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클러스터, 해양강국의 초석
해양클러스터, 해양강국의 초석
  • 박한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 승인 2015.06.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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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바야흐로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잡스처럼 1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를 기대한다는 것은 역시 비현실적인 대안일 뿐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대안은 협업 네트워크, 즉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자료를 쉽게 찾고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있다. 세계 각국이 창의성과 혁신에 기반을 둔 국가적 전략 사업 창출에 힘쓰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창조경제의 선진국이 되려면 수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활용 가능하도록 지식 산업 생태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최근 구성 주체들 간에 다양한 채널을 형성하여 지식과 정보를 상승시키는 혁신클러스터가 주목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클러스터(Cluster)란 사전적 의미로 ‘사물들의 밀접한 집단’을 의미한다. 실리콘밸리, 이탈리아 북부의 섬유단지처럼 일정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산업집적지역'을 말한다. 21세기 열린 지구촌 지식사회에서 조직의 생존 경쟁력을 위해 가장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이 바로 클러스트이다.

그렇다면 해양수산분야는 어떤 상황일까. 우선 해외 사례를 살펴보자. 외국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 샌디에이고 해양클러스터와 중국 칭다오에 건설 중인 해양과학기술 신도시 '블루실리콘밸리'를 들 수 있다.

샌디에이고 해양클러스터는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USCD)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해양 인재를 양성하고 해양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며 세계의 해양신산업을 리드하고 있다.

또한 중국 칭다오에 건설 중인 해양과학기술 신도시 '블루실리콘밸리'도 유명한 사례로 손꼽힌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자그마치 30년에 걸쳐 1501억 위안(한화 27조 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칭다오 지모시에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칭다오과학기술 국가실험실, 국가심해기지, 산둥대 칭다오캠퍼스, 국가해양장비품질점검센터, 혁신과학기술단지, 하얼빈공대 청도과학기술단지, 해양플랜트연구원, 제1해양연구소 블루실리콘밸리연구원, 청도해양지질연구소, 중심업무지구, 청도블루 중심지구가 들어선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해양수산분야의 클러스트는 부산 영도구의 동삼혁신지구가 유일하다. 동삼혁신지구에는 전국의 해양수산 공공기관들이 속속 이전하며 해양수산 연구·교육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바다를 매립해 허허벌판이던 이곳이 세계적인 해양수산 연구개발의 메카로 변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해양클러스터가 완성되면 민·관·산·학·연의 연계를 통해 해양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정책을 뒷받침할 풍부한 연구인력들은 정보교환과 공동 연구·조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벤처 기업과 협력업체 창업, 관련 업체들의 이전을 유도해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소비촉진 등 지역경제도 이바지할 수 있다. 해양클러스터의 성공은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해양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이전 공공기관들의 연계와 협력이 중요하다. 각자 보유한 노하우와 정보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실행과 이해관계 조정에 나서야 한다.

또한 이전 해양수산 공공기관들이 클러스트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기관 및 직원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도약해 세계의 해양산업을 리드하느냐는 해양클러스터, 해양단체 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과 해양산업계가 힘을 모아 얼마나 시너지를 이루어내느냐가 중요하다. 더불어 어촌계 등 수산업 분야에도 클러스터를 구성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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