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적응 위한 수산연구에 집중할 때
기후변화 적응 위한 수산연구에 집중할 때
  •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 승인 2023.10.0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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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현대해양] 올여름, 세계 곳곳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았다. 이제는 이상기후라고 말하기도 힘든 일상이 되어버린 다양한 기후 재난들이 발생하고 있다. 18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근대 기상관측 이후 전 지구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관측 사상 월별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올해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시점이지만, 많은 기후학자는 올해가 2016년을 누르고 근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우리 바다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바다는 올해 3월과 6, 인공위성으로 수온 정보를 축적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표층 수온을 보였으며, 8월 하순과 9월에도 가장 높은 수온을 보였다. 또한 올해 들어 우리나라 바다는 1월부터 9월까지 수온이 평년 대비 계속 높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영향으로 2017년부터 시행되어 오고 있는 고수온 특보도 시행 이래 가장 늦게까지 유지되어 922일에야 고수온 특보를 해제할 수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양관측 결과, 우리 바다의 표층 수온은 전 세계 평균에 비하여 2.5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표층과 중층간의 수온차가 점점 커지는 성층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해양온난화와 강한 성층현상 등은 해양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표층 영양염의 농도와 기초생산력은 최근 감소함과 동시에 크기가 작은 식물 플랑크톤 종들이 우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수산물 안전과 깊은 관련성이 있는 패류독소 플랑크톤의 출현시기도 최근 10년사이에 1~2달 앞당겨지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과 생태계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표층 부근의 성층이 강화되면서 저층의 영양염 공급이 줄어들고, 해양생물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생물들의 산란, 출현 시기도 점점 빨라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이미 우리 바다에서는 관측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바다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 바다는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많은 해양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극적으로 감소하더라도 해양 온난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는 우리 바다 깊숙이 들어왔으며, 과거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수산재해는 이제 매년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어업, 정책, 연구 현장에서는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며, 새로운 기회요소를 찾을 수 있는 기후변화 적응 기술 및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 바다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전망하며, 평가함과 동시에 수산자원 및 양식 연구 분야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지속 가능한 수산업과 건강한 해양생태계 유지를 위한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바다와 수산업에 적합한 과학적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과 전략 마련이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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