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수협, 23년간 연속 흑자 시현
부안수협, 23년간 연속 흑자 시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11.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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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잘 극복해야”
부안수협 격포항 위판장
부안수협 격포항 위판장

[현대해양] 부안수산업협동조합이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조합원 출자배당, 23년 연속 흑자를 시현해 화제다.

부안수협은 2022년에 13억 9,4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작년에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흑자행진을 이어간 것. 이는 소규모 군 단위 수협으로서 대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큰 수협들과 경쟁해 일궈낸 결과라 더욱 빛이 난다.

반면 올 상반기 결산 결과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가 필요한 지도사업 등의 비신용 부문 뿐만 아니라 흑자 경영을 이끌어오던 신용사업에서 주춤하고 있다. 이는 전국 수협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고금리·고환율의 복합위기와 본격화된 부동산 경기침체 등 악조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둔화와 연체율 상승 상황을 하반기에 얼마나 회복할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부안수협 측은 ‘이제 시작’이라고 느끼는 분위기다. 더 곤란한 상황에 긴장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난국을 극복하려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일어났다. 면세유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이 상호금융 영업점을 찾은 조합원의 업무를 돕고 있다.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이 상호금융 영업점을 찾은 조합원의 업무를 돕고 있다.

작년까지 흑자 행진

부안수협은 전북 부안군 어업인 및 수산업 종사자들의 대표 기관으로 조합원은 5,200여 명에 이른다. 부안수협은 이들 조합원은 물론 수산업 종사자들의 소득증대를 통한 복지어촌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업인이 어획한 수산물의 위판사업, 수산업 종사자들의 사업자금 지원을 위한 영어자금 지원, 어로활동 중 재난에 대비한 공제사업, 그리고 어선의 운용에 사용되는 면세유를 공급하는 구매사업, 어로활동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해 어민들의 안전한 어로 활동 등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부안수협 업무구역은 부안군, 정읍시, 순창군 등 1시, 2군, 3개읍, 36개 면이다. 영업구역은 전주, 익산, 천안은 물론 서울까지 지경이 넓다. 상호금융사업은 부안군(부안 본점, 격포, 곰소, 계화지점)을 중심으로 전주지역(송천, 평화, 아중, 우림, 인후지점), 익산지역(모현지점), 충남·천안지역(천안백석지점), 서울지역(왕십리뉴타운, 연남동, 숙대입구역지점)까지 총 14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상호금융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흑자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왔고, 그 수익은 지도경제사업 등 어업인 및 수산업종사자들의 복지 및 소득향상을 위해 쓰였다.

협동조합의 꽃은 경제사업. 부안수협은 경제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08년부터 수산물가공공장을 본격 가동해 왔다. 여기서 부안군 뽕 특화사업과 수산물을 접목한 상품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송광복 조합장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

수산물가공공장서 부안 특산물 가공

부안수협은 뽕잎 추출액을 이용해 염장한 상품을 출시해 특허를 획득했다. 이중 안동 간고등어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뽕잎간고등어 제조과정을 보면, 우선 고등어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뒤 핏물을 빼고 얼음물에 냉찜질한다. 그 다음에는 건조 뽕잎과 다시마를 달인 물에 천일염을 탄다. 손질한 고등어를 그 물에 한 시간 동안 담갔다 꺼내 -45℃로 급냉한 뒤 안전검사를 거친 뒤 진공포장을 한다.

이외에도 ‘뽕잎참조기’, ‘뽕잎참돔, ’뽕잎갑오징어‘ 등에 대해 특허를 가지고 있다. 멸치액젓, 가자미, (중)멸치 등 단독 상품에 고등어, 갑오징어, 가자미, 민어, 병어, 조기 등으로 구성한 명품선물세트는 명절 때 특히 인기가 높다.

이중 뽕잎간고등어와 새우살 매출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산물가공공장의 매출은 연 60억 원에 달한다. 연간 생산량은 주요 생산품인 고등어, 새우가 각각 150톤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새우의 경우 군납 매출로 40억 원을 차지할 정도로 군납이 비중이 높다. 수산물가공공장의 영업이익은 연 5~6억 원 정도라는 것이 고성호 공장장의 설명이다.

부안수협 수산물가공공장
부안수협 수산물가공공장

직원 복지 수준 향상 위해 노력

위판 실적은 연 50~60억 원 내외로 다른 수협에 비해 적은 편이다. 위도, 식도 인근 안강망 어선 위주로 위판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임의상장제로 인한 사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이 더욱 부각되고 있어 전국 위판장을 중심으로 안전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계속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무상장제 부활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수협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송 조합장은 “예전에 하던 대로 의무상장제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며 “각 위판장마다 검역을 정확히 하고, 방사선 검사를 정확히 하면 소비자들이 더 믿고 먹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부안수협에는 애로점이 있다. 부안수협 관내에 포구가 9개에 달한다.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

송 조합장은 조합 경영 방향에 대해 “신용사업은 경계가 없으니까 과거부터 신용사업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왔다. 지점이 14개나 되는데, 천안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 지점이 4개나 있다. 그런 시스템이라 직원들이 힘들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발로 뛰어야 하니까 힘이 든다는 것. 그래서 이익이 많이 나면 특별상여금 등으로 직원 복지 수준을 높일 것을 고려하고 있다.

부안수협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상품
부안수협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상품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송 조합장이 밝히는 부안수협 장기 목표는 순자본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2022년 기준 3.61%인 순자본비율을 5%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성민 지도상무는 “이익잉여금이 200억 원은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우리는 젊은 직원들이 많은데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두 번째 목표고, 이 또한 순자본비율을 늘리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 조합장은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발탁돼 수협인들의 목소리를 중앙회에 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새만금 공사로 수산인들의 삶이 팍팍해진 곳이다. 어업인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겼고 수협 또한 위판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어업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수산자원 조성과 회복, 바다환경 유지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가력도항 주변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가 하면 넙치, 조피볼락, 꽃게 등의 수산종자를 1년에 수차례 방류하고 있다.

한편, 송 조합장은 “지금 어업인들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데 조합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더욱 결속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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