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수협 복합점포 입점으로 수도권 진출 발판
양양군수협 복합점포 입점으로 수도권 진출 발판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12.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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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국가어항 사업 대상지에 선정
양양군수협 새 본소
양양군수협 새 본소

[현대해양]작지만 강한 수협, 강원도 우수 수협. 양양군수산업협동조합을 일컫는 말이다.

양양군수협이 제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양양군수협 상호금융(제2금융)이 지난달 수도권에 소재한 수협은행(제1금융) 지점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한 ‘복합점포’에 입점했다.

복합점포는 특히, 지방에 거점을 둔 조합의 대출 영업 채널이 수도권으로 넓어짐으로써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통로로 활용될 전망이다. 복합점포는 수협은행 영업점 공간 일부에 조합이 입점해 있는 영업점 내 영업점 형태다.

양양군수협은 서울에 소재한 수협은행 교대역 금융센터에 영덕북부수협과 함께 입점했다. 고객이 한 공간에서 은행과 상호금융 대출상품을 다양하게 상담받을 수 있어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신용도와 대출한도 등에 따라 1금융인 은행과 2금융인 상호금융을 이용하는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복합점포는 대출 영업적인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수도권 진출이 힘들었던 소규모 조합도 복합점포를 통해 영업기반을 늘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양양군수협 남애위판장 활·선어 경매
양양군수협 남애위판장 활·선어 경매

새 청사 마련, 본소 이전

앞서 양양군수협은 지난 10월 31일 현남면 인구항에서 김상일 조합장과 김진하 양양군수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청사 준공식을 열었다. 다목적 어업인 지원센터로 활용될 청사는 사업비 18억 원이 투입됐으며, 499㎡ 규모의 3층 건물로 금융업무와 어업인 지원업무 등을 위한 사무실과 복합 회의실 등으로 설계됐다. 앞서 본소로 쓰던 건물은 40년 가까이 돼 청사 이전을 추진해왔던 것. 김상일 조합장은 “이번 신청사 준공을 통해 앞으로 조합원과 고객이 방문시 보다 쾌적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강원도 양양은 수산 세력이 큰 지역이 아니다. 80% 이상이 5톤 미만의 어선 세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소규모 영세 어업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합원 수도 현남면 남애1, 2리~강현면 물치리까지 13개 어촌계, 470명에 그친다. 그럼에도 양양군수협이 강한 수협으로 불리는 이유는 과거에 경영여건 악화로 인해 발생한 미처리손실금을 꾸준히 정리해 오며 흑자까지 내며 조합원들에게 출자 배당, 이용고 배당 등 조합원에 대한 배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양군수협은 수산물 위판의 경우 강원도 특성상 정치망 어업이 많다. 여기에 통발, 자망 등으로도 확대됐다. 위판장엔 대구, 전갱이, 방어, 가자미, 도루묵, 개복치 등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가 상장되고 있다. 간혹 밍크고래가 혼획되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과거 연 90억 원 수준에 머무르던 위판고가 지금은 100억 원 대로 뛰어올랐다. 위판장은 남애항, 동산항, 기사문항 등 4곳에 있다.

양군수협은 본소와 2개의 상호금융 직원은 30명이 채 안 된다. 이 곳에서 어촌체험 마을 운영과 남애항 문어마을축제, 기사문항 도치·곰치축제, 물치 도루묵축제 등의 수산물 축제를 통해 지역 수산물을 널리 홍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명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업인은 고기잡는 일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지난 3월 취임한 김상일 조합장은 직원 출신이다. 양양군수협에서 30여 년 근무하고 상무를 거쳐 정년퇴직한 김 조합장은 퇴임후 본격적으로 어업을 해오다 조합장에 도전, 선배 조합장들을 제치고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매일 아침 위판장에 들러 어업인,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는 김 조합장은 말한다. “조합원들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다가가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라고. 실제로 김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조합장에게 잘 하려 하지 말고 조합원들에게 잘하라고. 직원들도 거기에 부응을 잘하고 있다고.

양양군수협 재무구조는 상호금융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 수익적인 측면에서 상호금융(신용사업) 비중이 80%, 그리고 비신용사업이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20%에 달하는 지도경제 등 비신용사업이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것. 따라서 신용사업에서 이익이 나는 만큼 비신용사업에 투자하려고 애를 쓴다. 수협중앙회가 마련한 서울 복합점포에 입점한 이유도 그런 것이다.

새벽 위판장에서 김상일 조합장이 조합원의 고충을 듣고 있다.
새벽 위판장에서 김상일 조합장이 조합원의 고충을 듣고 있다.
수협중앙회 총회에서 김상일 조합장이 202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고 있다.
수협중앙회 총회에서 김상일 조합장이 202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고 있다.

상호금융 점포 2개 추가 개설 목표

양양군수협은 이번 복합점포 신청에 제일 먼저 응했다. 복합점포를 바탕으로 해 2년 후에 새 단독 영업점(지점)을 열고 또, 2년 후에 복합점포를 디딤돌 삼아 새 지점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2년 정도 되면 여신 규모가 500억에서 많으면 한 700억 원까지 되지 않겠느냐 예측하고 지점 개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양군수협에 시급한 것은 냉동냉장공장. 기존에 공장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이웃 수협에서 얼음을 구매해오고 있는 불편을 겪고 있지만 이것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남애항이 지난 9월에 해양수산부 ‘클린 국가어항 사업 대상지’ 4곳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클린 국가어항 사업은 어항 내 방치된 폐어구와 기자재를 정리하고 무질서하게 난립한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여기에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어항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객터미널, 어구창고, 화장실 등의 기능·편의시설도 설치한다. 남애항에 3년간 국도비와 군비 등 250억 원이 투입된다. 양양군수협은 여기에 냉동공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 설계비가 반영된다.

수익에서도 상반기에 다소 고전은 했지만 4~5억 원 정도는 잉여가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7억 7,200만 원, 당기순이익은 2억 2,300만 원의 실적을 냈다.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 880억 원으로 작지만 내실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어항 준설 계획

도양양 대표어항인 남애항은 수심이 얕아 채낚기 어선 등의 입항에 불편한 점이 있다. 김 조합장은 “최근 몇 년간 준설을 한 번도 못 했다”며 “정치망 관리선은 물론 29톤 채낚기 어선들도 입항이 용이하도록 어항 준설 예정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어업인들의 어업하는 데 고민거리 없게 하는 게 우리 수협의 역할”이라며 “그렇게 하자면 우리 조합에서 수익도 생겨야 되고,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어업인, 조합원들이 걱정 없이 고기만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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