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멍게 대량폐사 현상
양식멍게 대량폐사 현상
  • 허영백
  • 승인 2010.02.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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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멍게 대량폐사 현상 및 물렁증 예방양식기술 개발 현황 
국립수산과학원 양식환경연구소 수산연구사 허영백


멍게, Halocynthia roretzi는 동남아시아에서 북쪽으로는 일본 북해도에서 남쪽으로는 구주 남해전역에 분포하며, 중국의 산동반도에서도 관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수도를 남방한계로 하여 동해안과 남해안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멍게 양식은 통영과 거제만 일대 굴양식업자들 중에서 굴 양식시설에 천연적으로 부착한 멍게의 성육이 대단히 좋고 또한 그것을 채취하여 판매 하였던바 가격이 아주 좋아 굴 양식업자들 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멍게 양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멍게 인공적인 천연채묘와 양식이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은 1974년 굴 종묘생산업자들이 자연채묘 및 수하양식을 하여 1976년도에 50톤의 생산실적을 올려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것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인공채묘 기술은 1974년 국립수산진흥원(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실내채묘 및 야외육성시험 등을 실시하여 1970년대 말 인공종묘생산 기술이 완전히 개발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통영지방을 중심으로 양식이 시작되었다. 현재까지 멍게 양식은 대부분 한국과 일본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중 한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977년부터 매년 9월에서 10월에 원인 모르게 대량의 멍게가 폐사되었다. 처음에는 연승수하식 양식멍게가 폐사하기 시작하다가 1978년부터는 자연산 멍게마저 대량폐사 하기 시작하여, 일시적으로 양식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으나, 다시 80년대 초반 울진 부근의 일부 자연산 어미와 일본 센다이 지방에서 양식산 어미를 수입하여 다시 양식을 시작하면서 차츰 활성화되어 1980년대 127ha에 그쳤던 시설면적은 1990년 2,000ha을 상회하면서 경남과 경북지방을 중심으로 연간 2만톤 이상의 생산량을 보였다. 그러나 또 다시 19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동해안 양식멍게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물렁증 현상으로 피낭이 연화되면서 대량폐사하여 생산량이 1만톤 전후로 감소하였고 시설면적도 1,300ha 전후로 줄어들었으나, 2000년대 이후 어류, 패류양식산업의 침체로 시설면적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물렁증 현상은 경남 통영지방을 중심으로 남해안에서도 대량폐사가 발생하여 2000년 초 전체 3,000톤 정도의 생산량을 보이다가 최근 9,300여톤으로 회복되고 있다. 최근 년까지 동절기 물렁증으로 인한 대량폐사는 매년 시설기준 50%이상의 멍게가 폐사하여 200억원 이상의 양식어업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멍게 양식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동절기 발생하는 물렁증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매우 급선무이다. 
표. 연도별 생산 및 폐사 현황
(단위 : 톤, 억원)

        연도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생산
전  체
4,603
9,613
3,116
6,349
9,334
7,127
9,318
5,200
폐사
폐사물량
(불명)
(불명)
50,114
15,404
12,660
14,873
12,682
16,839
(폐사율 %)
-
-
(94)
(71)
(57.6)
(67.6)
(57.6)
(80.4)
피해 금액(추정)
(불명)
(불명)
385

249
222
261
223
296

   ※ 자료 : 생산량(수산통계연보), 폐사량 및 피해금액(멍게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일반적인 멍게의 대량폐사를 유발하는 현상은 물렁증 현상과 쪼그랑증 현상으로 크게 대별할 수 있는데, 물렁증은 주로 동절기 또는 수온 18℃이하에서 발생하여 단기간에 대량폐사로 이어진다. 물렁증의 외관적인 특징은 먼저 피낭색깔이 붉어지면서 입출수공이 돌출되고 피낭이 얇아진다. 그러면서 멍게 고유의 색택이 상실되면서 잡으면 물렁물렁하고 피낭이 파열되면서 육질이 흘러내리면서 완전히 융해하여 내용물이 흘러내리고 심한 악취가 난다.

 

물렁증 현상


쪼그랑증 현상
그림. 멍게의 물렁증과 쪼그랑증 현상.


  쪼그랑증은 주로 수온 20℃이상의 고수온기에 많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내부생명유지 기관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외부 증상은 초기 입수공과 출수공을 닫고 호흡활동을 거의하지 않으면서 피낭에 주름이 잡히면서 쪼글쪼글해진다. 초기에는 정상적인 피낭색깔을 보이면서 특이적인 현상이 관찰되지 않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피낭이 쪼글쪼글해지고, 피낭외측 구근 부분부터 수생균이 착생하면서 전체적으로 희게 변화고 내용물이 부폐되어 빠져나온다. 두 증상 모두 말기에는 피낭이 파열되면서 내용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만, 물렁증 개체는 육질부가 완전한 형태로 내부기관의 간췌장 아가미 등의 조직이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쪼그랑증은 육질부가 완전히 부패되어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내부기관 특히 간췌장 부위 등이 완전히 파괴되어 있다. 즉 물렁증과 쪼그랑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물렁증은 표피를 감싸고 있는 피낭이 먼저 연화되어 외부방어기능이 상실되면서 이차적으로 세균 또는 기생성 선충류(Nematode) 등의 감염으로 피낭이 천공되면서 내부생명 유지기관이 파괴되어 폐사하는 것이고, 쪼그랑증은 먼저 내부 생명 유지기관이 완전히 파괴되어 면역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면서 수생균과 같은 부폐균이 착생하여 폐사한다는 점이다.
  실내에서 물렁증 개체와 쪼그랑증 개체를 사육해 보면, 물렁증 개체는 사육해수를 일정수준으로 여과 살균 처리하여 유수하면서 순수 배양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공급하면서 사육하면 정상적인 먹이섭취와 새로운 피낭이 형성되면서 30일 이상 까지도 생존이 가능한데 비해 쪼그랑증 개체는 3일을 경과하지 못한다. 또한 일반 양식현장에서도 물렁증 개체는 일정기간 정상적인 먹이섭취를 하고 있는 개체가 많이 관찰되지만, 쪼그랑증 개체는 생명활동의 징후가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
  멍게의 쪼그랑증은 하절기 갑작스런 물리?화학적인 서식환경의 변화가 멍게의 생존범위를 순간적으로 초과함으로써 생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멍게가 급사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주로 동해안의 냉수대, 2.0 ppm 이하의 빈산소수괴, 하절기 수온약층이 발달된 상태에서 태풍 등과 같은 갑작스런 물리적인 변동에 의한 고수온노출 및 저염분 영향 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양식 멍게의 대량폐사를 방지하기 위한 양식기술은 외해양식, 심해양식, 침설식 또는 역수하식 양식 등과 같은 어장환경의 변화를 이용하여 폐사방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주고 실시되었는데, 이와 같은 방법은 주로 먹이생물의 발생이 저조한 곳에서 양성하다보니 성장이 둔화되고, 비만이 저조하여 상품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양식어장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멍게의 대량폐사를 일으키는 주요인인 물렁증 현상을 완전히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였다.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물렁증 발생의 기작을 밝히기 위하여 2006년부터 관련 대학 및 조합 등과 함께 멍게 물렁증 발생원인을 구명하여 새로운 양식기법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연구결과 멍게의 물렁증은 주로 주 성장시기 성장에 따른 과도한 대사활동으로 성장인자가 결핍되어 생리적 항상성이 결여되면서 면역력이 저하되어 피낭형성에 관여하고 있는 혈구, 피낭분비조직 등이 특이적인 생명활동에 의해서 파괴되어 궁극적으로 피낭형성기관이 파괴되면서 피낭생성기능이 저하되어 피낭조직이 연화되면서 외부방어 기능이 소실되어 각종 분해세균 또는 기생성 선충류가 감염되어 일시에 대량폐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멍게 물렁증 발생 기작 및 물렁증 예방 양식기술개발 방향

이와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물렁증 예방 양식기술개발은 일차적으로 주 성장시기 면역력을 증강시켜 물렁증 발생 진행을 차단하여 물렁증을 예방하는 단기 현장 적용 양식기술 개발과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발육종을 통한 물렁증 내성 품종을 개발하여 원천적으로 물렁증을 억제하는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면역증강을 통한 단기 적인 현장적용 물렁증 예방 양식기술개발은 면역력을 증강 시킬 수 있는 생리활성물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다양한 양식생물의 상호자극에 의한 자체 생존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법을 이용하였는데, 기술적용결과 생존율이 약 70%로 예년의 정상적인 멍게 생존율을 보였다.  
 ▣ 2009년 시험연구결과 월별 생존율 및 양성현황 변화

양성어장
월별 생존율 (%)

2
3
4
5
6
7
8
9
10
과학원어장
-
100.0
99.8
96.4
88.7
82.7
78.9
73.9
70.0
67.4
일반어업인
100.0
92.3
86.5
82.7
57.7
34.6
32.7
30.8
21.5
18.8

 


자연적으로 굴 양성줄에 부착된 멍게는 물렁증 현상이 관찰되지 않고, 해양구조물 중 철 구조물에 부착된 멍게도 물렁증에 의한 폐사가 없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많은 연구결과 멍게는 체내 Fe의 축적량이 일반 해수중의 Fe 량에 비해 적게는 10만배 많게는 100만배 이상 축적한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한 것이 이번에 적용한 물렁증 예방양식기술의 근원적인 원리이다. 그렇지만 완전한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한편, 우리나라 양식멍게 생산지는 크게 경남남도 통영시를 중심으로 한 통영산과 동해안 포항이북에서 강원도 속초해역까지 생산되는 동해안산으로 구분되어진다. 이에 따라 종묘생산에 필요한 어미멍게와 본 양성에 필요한 종묘도 동일하게 해역별로 구분되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멍게의 물렁증 발생현상은 통영해역에서 생산된 어미를 이용하여 종묘생산 후 통영해역에서 중간육성한 종묘가 동해안 어미를 이용하여 생산하여 것과 동해안에서 중간육성한 종묘에 비해 양성시 물렁증 발생현상이 낮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상은 통영산이 동해안산에 비해 물렁증에 대한 내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선발육종을 통한 물렁증 내성품종을 개발하면 이와 같은 현상을 배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선발육종은 다년간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단기간에 그 효과를 얻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물렁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발육종은 반드시 필요한 기술개발 부분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현재까지 선발육종을 위한 유전자 마크 개발 등 관련 기술들이 하나하나 개발되고 있다. 선발육종을 위한 완전한 기술개발이 앞으로 5년 이내에 개발 완료되어 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5년 이 후에는 물렁증에 내성을 가진 품종이 어느 정도 양식어업인들에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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