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진흥원, 플랫폼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국섬진흥원, 플랫폼 조직으로 거듭나야...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4.04.0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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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인도 영화 「마운틴맨」처럼 10여 년 동안 자신만의 섬을 꾸미고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제일 힘든 일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육지에 비해 돈이 몇 배나 드는 것이 제일 큰 고충이긴 하나 관련 행정을 잘 아는 공무원이 드물고 또 자주 바뀌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은 것이 어려움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한국섬진흥원이 설립되었으니 그곳에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왜 안 해 봤겠냐’며 핀잔 투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기대를 걸고 연락을 해봤으나 도움을 받을 것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한국섬진흥원은 2018년 3월 ‘섬 발전 대책’이 마련되며 설립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섬 관련 사업이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어 예산·행정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범정부적인 섬 총괄 공공조직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2020년 12월 ‘섬발전촉진법’이 개정되고 이에 따라 2021년 9월 8일 한국섬진흥원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법에 따른 진흥원의 업무는 크게 섬 관련 조사·연구, 정책 수립, 진흥사업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립 취지에도 불구하고 한국섬진흥원이 설정한 미션은 ‘섬 전문 연구기관’이었습니다. 섬 정책 수립 국책연구기관을 표방하며 조직도 총 8개 사업팀 중 절반이 정책연구실 소속으로 연구 기능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진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섬특성화사업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이 사업은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으로 연안 지자체에서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대민 현장밀착형 사업으로 아직 전국 조직을 갖추지 않은 진흥원에서 맡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기존처럼 사업은 지자체가, 진흥원은 사업지의 선정 및 평가, 사후 점검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외 언론에 노출되는 행사나 MOU 체결은 진흥사업으로는 약해보입니다.

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국섬진흥원이 되어달라는 부탁의 차원에서 두 가지 제언을 해봅니다.

먼저 조직의 정체성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와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 진흥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섬의 인적, 물적 활성화를 전담하는 공공조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섬 주민에 밀착하여 직접 문제를 풀어주는 기관, 섬에 가보고자 하는·섬에 살고자 하는·섬에 투자하고자 하는 국민에게 논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섬 진흥 전담기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음은 섬 관련 플랫폼 조직이 되기를 요청드립니다.

연구사업도 타 부처나 지자체 연구기관, 대학, 민간 연구기관 등과 개방적으로 협력하며 성과를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연구성과를 정책으로 발전시키기가 용이할 것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진흥원이 있어야 될 것입니다.

일반 진흥사업의 추진에 있어서도 타 부처, 지자체는 물론이고 한국관광공사, 한국해운조합,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관련 공공기관, 민간단체 및 기업 등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합니다.

섬 전문가가 조직을 이끄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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