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양식기술의 미래 키워드 – 스마트, 엔지니어링, 블루카본
해조류 양식기술의 미래 키워드 – 스마트, 엔지니어링, 블루카본
  • 박창욱 ㈜오셔닉 대표
  • 승인 2023.11.10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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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셔닉 대표
㈜오셔닉 대표

[현대해양]해조류 양식과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든지도 벌써 한참이 지난 느낌이다. 빅데이터, AI 그리고 스마트 기술은 전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생활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동시에 지난 3차 산업혁명부터 이어온 지구 온난화는 이제 기후위기, 기후재난으로 커져서, 전인류적인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화가 현시대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되었다. 빅데이터, IoT 그리고 AI를 연계한 스마트 기술이 탄소발생을 최소화하고 탄소중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첨단기술로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다.

미래를 향한 관점에서 위 양대 축이 해양수산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범위는 본지 최근 기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새삼 본 기고의 제목을 돌아보면, 우리 연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 산업에 있어서 과학적 혹은 공학적인 엔지니어링과 대단위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양식, 선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블루카본은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된다.

세계최고의 해조류 양식기술

21년 NASA의 Earth Observatory(earthobservatory.nasa.gov) 웹사이트에서 한국의 김 양식이 친환경적이며 더불어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게재한 것이 많은 언론을 통해서 소개된 바 있다. 이와 같이 해조류의 탄소흡수력은 육상보다 50배 많다고 하여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핵심 기술로서 활용코자 하는 다양한 산업적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중에 정작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해조류 양식기술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먼저 집중한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김 양식의 경우 흔히 원조를 주장하는 일본보다 4~50년 앞선 1640년대 김여익공이 최초로 시작하였다고 하는 사례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해조류 양식에 대한 내공은 조상 대대로 탄탄하게 전수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는 최근 신안군에서 받은 세계최초로 지주식 김 양식장에 대한 MSC(영국 해양관리협의회)와 ASC(네델란드 양식관리협의회) 인증을 동시에 받은 소식이나 세계은행의 원조사업으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해조류 양식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소식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외해 해조류 양식의 필요성

국내 양식 생산량은 대부분 근해 양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적합한 지형적 여건을 갖춘 한정된 연안수역에서 집약적으로 양식어업이 이루어져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과도한 어장개발과 대량생산을 위한 밀식과 연작 등으로 인한 어장환경의 악화로 양적 감소와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다른 국가와 달리 거의 모든 생산이 식량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은 기술의 집약적 발전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확장성에 한계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해조류의 세계 시장은 연간 6조 원 규모로 육상기인 자원의 고갈로 인한 미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식량으로써의 활용가치 증가뿐 아니라 기존의 약학, 생체의학, 생명공학 외 에너지 기술, 바이오 리파이너리, 탄소 흡수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외해 해조류 양식은 기존 근해양식의 과밀화에 따른 환경오염,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과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며, 바이오매스 수율 극대화와 생산성 증대가 가능한 첨단 기술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 생산은 아시아에서 나오고 있지만, 최근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많은 해조류 양식 Start-Up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 유럽은 아시아의 해조류 생산량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이제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해조류 생산업체 단체 ‘Seaweed for Europe’이 출간한 보고서 ‘유럽의 해조류: 바다의 숨은 챔피언'에 따르면 현재 30만 톤의 유럽 해조류 생산량이 2030년에는 800만 톤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UN에서 발표한 ‘해조류 선언(UN Seaweed Manifesto, 2020)’에서 해조류의 탄소흡수원으로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해조류 양식과 해조숲의 탄소흡수원으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해양수산부가 바다(해조류)숲, 잘피숲, 염생식물 복원기술 개발과 갯벌의 탄소흡수원으로써의 평가기술 개발 등을 통해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내 탄소흡수원 등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탄소흡수원 개발이 시급한 점도 외해 해조류 양식 발전이 필요한 중요한 이유이다.

스마트 외해 해조류 양식

우리나라 해조류 양식 기술의 우수성에 모두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전래를 통한 손끝 기술의 영역으로 설명하고 있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다. 탄소저감 및 바이오소재 산업화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해조류 양식에서 벗어나 경제적, 기술적 부분이 향상된 지속가능한 양식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기존 개발되고 사업화한 외해 양식은 어류에 국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해 상황, 먹이 급여, 수확 등의 과정에서 상당부분 인력과 데이터화 되지 않은 전통적 양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집중육성하고 있는 스마트 양식기술도 연어, 광어, 바리류, 새우 등 어류에 적용되고 있으므로, 외해 해조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기존 양식 기술 및 계획을 정보화하여 생산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자동화 기술 기반 해조류 양식 통합관리 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에 앞서 미국 ARPA-E(U.S. Department of Energy’s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Energy)에서는 2017년부터 외해 해조류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MARINER(Macro-Algae Research Inspiring Novel Energy Resources)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은 1) 해조류 통합 양식 및 수확 시스템의 설계 및 실험 2) 기술의 설계 및 실험 3) 모델링 도구의 설계 및 실험 4) 수중 모니터링 도구의 설계 및 실험 5) 외해양식 품종개발을 위한 육종 및 유전연구 등 5개의 분야로 구성된다. 이를 벤치마킹하는 경우, 우리나라가 보유한 우수한 해양 엔지니어링 기술과 IT기술을 고려한다면 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을 따라잡을 뿐 아니라, 기 보유한 양식기술의 과학화를 통한 차별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조 바이오매스 산업의 기대

국내 해조류 바이오매스 활용 연구 개발은 식품, 의약품, 화장품, 양식 등이 전체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에너지, 바이오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가치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해조류를 물리적(탈염, 정제원료화 기술), 화학적(섬유소 가수분해, 성분 분별기술), 생물학적(균주 및 효소개발, 전환공정기술)으로 전처리하는 기술과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바이오에탄올, 바이오부탄올, 바이오디젤, 바이오가스 등)에 대한 국내 원천기술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 외해 해조류 대량생산 후 통해 대양 심해저로 침강시켜 탄소를 격리시키기에는 국내 환경에 제약이 크다고 본다면, 이런 바이오 리파이너리(Bio-Refinery)와의 연계는 미국 아이오와의 거대한 옥수수 농장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에탄올을 동해에서 대량 양식한 해조류를 울산에서 정제한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는 미래도 허황되지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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