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해 파랑 관측망 고도화 방향
연근해 파랑 관측망 고도화 방향
  • 박원경 ㈜대영엔지니어링 연구소장
  • 승인 2024.02.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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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경 ㈜대영엔지니어링 연구소장
박원경 ㈜대영엔지니어링 연구소장

[현대해양] 해안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파랑(波浪)이 해안으로 밀려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파랑은 해면이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운동을 말하며, 다양한 높이(파고)와 시간 간격(주기), 다양한 방향(파향)에서 밀려온다. 이러한 파랑의 상황을 나타내기 위해 파고, 주기, 파향을 관측한다. 파랑관측의 방법에는 계측기를 이용하지 않고 육안으로 관측하는 방법에서 부터 최신식 라이다, 레이다 장비를 이용하는 방법까지 관측 기술의 대폭적인 발전이 있었다.

1950년부터 60년대 사이에는 해저에 설치되어 수괴 무게를 압력으로 변환하여 파고를 관측하는 수압식파고계, 1990년대 초음파를 해수면까지 발사하여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 거리로 환산하는 초음파식 파향·파고계, 해수면 운동을 부이 내부 가속도계를 이용하여 측정한 후 거리로 환산하는 부이식 파향·파고계 등을 도입하였으며, 최근에는 육상 레이다의 전파속도와 송·수신 시간을 이용한 레이다 파고계 등이 대표적인 파랑관측 장비로 활용된다.

이렇게 수집되는 실해역 파랑관측 데이터는 항만·연안시설의 계획과 설계, 해상공사의 계획 및 안전관리, 피해발생시 원인규명 및 복구대책 수립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항만 및 해안 기술자들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기초데이터이다.


우리나라 파랑관측망 현황
우리나라 기상청과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비교적 먼바다(외해, 수심 약 100m 이상)에서 해양부이 내부에 가속도 센서식 파고계를 부착하여 파랑관측을 하고 있다. 기상청의 경우 서해 12개소, 남해 10개소, 동해 10개소로 총 31개소의 해양부이를 운영 중에 있고,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서해 2개소, 남해 9개소, 동해 8개소로 총 19개소의 해양부이를 운영 중이다. 기상청 및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이형 파고계의 경우 설치수심의 제약을 받는 경우가 적고 현장에 설치 시 수심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장점이 있으며, 파고, 주기 측정 시 비교적 양호한 관측결과를 제공하지만 해상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외력요인(바람 및 해류 등)이 영향을 주는 경우 파향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에서는 항만·연안 시설물의 안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항만 가동률, 연안표사, 침식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파랑에 대한 정밀한 관측자료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악천후 시에도 비교적 정도 높은 파랑관측이 가능하도록 착저형 초음파식 파고계를 이용한 연근해(수심 30~40m) 파랑관측망을 2017년부터 구축하여 서해 8개소, 남해 8개소, 동해 15개소로 총 31개소를 운영 중이다.


연근해 파랑관측자료의 활용성 및 기대효과
해양수산부에서는 연근해 파랑관측망 운영으로 축적된 연근해 파랑관측자료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기상청,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 장기 연속 관측자료도 함께 수집하고 바람장을 이용한 파랑실험의 추산자료와의 상호 비교를 통해 오류 및 결측자료를 검토하여 품질관리(Quality Control, 이하 QC)를 수행한다. 이렇게 품질 관리(QC)된 파랑관측자료는 항만 및 연안 시설물 설계, 연안 방재대책 등 실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유의파고, 주기, 파향을 시계열 자료 형태로 ‘전국파랑관측자료 제공시스템(WINK; www.wink.go.kr)’을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WINK시스템에서는 실해역 장기 파랑관측 자료뿐만 아니라 항만설계 시 설계 파랑 추산에 사용되는 바람장 자료와 우리나라 항만시설에 영향을 크게 주었던 태풍/비태풍 이벤트에 대한 스펙트럼 자료도 관련 전문가가 이용할 수 있도록 DB화하여 제공 중에 있다.

이러한 DB의 축적을 통해 향후 항만·어항 및 연안 시설물 설계에 필요한 기초자료의 정확도를 향상시켜 시설물 피해 예방 및 대책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근해 파랑관측망의 운영 시 개선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면 위에 설치되어 파랑을 관측하는 부이형 관측망은 해상에 노출되어 선박과의 충돌 등으로 장비가 훼손되거나 분실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연근해 파랑관측망은 수심 30~40m 해저면에 착저식으로 설치됨에 따라 장비 훼손 및 관측자료 결측률이 대폭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해저면 어로작업으로 인해 장비 훼손 및 분실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자료확인이 불가능하여 장비에 이상 발생 시 즉각적인 감지 및 대응이 어려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장비 훼손 및 분실뿐만 아니라 양질의 관측자료 획득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직·간접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안정적인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파랑관측 기술이 요구된다.


연근해 파랑관측망의 고도화 방향
연근해 파랑관측망은 항만 및 연안시설물 설계의 기초자료로써 활용되기 때문에 현재의 관측 정확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장비 유지관리 측면에서 기존 관측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도화하여야 한다.

현재의 실시간 파랑관측 기술로는 앞서 소개된 부이형 외에도 레이다형, 스테레오 카메라, 수중 무선통신 모뎀 장착 등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연근해 파랑관측망 구축의 목적상 정밀한 파랑관측 자료가 요구되는 점을 고려하면 부이형, 레이다형, 스테레오 카메라는 고파 발생 시 관측 정확도 확보와 거리제한 등으로 여전히 한계가 있다.

한편, 기존 착저형 초음파식 파고계에 수중 무선모뎀을 설치할 경우에는 기존 관측망 수준의 파랑관측 정확도를 확보하면서 실시간 데이터 전송을 통해 즉각적인 자료획득과 이상 감지를 통한 유지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중 무선모뎀을 이용하는 방법은 파고계 설치해역(수중모뎀 송신부)뿐만 아니라 해안에서의 수중 수신부에 대해서도 잠수부를 동원한 유지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비용과 안전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레이다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한 육상에서의 실시간 파랑관측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관측 정확도 확보와 안전한 유지관리가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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