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회장 | 60년 새우 양식의 역사를 재조명하다
이기봉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회장 | 60년 새우 양식의 역사를 재조명하다
  • 진현경 기자
  • 승인 2024.04.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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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은 새우 가공시설과 홍보 위한 자조금 마련”
이기봉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회장
이기봉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회장

[현대해양] 올해는 기록상 우리나라에서 새우 양식을 시작한 지 61년이 되는 해다. 새우는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인기 해산물로, 우리나라도 해마다 새우 소비량이 증가하며 새우 양식 또한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오늘날 새우가 주요 양식 생물로 자리잡은 것은 많은 역경과 실패를 이겨낸 선구자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사단법인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이기봉 회장은 그들의 발자취를 재조명하고자 지난해 「한국새우양식60년사」를 발간하고, 올해 충남 보령군에 한국 새우양식의 6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세웠다. <현대해양>은 새우 양식업계에 자조금을 마련했다는 큰 성과를 내고, 협회 운영의 기틀을 닦고 있는 이기봉 회장을 만났다. 그는 충남 서산의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사무실 옆 7만 5,000평의 새우 양식장을 직접 포크레인을 운전해 리모델링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60년을 맞이한 한국 새우양식의 의미를 듣고 싶습니다.
1963년 충남 보령 무창포 신흥냉동에서 처음으로 양식을 시작한 이래 60년 동안 정말 많은 질병과의 싸움과 오늘날 생산기술이 스마트화되기까지, 우리 새우 양식은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그 생산량은 300톤에서 1만 톤의 시대로 넘어왔고, 우리나라 냉동 새우 소비량도 10만 톤으로 세계 6위의 수입, 소비 국가가 됐습니다.
이에는 불모지에서 산업의 일꾼으로 열심히 살아온 양식 선배님들의 노고가 녹아 있습니다. 이대로 세월이 흘러가면 어느 누가 그들을 기억할까요? ‘과거 없는 현재 없고, 현재 없는 미래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 오십 중반에 선배님들에서 새로운 세대로 교체해 한국 새우 양식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기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우 양식 60주년은 ‘그 의미를 더한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기봉 회장이 양식장의 새우를 관찰하고 있다.
이기봉 회장이 양식장의 새우를 관찰하고 있다.

양식 새우 홍보 관련 계획은?
지금은 활새우를 연중 365일 공급할 수 있는 현실임에도 ‘새우는 가을에만 먹는다’라는 인식의 전환과 홍보가 아주 부족합니다. 임의 자조금을 올해 처음으로 받는 단체가 됐지만, 적은 자조금으로 목적을 이루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제는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 조금씩 그 틀을 활용해 가고자 노력 중입니다.
또한, 활새우 소비촉진 전략으로 착한 가격의 현장 직판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양식 새우는 질병에 있어 아직 원인 병원균이 불명이거나 치료법이 없는 실정인데.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새우 양식 중에 발생하는 질병 중 치료가 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질병의 종류와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양식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산·학·연 모든 분야가 질병에 관한 모니터링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수질 환경에 관해서 서로 공유·소통하며 도움을 주고 있고, 빠른 테스트 결과와 수질관리를 쉽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작년 협회 회원들과 함께한 해외 선견지(인도네시아) 견학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료 회사의 자체적 이동식 질병검사 서비스’를 통한 관리였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런 해외의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수산생명의학과나 수산질병관리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시키는 것이 새우 양식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층의 양식업 유입이 절실한 실정인데 이에 대한 방안은?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1,000만이 넘는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했습니다. 양식 산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끌어 갈 젊은 층의 유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정부뿐 만 아니라 협회차원에서도 이러한 인재 유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귀어귀촌 등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해 가고 있고,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양식 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양식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물론 한국어촌어항공단, 연구기관, 유통업체 간 MOU 체결을 통해 처음 진입하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사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왔고, 앞으로도 양식 부지 확보를 통해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갈 생각입니다.

양식산업발전법에 따른 대기업의 새우 양식 참여에 대한 견해는?
무엇이든 급격한 변화에는 많은 반발과 붕괴의 위협이 있습니다. 대기업은 새우 대량 생산에 참여하는 것 보다는 독도새우, 닭새우 등 새로운 품종에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업은 생산보다는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 가공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부에서도 이제는 가공에 주력 지원해 냉동 새우시장에서도 수입산뿐만 아니라 국산 새우도 유통되도록 산지 가공 시설 지원사업도 넓혀가고 있는 현안들을 적극 활용해 갈 생각입니다.

베트남, 에콰도르 등의 국내 시장 개방 확대에 대한 대책은?
국내 냉동 새우 시장은 앞서 말했듯이 활새우 포함 10만 톤 시장입니다. 이 중 국내 활새우 시장은 1만 톤을 넘지 못하고 있고 가공할 수 있는 여건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국내의 자동차 시장을 내주고 에콰도르의 문호를 개방해 냉동 새우가 3년에 걸쳐 국내 생산량보다 많은 1만 5,000톤이 들어오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어떻게 하려는지 우선적으로 묻고 싶고 참으로 난감한 실정입니다.
어민들의 반발이 많은 시점에서 모두가 결과를 지켜보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 큰 타격이 올 경우 정부는 반드시 이에 상응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라는 입장입니다. 그저 우리 새우양식인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새우를 키우는 것 밖에는 별다른 대책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취임 후 2년간 가장 주력한 일과 남은 1년의 임기 중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취임 후 약속했던 공약사항들은 어느 정도 마무리 지은 것 같습니다. 새우양식 60년을 재조명해 보고자 했던 약속, 자조금을 받고자 했던 노력, 회원 간 통합과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아직 정착은 부족한 수준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은 자조금위원회의 정착과 차년도 자조금 마련을 위한 계획들을 세워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회비 납부만으로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28개 양식 품목 중에서 유일하게 새우만 재해보험에서 빠져있는데, 질병과 재해에 대해 보험 가입이 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노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협회 운영에 대한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협회에 관해서는 태국이라는 나라를 눈여겨볼 필요성이 높다고 봅니다. 과거 30년 동안 새우 업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나라가 2013년에 질병으로 인한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때, 협회와 단체의 기능적 역할이 새우 양식업계를 제자리로 복귀시키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던 나라입니다. 이를 기억하고 ‘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함께라는 틀 속에서 협회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하고, 생산기술 정보 또한 교환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책들을 마련해가는 플랫폼과 같은 협회로 운영해 갈 생각입니다.

이기봉 회장이 양식장 사무실 내 구비된 수질 측정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이기봉 회장이 양식장 사무실 내 구비된 수질 측정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새우는 어류에 비해 강한 생물이기는 하나, 질병과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성공 확률도 낮은 편이고, 아직도 어려움이 많은 양식 분야다. 결론적으로, 개인 차원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협회를 구심점으로 한 양식 어민들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본다.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어촌어항공단, 수산자원연구소 등에서 양식 기술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이기봉 회장은 새우지기 인생의 의미를 남기기 위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새우 양식 실무 지침서’를 발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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