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대하는 태도
바다를 대하는 태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10.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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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라고 부르고 불리는 행성 면적의 70%는 바다이며, 이 바닷물의 양은 120경 7,000조 톤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 행성 이름으로 지구(地球)보다 수구(水球)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바닷물 1톤에 수십억 마리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하니 ‘수구’ 전체 바다에 사는 생명체의 개체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다에는 지구 전체 생물종의 80%가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바다생물에는 육상생물에는 없는 항암, DHA 합성 등의 기능을 가진 특수 유전자가 다량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조차도 극히 일부만 밝혀졌으며, 그나마 우리는 바다생물의 1% 정도만 알고 있다.

이렇듯 바다는 무한에 가까운 자원을 품은 보물창고이자 미지의 세계이자 인류 미래산업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이 바다에 지난 8월 24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지난 2011년 대형 재해로 생성된 방사성 오염수 처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결국 바다에 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다른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경제산업성이 제시한 5가지 방법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 방법은 알프스(ALPS)라는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한 후 바닷물과 희석해 수중에 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논란이 많다. 해양생물에 유해하다 무해하다, 인체에 유해하다 무해하다, 체내에 쌓인다 쌓이지 않는다 등. 어떤 누구는 우려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이에 대해 누구는 괴담이라고 하고 누구는 과학이라고 한다. 알프스로 처리하니, 희석하니, 반감기가 있으니, 소량이기에, 바다는 넓고 깊으며, 몇 년 돌아 돌아 우리 해역에 도착하니 괜찮다,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확인했으니 괜찮다 등등 여러 말이 오갔고, 또 오가고 있다.

여전히 방류를 멈추라는 이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안심하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누가 옳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각기 의견과 이론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겪어보지 않은 미래다. 그럼에도 확실한 게 있다. 바로 바다를 바보는 시각, 바다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라면 문제다. 과거 어업인들은 어업 중 끊어지거나 놓친 그물, 폐어구 등을 바다에 버리는 걸 당연시했다.

PET병을 비롯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를 강, 하천,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소형 선박에서는 바다에 실례하기도 했다. 바다는 워낙 넓고 깊고 양이 많으니 다 받아들이고 다 수용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저 넓디넓은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고, 폐어구로 인한 유령어업으로 각종 해양생물이 죽어나간다. 때문에 이제는 바다에 함부로 쓰레기를 던지거나 폐어구를 버리지 않는다

오염수 투기가 1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30년 이상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그것이 40년이 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어쩔수 없는 자연재해로 오염수를 흘려보낸다면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인위로 바다에 버린다는 것은 해양생태계 파괴, 인체 누적 여부 등을 떠나 바다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바다는 함부로 대할 대상이 아니다.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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