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74. 몽골 탐조여행(2) – 고비사막
청봉의 새이야기74. 몽골 탐조여행(2) – 고비사막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3.10.18 2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은등사막딱새
검은등사막딱새

[현대해양] (지난 호에 이어) 짧은 2박 3일 기간의 군 갈루트 대초원 지역의 탐조를 아쉬움 속에 마무리한 우리들은 다음 목적지인 고비 사막, 인구 2만 여명의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 시로 향해 울란바토르로 이동했다.

고비 사막은 몽골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경계선에 걸쳐 동서로 약 1,600km, 북쪽의 장엄한 알타이 산맥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800km 거리의 아얼진·베이산·인산 산맥으로 이루어진 광대하고 변화무쌍한 고원지대에 위치했다. 사막 여행자라면 꼭 방문하고 싶어 하는 노래하는 모래 언덕의 땅 ‘홍고린 엘스(Khongoryn Els)’, 깎아지른 듯한 협곡 ‘욜린 암(Yolyn Am)’, 공룡의 알을 안아 품고 억년을 기다린 바얀자그(Bayanzag)의 ‘불타는 절벽(Flamming Cliff)’ 등이 고비 사막 여행 중심인 달란자드가드 시에서 머지않은 거리에서 사막 탐험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비한 경관을 간직한 고비 사막은 아무에게나 속을 보여주고 싶지 않는지, 두 달 전에 예약한 달란자드가드행 항공권이 출발 하루 전에 취소됐다. 몽골에서는 사막의 돌풍만큼이나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잦은 돌발 변수들이 일어나는지라 현지인들은 항공기의 갑작스런 취소에도 태연해 했다. 우리들은 시간 절약을 위해 비행기로 고비 사막으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바꾸어 다음날 아침 일찍 버스로 출발하기로 했다.

고비 사막, 잘란자드가드 인근의 쌍봉 낙타
고비 사막, 잘란자드가드 인근의 쌍봉 낙타
이사벨린 때까치
이사벨린 때까치
고비사막 되새
고비사막 되새

고비사막 1일차(2023년 6월 30일: 울란바토르~구르반 사이칸 국립공원으로 이동)

울란바토르에서 아침 일찍 버스로 달란자드가드, 구르반 사이칸 국립공원으로 출발했다. 장엄한 알타이 산맥에서 뻗어 내린 범상치 않은 산들로 이루어진 구르반 사이칸 국립공원, 욜린 암 사막 마을에 약 600km의 울퉁불퉁한 도로와 사막 길을 달려 저녁시간에서야 도착했다. 광활한 초원을 넘고 황금빛 사막을 지나는 동안 사람들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목민들은 삶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버스로 약 13시간 동안 사막을 달렸고, 사막의 거친 풀을 뜯고 있는 한 무리의 낙타 떼를 만났을 때 비로소 고비사막 여행의 중심인 달란자드가드 가까이에 접근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낮이 긴 하절기(夏節期)의 시간을 활용하여 숙소인 둥게네 튜어 리조트(Dungenee Tour Resort)에 여장을 풀기 전에 ‘무카 실버트 밸리’에서 저녁 시간을 활용한 탐조를 진행했다. 여기 무카 실버트 계곡에서 만났던 새들은 ‘츄카’, ‘이사벨린 때까치’, ‘피르 데이비드 되새’, ‘고드루스키 멧새’, 등이었다.

고비사막 2일차(2023년 7월 1일: 욜린 암 협곡)

아침 일찍 우리 대원들은 욜린 암 협곡으로 향했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며 일출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렸고, 보름날 지는 달은 서쪽 지평선에 걸렸다. 우리들은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고비 사막의 태양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에 기쁨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갑자기 검은 구름이 동쪽 하늘의 일출 광경을 막았다. 한참 후에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아침 햇빛이 황금빛 사막 모래에 쏟아져 내린다. 어떤 천연(天然)의 힘이 고비 사막의 광활한 대지를 만들었고, 해와 달, 너와 나를 여기서 함께하게 하여, 자연(自然)에 경외감을 느끼고 이를 공감하게 했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겼다.

욜린 암은 고비 사막에 위치한 매우 신기한 바위산들로 이루어진 협곡으로 ‘독수리 계곡’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은 구르반 사이칸 국립공원의 일부다. 높은 절벽, 깎아 세운 듯한 절벽, 협곡과 계곡 사이의 꼬불꼬불한 오솔길과 차디찬 빙하 수가 흐르는 도랑을 따라 걷는 동안 다양한 새들과 야생의 짐승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협곡의 바위 사이사이에는 여러 마리의 산양들이 바위부리에서 꼭대기로 팔짝거리는 모습에 공중서커스를 관람하는 듯 아찔함을 느꼈다. 여기 돌산과 협곡에서 관찰한 조류 종은 ‘검은머리딱새’, ‘북방사막딱새’, ‘긴다리사막딱새’, ‘검은등사막딱새’, ‘갈색종다리’, ‘몽골종다리’, ‘독수리’, ‘고산대머리수리’, ‘수염수리’ 등이었다(다음 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