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우리기술로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우리기술로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12.0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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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 해양산업 선도·글로벌 해양기술 리더십 확보·해양 신산업 창출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현대해양]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은 1994년 한국해양연구소(현 KRISO) 선박해양공학분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부장 등을 차근차근 거쳐 지난 2022년 11월 소장직에 올랐다. 그는 선임연구부장이던 2011~2014년에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PEMEX IPM 연구소에서 약 30억 원의 기술료를 받으며 ‘유체동력학 성능해석 기법과 실험절차서’ 기술이전을 담당하는 등 큰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홍 소장은 “KRISO의 5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50년을 생각하게 됐다”며, “지난 50년간 기술적 서포트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더 크게 도약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뛰어들어 기술개발/산업화를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우리 기술로 국제표준을 선도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KRISO 설립 50주년을 축하한다

1973년 출범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조선입국이라는 큰 꿈과 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 한국선박연구소로 설립된 우리 연구소는 지난 50년간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국내 최초,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공학 연구 역사를 만들어오며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조선해양강국으로 우뚝 서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이제는 국제해사기구(IMO)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우리의 독자 기술을 소개하고 국제표준을 이끌 만큼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해양공학 전문연구기관으로 발전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취임 1년간 가장 힘쓴 부분은 무엇이었나?

기관운영 측면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전략 R&D 중심의 연구와 전주기적 R&D 체계 구축을 위한 ‘임무 중심 통합적 연구체계’의 구축에 중점을 뒀습니다. 국가 정책 아젠다에 부합하는 전략 R&D 중심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조직을 개편하고 전주기적 R&D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실용적인 선박해양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개방적인 수요조사와 상향식 연구기획 기능을 체계화하고, 산·학·연·관 관계기관과 기술 및 정보 교류를 확대해왔습니다. 또한, 전주기 연구사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연구 생산성과 관리 효율성을 제고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아시다시피 탄소중립과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선박해양 분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기술 개발과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여, 우리나라가 새로운 기술의 우위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힘써 왔습니다. 특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이동교체식 전원 기반의 전기추진차도선을 개발해 지난 5월부터 해상 실증 운항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연구소 신규 거점인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를 울산에 구축,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KRISO의 대표적 성과를 자랑한다면?

KRISO는 설립 이래로 조선해양 산업계와 학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세계 최고의 조선공학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진해 왔습니다. 또한, 해양플랜트, 해양에너지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해양장비, 해상교통, 해양환경 등의 분야에서 그 시대가 필요한 새로운 기술개발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며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1978년에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선형시험수조는 선박의 추진 및 조종성능을 시험하는 선박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연구시설로 지금까지 2,000여 척이 넘는 모형선박을 제작해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와 함께 KRISO만의 독자적인 표준선형을 만들어내고 산업계와 학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선박 기술의 발전을 견인해 왔습니다.

또한, 순수 국내기술로 선박운항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선박운항의 안전과 효율을 견인하고, 한국형 e-Navigation 시스템과 같은 국가 해양 교통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전 영역에서 선박의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해양사고 예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 심해탐사 유인잠수정, 세계최초 심해저 망간단괴 집광로봇 및 양광시스템 등 수중로봇과 해양장비 개발에도 앞장서왔고, 국내 최초 파력발전 실증 플랜트 개발로 우리나라 해양에너지 실해역 시험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세계최초로 자율운항선박 육·해상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시험·성능평가 기반을 마련했고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의 미래성장동력 창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KRISO의 ESG경영 전략은 어떠한가?

출연연, 공공기관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자 KRISO ESG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선박해양 연구기관 맞춤형 체계를 구축하는 차별화된 세부 목표를 정했습니다. ESG 글로벌 기준으로 민간기업, 특히 제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내 K-ESG 연구사업의 ESG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존 ESG 지표에 KRISO가 개발한 선박해양 분야에 특화된 항목을 더해 새로운 경영 지표를 마련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연구 활동을 통해 ESG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끌 계획입니다.

탄소중립과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KRISO 대응은?

탄소중립과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은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며,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전기, 메탄올, 암모니아 등 선박 대체연료 추진 기술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KRISO도 친환경 대체연료 해상실증선박을 건조하는 등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해양 신재생 에너지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고, 최근에는 특히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KRISO는 파력, 해상풍력 발전 등 해양에너지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고 이러한 기술 성과와 연계해 해양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해양에서 수소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양그린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활용 기술을 개발해 국가 수소에너지 자급모델을 확보하고 수소경제를 견인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친환경선박 혼합연료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위한 친환경 대체연료 해상실증선박(K-GTB) 건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첨단센서 등을 융합해 지능화·자율화된 시스템이 선원의 의사결정을 대체할 수 있게 하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자율운항 핵심기술을 개발해 해상실증을 통해 우리나라가 빠르게 기술을 선점하고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중점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구소의 모든 연구 분야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산·학·연 고객과 함께 활용하기 위한 선박해양 디지털트윈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IMP와의 연구계약 체결식에서 홍기용 당시 연구부장(오른쪽 끝)
멕시코 IMP와의 연구계약 체결식에서 홍기용 당시 연구부장(오른쪽 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관련 기술개발도 하고 있다고…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필요한 기술개발 및 시험 평가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파도, 바람, 조류 등 바다 환경을 재현할 수 있는 해양공학수조와 심해공학수조를 보유하고 있어 부유식 해상풍력 플랫폼 개발사나 조선소 등 산업계에서 개발한 플랫폼의 모형시험을 통한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Real-time Hybrid Method 기반의 첨단 시험 기법을 개발해 모형시험 시 성능과 안정성 평가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지난해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 플랫폼 독자모델을 개발했으며, 인장각형 방식의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는 아직까지 국내에 적용된 사례가 없어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선급 등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에 대한 안전기준이나 규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연구소도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러한 기준이나 규정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향후 연구성과 기술이전 등을 통해 해상풍력 분야 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100주년을 바라보는 KRISO의 비전은?

KRISO의 50주년을 맞이하며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조선·해양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소’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조선·해양기술 분야의 미래와 정부에서 출연 기관으로의 연구소를 만들었을 때 기대하고 있는 것 등을 모두 부합하는 방향을 찾아 우리의 R&D 사업에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50년은 조선산업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의 기술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위치까지 오는 데 있어 기술적 서포트를 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미 자체연구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우리의 대형 시험 시설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서포트를 하는 것과 사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있어 기술개발을 하고 산업화를 시키는 것이 주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우리기술로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전 세계의 우주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활발해졌지만, 우주 시대보다는 해양 시대가 더욱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생활과 직결된 해양의 미래 가치는 인간과 환경의 지속가능한 공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 KRISO는 해양으로 생활영역을 확장하고, 국민이 안전하게 해양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전략 해양산업을 선도하고 글로벌 해양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아갈 것입니다. KRISO는 인류와 바다의 공존, 청색 해양경제 창출, 창의·도전의 R&D 혁신을 핵심 가치로 두고 해양 신산업 창출을 선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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