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항해에서 침몰한 불침선 - 타이타닉 호 ①
연재를 시작하면서 |
…… 업무상 여객선을 타고 대서양을 왕복하는 나는 언제나 돈을 지불하고 탑승권을 산다. 그 표가 결코 저승으로 가는 티켓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에는 허다한 여객선과 종사원들이 있지만, 그들 모두 뛰어난 기술자는 아닐 터이다. 개중에는 타이타닉 호의 몇몇 사관들처럼 직무에 태만하거나 기술적 수준이 미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매한 승객들은 다만 그들이 제발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를 기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느 네 -덜란드 상인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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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세기 벽두인 1912년 4월 14일 동틀 무렵. 미국 화물선 캐로니마 호는 항로상에서 거대한 빙산과 마주쳤다. 계절로 치더라도 육지에서는 개나리가 활짝 피어난 봄철이어서 그간 단 한 번도 목격한 적 없는데 무슨 변괴인가 싶어 선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날이 밝아 다행이었지, 야밤중이었다면 무슨 화를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선장은 당장 무선사더러 그 사실을 주변 항행선들에게 두루 전하도록 지시했다.
- 북위 42도 서경 50도 인근에 엄청난 크기의 빙산이 떠다니고 있으니 각별 주의하시기 바람.
캐로니마 호 선장의 그 같은 조치야말로 특정 선박이 인지한 위험 요소를 주변 항행선에 두루 알림으로써 행여 야기될지 모를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선박안전법에 근거한 의무 사항이었다. 빙산은 얼음에 불과하지만, 마치 한 마리 새가 항공기 프로펠러에 빨려들면 큰 손상을 입는 것처럼, 비록 대형선 강철일지라도 쉽게 파공(破孔)을 야기하면서 침수에 이르러 종당에는 침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이하 내용은 월간 현대해양 2015년 2월호(통권 538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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