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보고서가 궁금하다
국정감사보고서가 궁금하다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11.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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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엘진 기자
김엘진 기자

[현대해양]지난 10월은 매년 돌아오는 국정감사의 달이었다. 사전적 의미로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으로, 이는 “국회가 입법 기능 외에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을 가지는 데서 인정된 것”이다. 국정감사는 정부 기능의 투명성, 책임성,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하며, 국민의 세금이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정말로 국정감사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매년 9월부터 10월경 <현대해양> 공용메일함은 ‘의원’ ‘국감’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제목의 메일로 가득 찬다. 대부분 그해의 다양하고 큰 이슈들을 담고 있다. 의원들이 가장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도 이쯤이다. 그들은 다른 의원들은 미처 지적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점을 찾아낸다. 그런데, 막상 국감이 끝나고 나면 몇 개의 커다란 담론만 남는다. 이번 해수부·수협 등의 국감에서는 ‘후쿠시마원전오염수 방류’였다.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주제 한두 개가 메인 쟁점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수많은 해결해야 할 거리들이 한두 개의 거대한 주제에 밀리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여당과 야당이 칼로 나눠진 것처럼 각 정당의 주장만 하고, 상대방의 발언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황도 안타까운 일이다. 국감에서는 “앗, 방금 의원님이 말씀하신 그 부분은 일리가 있네요. 추가로 자료를 조사해 다시 회의해봅시다” 같은 이야기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 응원하는(혹은 싫어하지 않는) 진영의 이야기에는 찬성하고, 반대 진영의 이야기는 듣기 전부터 반대한다. 확증편향이다. 아니, 사실은 한 해 한 번이라도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지난달 20일 열렸던 해양경찰청, 해양환경공단,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부산항만공사의 국감은 유튜브로만 중계됐는데, 42건의 ‘좋아요’와 2건의 ‘댓글’이 피드백의 전부였다.

일 년에 한 번 거의 유일하게 존재하는 국회의원들과 정부 기관들이 우리의 세금으로 통상적으로 우리보다 많은 돈을 받으며 무슨 일을 했는지 확인하는 자리인데, 사람들은 왜 보지 않을까? 싸우는 것만 나오기 때문일까?

어쩌면 결과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국감에서는 이슈를 둘러싼 양 진영의 싸움만 관전할 수 있을 뿐, 이슈의 해결은 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않는다. 해양수산부 홈페이지에서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로 검색하면 2013~2018년도의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2019년부터 2022년의 보고서는 찾을 수 없었다. 언론도 이슈가 터진 당시에만 관심을 가지고, 이후 그 이슈가 어떻게 처리됐는지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보통의 이슈는 시기성이 중요할 텐데 말이다. 이런식이라면 오염수방류에 관련한 모두의 합의는 언제쯤 나오는 걸까?

이따금 그런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원인을 묻지만 잘못한 사람은 없는. 얼마 후 그 문제가 또 불거지면 또 “왜 아직도 해결이 안 됐어? 누구 때문이야?”라는 회의가 열린다. 그럴 때면 어쩌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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