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선원 수급문제, 외국인 해기사 도입이 답이다
내항선원 수급문제, 외국인 해기사 도입이 답이다
  • 임병규 KSA·한국해운조합 이사장
  • 승인 2024.02.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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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규 KSA·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임병규 KSA·한국해운조합 이사장

[현대해양] 내항상선 선원은 그간 국내 수송비 1%로 국내 분담률 20% 이상(톤-Km 기준)을 책임지는 연안화물선과 도서지역 주민들의 대중교통인 연안여객선을 운항하며, 전국 60개의 항구와 470여 개의 유인도서를 연결하는 필수인력으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내항상선 업계를 지탱해오고 있는 선원 수는 2023년 발간된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에 따르면 총 7,435명으로, 해기사 5,789명·부원 1,646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선원 특히 내항상선 선원 중 선박 운항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해기사에 있어 수급 문제는 커다란 악재로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각한 내항상선 선원 수급 현황 및 고령화 문제
현재 내항상선 업계에는 청년 선원의 유입이 거의 상실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2023년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 60세 이상 인원 비율이 전체의 59.6%로 나타나, 인력부족으로 선박운항이 언제 중단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형편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내항상선 선원 양성은 정부 주도로 해양대·해사고 등 연간 1,000명 이상을 양성하고 있으나 내항상선은 물론 외항선에도 장기승선으로 이어지는 유입은 거의 없어 민간에서까지 발 벗고 선원 양성에 나서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해운조합 등이 최초의 민간 주도로 인천해사고 부설 해기교육원을 개설하는 등 선원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내국인의 선원직 유입에는 한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원직은 육상 대비 높은 임금(최저임금 기준 월 약 50만 원)에도 불구하고, 고립된 선박에서의 장시간 근무, 사회와 단절된 업무 환경, 기상악화·위험물 운반 등의 고된 노동 강도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3D 직종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 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년층의 경우, 원하는 업무환경과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내항상선 선원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며, 현재 승선하고 있는 인원이 60대 이상 고령층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5년 이내 약 3천 명 인원의 세대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현 시점에서 내항선원 수급을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외국인 해기사의 도입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대중교통인 연안여객선의 선원고령화와 여객 안전
선원 고령화 문제는 도서지역 주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인 연안여객선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여객선의 경우 60대 이상이 46.3%에 이르고 있고, 이중 일부는 80대 고령선원도 있어 국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선원 연령대별 재해자 발생비율을 살펴보면 내항선원의 경우 전체 재해자 중 57.4%가 60대 이상이 차지하고 있고, 특히 재해자의 부주의로 인한 발생 사고율도 60대 이상이 53.1%로 빈도가 높아 선원의 고령화에 따른 신체적 능력 저하와 피로도 상승이 안전사고 발생을 높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선박현대화에 투자하고 싶어도 고령선원이 새로운 기술변화와 규제 변화에 적응이 어려워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에 탄소중립·녹색성장 기술 개발을 통한 친환경·스마트 선박 상용화가 되고 있지만 투자하고 싶어도 국적 전문 해기사 수급이 어려워 선박현대화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박해지는 선원 구인, 멈춰있는 정부 정책
코로나 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해기사 수급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 따라, 선제적으로 내항상선의 해기사 도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향후 선원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 Baltic International Maritime Council) 와 국제해운회의소(ICS, International Chamber of Shipping)에서 2021년 발행한 선원 노동력 보고서를 볼 때, 전 세계 189만 명의 선원 중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선원 수는 약 27만 여명으로 전체 대비 14%를 차지하고 있으나, 장기화되는 전쟁으로 인해 양국 선원의 승선이 어려워지고 있다.
아울러, 영국 해운전문 컨설팅 업체 드류리(Drewry)의 조사 결과, 2023년 선원 수요 대비 공급의 부족분 수치는 8% 이상으로, 균형 수준을 나타낸 2019년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해기사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전 세계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선원 수급에 있어서도 커다란 악영향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3년 5,171만 명에서 2030년에는 5,131만 명으로 약 40만 명 감소가 예상되며, 2041년에는 5,000만 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나와, 해기사 확보 문제는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내항상선 업계에서는 신속한 외국인 해기사 도입의 결단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항상선 선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선제적 방안, 외국인 해기사 도입
세계 각국별로 선원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외국인 해기사에게 있어 우리나라 내항상선이 매력적인 선택처가 아닌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내항해운의 인력을 확보하고 선원의 실질소득을 확대하는 등 우리나라 선원의 유입 증가를 위한 노력과 동시에 내항상선 외국인 해기사 도입을 통해 선원 수급 문제의 해법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때이다.
2024년 새해에는 해기사 공급 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우수한 외국인 해기사를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정책들을 통해 내항해운의 고질적인 현안문제이자 숙원사업인 선원 수급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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