 이어 최근 이들 원양어선원들의 유해를 국내로 이장하는 사업을 적극 펴고 있다.

협회는 해외에서 조업 중 숨진 원양선원 유족들이 국내 이장을 희망할 경우 해외 선원묘지에서 유해를 국내로 이장하는 행정적 절차 등을 적극 지원하고 필요한 경비도 정부 예산으로 전액 지원하고 있다.

앞서 협회는 지난 2002년 라스팔마스에 흩어져 있던 묘지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순직 원양어선원들의 영령을 모신 납골당을 건립했으며, 2003~2004년도에는 사모아 원양어선원 묘지 축대공사 및 묘역 정비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2012년에는 수리남 파라마리보지역에 산재되어 있던 묘지(31기)를 대대적으로 정비, 납골 묘역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이들 해외 선원묘지에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이역만리 먼 해역에서 고향을 등지고 원양어업 역군으로 일하다 운명을 달리한 327명의 순직 원양어선원들이 잠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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