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75 몽골 탐조여행(3) – 고비사막
청봉의 새이야기 75 몽골 탐조여행(3) – 고비사막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3.11.15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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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말똥가리
큰말똥가리

[현대해양](지난 호에 이어) 오후에는 고비사막의 노래하는 거대한 모래언덕(길이 200km, 높이-20~30m, 상부 폭-5km) 이 자리한 ‘홍고린 엘스(Khongoryn Els)’로 이동했다.

유목민의 개척정신과 옛 상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체험하는 사람, 오토바이로 황량한 사막의 억센 자연환경에 도전하는 사람, 새를 좋아해 고비사막 새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온 사람들, 수단과 목적은 제각각이었지만 위대한 대자연의 조화와 아름다움에 겸허해 지고 메마른 모래바람 속에서도 피어나는 작은 생명에 스스로 겸손해 진다.

홍고린 엘스의 모래언덕에 도착하여 사막 속의 습지를 관찰하던 중에 갑작스런 모래 폭풍이 불어왔다. 바로 옆 대원도 알아볼 수 없었다. 우리들은 탐조 활동을 중단하고 게르 숙소(GOBI ERDENE CAMP)로 급히 철수했다. 밤새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몽골 사람들은 고비 사막에 이렇게 많은 비를 만나는 것은 생전 처음이라며, 큰 행운의 징조라며 즐거워했다. 휘몰아치는 사막 폭풍에도 불구하고, ‘사막꿩’, ‘노랑머리할미새’, ‘해변종다리’, ‘북방쇠종다리’, ‘긴다리사막딱새’, ‘검은꼬리사막딱새’, ‘흑꼬리도요’, ‘붉은발도요’ 등의 조류들을 관찰했다.

사막꿩
사막꿩
사막어치
사막어치
야생 고비사막 토끼
야생 고비사막 토끼

고비사막 3일차(2023년 7월 2일: 홍고린 엘스, 바얀자그)

고비사막의 뭇 생명들은 행운의 빗물 속에 꿈틀거림과 속삭임으로 밤을 지새운다. 간밤의 행운의 비에 흠뻑 젖은 홍고린 엘스의 모래 언덕은 생명력 넘치는 노랫소리에 신이 났고 초원의 들꽃들은 제 꽃을 피우기에 바쁘다. 종다리는 하늘 높이 노래를 부르고 독수리와 매는 더 높이 솟아 빙글빙글 아침 해를 반긴다.

오후에 바얀자그(Bayanzag)의 불타는 절벽(Flamming Cliff)의 신비스런 공룡들의 발자취와 흔적을 찾아서 현장을 답사했다. 고비 사막의 태양이 서쪽 지평선을 넘어갈 즈음, 사막 절벽은 붉은색과 오렌지색 화염이 번져 나가는 것처럼 요염한 빛깔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에 겹겹이 쌓인 모래와 진흙층으로 이루어진 절벽에는 당시 공룡의 모습을 화석으로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이 땅은 약 2억 4,000만 년에서 6,000만 년 사이의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이 번창했던 태평양 어느 바닷가이었으리라 짐작하게 한다. 1920년대에 미국의 탐험가 로이 체프만 앤드루스(Roy Chapman Andrews)의 노력으로 여기에서 공룡 화석을 발굴하고 세계 최초로 공룡 알을 찾아냈다. 그의 모험정신과 열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비한 자연의 영감을 줬다.

고비사막 4일차(2023년 7월 4일: 달란자드가드 시, 사이칸 공항)

우리들은 사이칸 공항 인근의 사막에서 작은 오아시스에 딸린 연못을 발견했다. 오아시스에는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몽골 사막어치(Mongolian Ground-Jay), 검은등칼새, 금눈쇠올빼미, 염주비둘기 등의 예쁜 새들이 아침 연못의 물을 마시고 목욕을 즐기고 있고, 우리 속에서 풀려난 염소, 소와 말들이 오아시스로 달려오는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물 있는 곳에는 꽃이 피고, 곤충들이 모여들고, 예쁜 새들은 짝을 찾아 모여든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고비 사막에서 마지막 밤을 몽골식 게르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헤아리면 크고 작은 공룡들을 꿈꾸며 잠이 들었다.

8박 9일 기간의 몽골 탐조여행은 울란바토로를 중심으로 동쪽 대초원, 군 갈루트 자연보호구역, 서쪽으로는 고비 사막의 달란자드가드 시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고비 사막의 새들을 관찰했다. 이번 탐조여행에서 123종의 새들과 약간의 시베리아 아이벡스(Siberian Ibex), 우는토끼 등 포유류를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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