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바이오 산업, 그 무한한 현실적 가능성에 대하여
해양바이오 산업, 그 무한한 현실적 가능성에 대하여
  • 장덕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4.02.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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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장덕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현대해양] 바이오산업은 시기와 지역을 막론하고,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지식기반 첨단산업이다. 바이오산업은 기능성을 보유한 생명자원에 기술을 적용해 인간에 유용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산업을 말한다. 해양바이오는 바이오 산업의 하나로, 해양생명자원(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하는 산업을 말한다. 해양바이오 분야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신규 자원 다양성과 자원이 보유한 우수한 기능성 등을 이유로 전세계 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의 가능성
우리나라에서 해양바이오산업이 갖는 현실적 가능성은 매우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다. 우선 첫째로 전세계적으로 해양바이오산업은 태동기 산업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이다. 바이오산업의 역사는 가히 인류의 역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해양생명자원은 1980년대에 들어와 산업적 활용논의가 시작되었을 만큼 신생 산업영역이다. 물론,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과 같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지만, 해양바이오 분야에서 절대적인 기술우위를 갖고 있는 국가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해양바이오는 기능 특이적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보하여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에 그 격차는 전통적인 바이오 분야 대비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 내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둘째는 해양생명자원은 거의 무한에 가까운 다양성과 신규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표면의 약 70%는 바다이고, 지구상 서식하는 생명종의 약 80~90%는 해양에 서식하고 있지만 해양생명자원 가운데 산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경우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즉, 인간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식품 또는 의약품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생명자원을 활용해 왔지만, 그 대상이 되는 자원들은 주로 접근이 용이하며, 대량 재배를 통한 원료소재 확보가 쉬운 육상생명자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리고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들은 ‘특허’를 통해 소위 기술선진국인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해양생명자원은 대부분 기술독점으로부터 자유롭고,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상대적으로 해양생물종 다양성이 높은 국가이면서 동시에 해양생명공학기술이 발달한 국가이다.

셋째, 육상생명자원과 비교할 때, 해양생명자원은 자원 특이적인 기능성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산업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해양생명자원의 소재화 가능성은 육상자원과 비교할 때 약 2.17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해양생물들은 해양의 극한환경, 즉, 높은 염도와 압력, 빈(貧)영양, 빈(貧)산소 등의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해양생명자원은 바다라는 극한환경에서의 생존을 위한 진화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능 물질을 몸 안에 축적한다.

넷째, 해양바이오 산업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적 성과를 확보하고 있는 전통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해양바이오 산업의 성과가 기술개발 기업 및 연구소는 물론, 전통산업에 종사하는 국민들에게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수산업이 발전한 국가이며, 전세계 1위의 해조류 수출국이다. 또한, 어류양식과 같은 생산시설, 수산물 가공과 같은 가공산업이 가장 발전한 국가이다. 산업화 성공의 관건은 소재의 대량생산에 있는만큼, 우리나라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섯째, 산업시장 확대 효과가 높게 기대된다. 현재 국내 바이오기업의 약 26.5%는 일반 바이오와 해양바이오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해양바이오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의 46.9%는 기술지원과 산업소재 지원 등의 과정이 있다면, 향후 해양바이오 분야에서 기업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는 해양바이오 산업육성을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의 산업역량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양바이오 분야 투자확대 필요해

이를 위하여 향후 우리나라가 해양바이오 산업육성을 위해 해야 할 숙제들도 매우 다양하다. 첫째는 해양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체 바이오 분야 정부 R&D 투자에서 해양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해양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기술력 확보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둘째는 학-연과 산업계와의 연계협력 전략의 수립과 집행이 필요하다. 그간의 해양바이오 R&D 사업은 주로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원되었으며, 주된 초점은 산업화 가능한 기능소재의 발굴과 대량생산 기술 등의 개발에 있다. 따라서 연구계(대학,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기업을 통해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계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는 산업소재 부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그간 해양바이오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던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소재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지 못한 것이 크다.

산업소재는 소재 특이적인 표준화된 기능성은 물론, 대량생산과 지속가능한 공급체계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대량생산을 위한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은 물론, 수산부산물과 같이 이미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나, 산업소재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자원에 대한 발굴과 활용 체계 구축이 대안일 수 있다.

넷째는 지역특화 특성을 반영한 해양바이오 지역클러스터 조성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미 해양수산부는 4대 권역을 중심으로 한 해양바이오 지역클러스터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시작하였다. 각각의 권역은 특화 자원 및 연구환경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체계화된 차별화 전략 수립 및 지원을 통한 발전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양바이오 산업은 인간의 산업 역사로 보면, 이제 막 태동기를 지나고 있는 산업이다. 그러나 현대 기술력의 발전은 인간이 접근하지 못했던 대양과 심해, 극지 등에 대한 탐사를 가능하게 했으며, 이를 기초로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풍요로운 바다가 주는 선물로서, 해양바이오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국가 성장동력 산업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 마련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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