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겨울 산행
사홍만 (장흥군수협 조합장, 시인)
정상에 오를수록
나목의 설화는 수정처럼 더 빛나고
꽁꽁 언 등산로
아이젠을 이겨낸 얼음 꽃 위를
우리네 삶처럼
한 발 한 발 긴장하며
흔들림 없이 걸으라한다
어머니의 마당을 온통가린
광목에 펄럭이는 바람처럼
세월이 쉼 없이 흘러가는데
이웃의 허를 찌르며 사는 삶 까지도
다 덮으며 수용하는 눈을 닮으라
사색하며 오른다.
이순(耳順)의 유호덕(攸好德)
겸손과 지혜로 허위와 편견을 걷어내고
다 벗어 뼛속의 추위를 이겨낸
낮은 자세
흰빛지조로 올곧게 서있는 저 나목을 보아라.
가슴 한복판에
얼음 꽃밭을 일구며
천관산 정상에 오르듯
노년의 길을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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