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눈에 비친, 우리가 기록 못한 ‘격동 한국 50년’
일본인 눈에 비친, 우리가 기록 못한 ‘격동 한국 50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7.19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내달 5일부터 11일까지

일본인이 기록한 대한민국 격동의 50년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격동한국 50-역사의 기억, 시대의 추억이 그것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시세이. 한국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국의 현대사를 기록해왔기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답게 느껴지는, 그래서 구 선생님이라 불리는 그.

그는 그의 모국이 저지른 중차대한 범죄에 속죄라도 하듯 아픈 우리의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그들의 죄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그들 정부에 용서를 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남북한을 오가며 기록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록, 원폭 피해자들의 생활상, 남북 분단 현장, 월남 파병 등의 사진은 우리 한국 사진가들이 하지 못한 것을 일본인인이 그가 직접 오랜 세월동안 기록한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의 사진이 모두 필연성 있는 중요한 기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중 많은 사진은 20~21세기에 걸친 한국의 둘도 없는 중요한 역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반세기에 걸친 한국 취재는 결코 용이하거나 편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는 이 땅에서 엄연한 이방인이고 극심한 반일 감정의 희생양이었을 테니 말이다. 더 나아가 그의 기록 행위가 고행의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의 역사 현장을 카메라에 장장 반세기, 50년 동안이나 담아왔다. 평생을 피해국의 역사를 담는 일에 매진했던 그의 카메라 필름에 담겨졌던 잠상이 격동한국 50-역사의 기억, 시대의 추억사진전의 이름으로 펼쳐진다.

1965년의 한일 굴욕 회담 반대 학생 침묵시위 사진은 유치진 시 깃발의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그 사진을 비롯한 격동의 50, 역사의 현장을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다시 만날 수 있다. 여든이라는 사진가의 연령을 감안할 때 다시 만나보기 힘든 개인전이 될 지도 모른다.

구와바라 시세이는 모국에선 일본의 수은 중독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작업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사진가다. 1962한국이라는 사진전으로 고단샤(講談社)사진상을, 1970년에는 일본사진협회 연도상을, ‘문서 2인전’(ドキュメント二人展)이라는 전시로 1982년에 이나노부오상(伊奈信男賞)을 수상했다. 2014년 사진전 부지화해(不知火海)’와 사진집 미나마타 사건으로 토문권상(土門拳賞)을 수상한 바 있다.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격동한국 50-역사의 기억, 시대의 추억

2015. 8. 5-8. 11

조선일보미술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