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뉴딜로 다시 태어난 도시어촌, 오이도!
어촌뉴딜로 다시 태어난 도시어촌, 오이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11.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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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오이도항, 어촌뉴딜300사업 이후 대변신
오이도항(2023년)
오이도항(2023년)
어촌뉴딜300사업 이전의 오이도항(2019년)
어촌뉴딜300사업 이전의 오이도항(2019년)

[현대해양]경기도 시흥시 오이도가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났다.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서다.

시흥시(시장 임병택)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이사장 박경철)은 지난달 27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항에서 어촌뉴딜300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어촌뉴딜300사업’은 2019년 해양수산부가 △가기 쉽고 △찾고 싶고 △활력 넘치는 ‘혁신어촌’ 구현을 목적으로 낙후된 선착장 등과 같은 어촌 필수기반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을 추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어촌분야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생활SOC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이도항과 그 배후지역은 지난 2019년에 ‘2020년도 해양수산부 공모사업’ 대상지에 선정됐다. 이후 시흥시는 2020년 3월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맺고, 성공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매진했다. 시흥시는 오이도항 어촌뉴딜300사업을 위해 총 91억 5,400만 원(국비 63억 8,000만 원/도비 8억 2,000만 원/시비 19억 5,400만 원)을 투입해 공동작업장 및 어구보관장 조성공사, 빨강등대 부대시설 리모델링공사, 광장조성공사(바닥 정비), 제방정비공사 등 11개 하드웨어사업과 지역역량강화 등 소프트웨어사업에 주력했다.

오이도 브랜드
오이도 브랜드

자연어촌마을→매립→폐촌 및 이전

1994년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오이도는 안말, 가운데살막, 배다리 등 8개의 자연어촌을 형성하면서 전통적인 어촌마을이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자연부락은 폐촌되고 이후 매립지로 이주하면서 인적구성은 어업인과 외부 이주주민, 상인들이 혼재된 상황으로 변했다. 공동체조차 불안정한 상태로 바뀌었던 것.

오이도는 수도권 도심 내에 위치한 어촌으로서, 원래는 육지에서 약 4km 떨어진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갯벌을 염전으로 만들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모양으로 해발 72.9m를 넘지 않는 낮은 산지가, 섬의 북동쪽은 대규모 간척사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염전으로 사용했던 갯벌이 있었다. 그리고 북서쪽과 남동쪽은 경사가 급한 암반으로 형성돼 있었다.

안말을 중심으로 가운데살막, 신포동, 고주리, 배다리, 소래벌, 칠호, 뒷살막 등의 자연마을이 있던 오이도. 그러나 시화지구 개발로 이들 자연부락은 모두 폐동됐고, 1988~2000년 사이에 섬의 서쪽 해안을 매립해 이주단지를 조성하면서 현재의 마을을 이루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공단이 조성되면서 단기 체류자와 외국인 근로자까지 증가하면서 원주민이었던 어업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의 1/8 수준으로 줄어들어 어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전엔 매립으로 인해 어항으로서의 기반시설도 열악했었다. 이로 인해 어구와 쓰레기가 적치·방치되면서 어업활동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미관까지 오이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었다.

매립지 이주로 지역 구성원간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도 상존했고, 지역의 관광자원과의 연계도 부족했다. 수산물직판장과 종합어시장의 상권을 매입한 상인과 선착장 판매장을 운영하는 어업인 간에는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갈등이, 워터프론트(Waterfront)에 위치한 오이도의 특성 중 하나인 해양관광자원에 더해 신석기 패총으로 대표되는 역사문화자원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의 연계성은 부족했다.

들려온 낭보 ‘어촌뉴딜300사업’

이 같은 난제를 안고 있었던 오이도. 하지만 바다를 접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수도권과 인접한 편리한 접근성, 그리고 신석기시대의 폐총 등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한 오이도를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그때 들려온 소식이 바로 ‘어촌뉴딜300사업’이었다. 이에 시흥시는 ‘도시어촌의 정체성 회복을 통한 지속 가능한 어촌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2020년도 ‘어촌뉴딜 300사업’에 도전, 사업참여 기회를 얻게 됐다.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오이도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어촌의 정체성을 회복시킴으로써 어업인의 어업 활동에 대한 자존감을 제고하기로 한 시흥시는 오이도 출향민과 어업인의 가업(家業) 유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에 나서는 한편, △어업인의 어업활동의 불편한 점 개선과 어항기능의 효율성을 증진시켜 지역 산업 발전 견인 △新 해양관광문화 브랜드 창출 오이도항의 정비를 통한 어업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면서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갈등 완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기도 했다.

워터프론트 주요시설인 어항을 정비함으로써 오이도의 경관개선 및 신선한 이미지 구축과 도시화에 따라 정리되지 못한 오이도의 어촌다움을 복원 및 재해석해 오이도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도시어촌의 6차산업화 실현으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면서도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겠다는 게 목적. 특히 오이도의 어촌스러움과 신석기 패총, 그리고 어업생산의 산물인 수산물과 이를 활용한 사업 등을 융합해 ‘新 해양관광문화 브랜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0월 주민과 디자인 봉사단체가 함께한 오이도항 가꾸기
지난해 10월 주민과 디자인 봉사단체가 함께한 오이도항 가꾸기

역사·환경·지리적 이점 가진 오이도

오이도는 수도권과 인접한데다 워트프론트 자원으로 빨강등대, 함상전망대, 황새바윗길, 생명의 나무, 노을 전망대 등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함상전망대와 황새바윗길 관광지 방문객 수는 각각 12만 5,861명, 46만 2,143명으로 약 59만 여명의 관광객이 2018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어촌체험마을도 지난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2008년부터 지역 어촌계가 주요프로그램으로 갯벌체험과 갯벌썰매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연간 체험객이 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어촌체험마을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2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오이도 마을에서는 어민들이 어선어업으로 꽃게, 광어, 물메기, 삼식이 등 어류를 직접 잡아 판매하고 있으며, 맨손어업으로 낙지·바지락·동죽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오이도 내 직판장과 어시장 등을 포함한 상가 수도 800여 곳으로 각종 싱싱한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수산업 현황은 선착장부터 어려운 여건이었다. 소규모항인 오이도항은 오이도선착장과 배다리선착장이 있어 어선 정박은 가능하나 어구보관 시설이나 폐기물 보관시설 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어항 기능이 매우 낙후돼 있었다. 특히 기상악화 시 일부 어선들은 인천항 등으로 피항을 하는 실정으로, 퇴적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상시 입출항이 곤란한 상태였다. 콘테이너 박스형의 어구창고와 가건물의 수산물 판매장 76개가 들어서 있긴 했지만 배후도시가 성장하면서 방문객들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면 시설이 부족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15일 열린 오이도 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어촌어항공단 주최, ㈜베토 주관 오이도항 발전 세미나.
지난해 11월 15일 열린 오이도 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어촌어항공단 주최, ㈜베토 주관 오이도항 발전 세미나.

기회 얻은 오이도! 이렇게 준비했다

시흥시는 ‘어촌뉴딜300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후 오이도어촌계(계장 당인상) 등 지역 구성원들과 함께 어촌뉴딜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지역역량강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현황분석과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어촌지역을 활력이 넘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오이도항을 중심으로 △어항기능시설 정비 및 관광기반시설 확충 △환경정비를 통해 어업인의 자존감 제고 △6차 산업화 실현으로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및 이를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오이도항의 해양관광자원과 신석기 패총 등의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新 해양관광문화 브랜드’를 창출하고 주민역량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지역 환경 개선 및 경쟁력 확보, 연계사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어촌뉴딜사업의 성공사례를 창출키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오이도가 안고 있는 장단점을 분석했다. 분석결과는 어업환경을 둘러싼 인프라는 부족한 것으로, 반면 수도권 대표적 관광지라는 점은 장점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부족한 어항시설과 열악한 어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항환경을 개선하고 협소한 어항시설을 보강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이에 어항환경 개선과제로는 △어항 정비 및 어항 환경 개선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오염배출 저감 △어항기능 개선을 위한 시설정비가, 협소한 어항시설 개선부문에서는 △어구 보관·손질·정비를 위한 공간 △어민의 이용 및 작업공간 △갯벌체험구역과의 일부 공간 공유로 인해 동선의 혼잡 및 불편 △선착 및 탑승의 어려움과 야간통행 및 월파 등에 따른 안전 문제 △부족한 어항시설로 인해 어민의 휴식 및 편의 공간 부족 등이 세부 개선과제로 떠올랐다.

 

낡은 콘테이너로 사용하던 어구보관장을 깨끗이 정비했다
낡은 콘테이너로 사용하던 어구보관장을 깨끗이 정비했다

또 관광과 연계해 오이도 고유의 어촌관광상품 개발과 경관 개선 및 시설 현대화, 주차장과 안내센터, 교통개선 등이 요구됐다. 이에 따라 어항과 배후시설, 편의시설 등이 늘어난다면 오이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오이도 어촌뉴딜300사업 중 △어항시설정비와 안전시설정비(공통사업)에 총 39억 8,100만원 △관광진흥과 환경정비(특화사업)에 30억 8,000만 원 등 91억 5,400만 원을 투입하게 됐다.

특히 어항시설·안전시설·환경정비 등의 하드웨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이를 운영할 지역주민의 역량강화를 위해 3억 9,000만 원을 투입해 △화성 백미리, 제주 등 우수 선진지 견학 △오이도항 주민공동체 간 갈등 완화를 위한 토론회 △차세대 리더그룹 육성을 위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경관 개선을 위한 오이도항 가꾸기 △SNS 홍보 멘토링을 통한 유튜브·페이스북 운용 교육 등도 진행했으며,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이도 역사·문화 관점에서 본 자원 활성화 및 미래발전방향’을 주제로 한국어촌어항공단 주최, ㈜베토 주관 ‘오이도 발전 세미나’도 개최했다.

어촌뉴딜300사업으로 탄생한 배다리 선착장과 해면 주차장
어촌뉴딜300사업으로 탄생한 배다리 선착장과 해면 주차장

‘K-골든코스트’ 중심사업, 오이도 어촌뉴딜

이제 시흥시는 오이도항 어촌뉴딜300사업에 이어 월곶항-배곧지구-서울대 캠퍼스-오이도항-시화MTV를 연결하는 ‘K-골든코스트’ 개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도시어촌인 오이도의 어항기반시설 정비와 그 배후지역 개선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어촌계 운영 수산물 직판장도 합법적으로 운영하도록 깨끗이 정비했다
어촌계 운영 수산물 직판장도 합법적으로 운영하도록 깨끗이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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