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축제, 어민의 이야기가 콘텐츠다
수산물 축제, 어민의 이야기가 콘텐츠다
  • 유승완 기자
  • 승인 2024.03.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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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완 기자
유승완 기자

[현대해양] 수산물은 우리 국민의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국가 영양의 한 축을 담당해온 식량 자원이다. 그리고 지역 특산물로서의 수산물은 지역 어민들의 오랜 어로 활동의 산물이자 중요한 경제 수입원이다. 최근에는 문화관광이 국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요소로 재인식됨에 따라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가 많이 개최되고, 이는 도시와 어촌을 연결하는 문화 교량으로 기능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수산물 축제가 연중 이어진다. 매년 1월 중 개최되는 홍성군 남당항의 새조개 축제를 시작으로 영덕 대게 축제(2월), 삼천포항 수산물 축제(4월), 장흥 키조개 축제(5월), 장보고 수산물 축제(6월), 구룡포 해변축제(8월), 대하 축제(9월), 감포항 가자미 축제(10월), 제주 모슬포 방어 축제(11월)로 이어지며, 한 해의 끝은 12월경 개최되는 화천 산천어 축제로 마무리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관광이 위축되면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앞세워 지역 축제를 개최하던 농어촌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지역 문화관광축제가 일시적으로 힘을 잃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촌소멸과 기후위기가 우리 수산물 축제의 지형도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어촌의 수산물 축제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어촌을 알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바다가 품고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촌소멸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촌이 품고 있는 문화자원을 끊임없이 발굴할 필요가 있다. 정작 지역 수산물 축제 현장에 가보면 유명 연예인을 위시한 화려한 공연뿐, 이렇다 할 만한 문화 콘텐츠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와서 연예인 공연을 보고, 각종 해산물 모둠에 술을 곁들여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우리 수산물과 지역문화를 알아가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식이 문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중요하다. 지역의 어업 방식을 이해하면 바다가 보이고, 바다를 보면 바지락, 대하, 소라, 해삼 등 수면 아래에서 숨 쉬고 있는 다양한 생물자원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생태계를 접하다 보면 동해, 남해, 서해가 보이고 국민이 우리 바다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업 방식은 어민들에게는 당연한 지식이지만, 도시인들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것이다. 따라서 어민의 조업방식 등을 소개하는 것은 어촌이 가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관광객들에게 알려줌과 동시에 지역의 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어로 방식 같은 어업 이야기도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것.

요즈음과 같이 경제불황과 수온 변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때문에 우리 수산인이 삼중고를 겪고 있고, 수산업 위기라고 매일같이 말이 나오는 시점에서 좀 더 신중한 방법으로 축제에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명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부단히 노력해온 어민들의 이야기가 축제에 투영될 때 비로소 어민의, 어촌에 의한, 어촌을 위한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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