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73. 몽골 탐조여행(1) - 군 갈루트(Gun Galuut) 자연보존지구
청봉의 새이야기 73. 몽골 탐조여행(1) - 군 갈루트(Gun Galuut) 자연보존지구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3.09.18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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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재두루미(하절기에 몽골 내륙 초원지역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나일강 유역, 인도에서 월동한다.)
쇠재두루미(하절기에 몽골 내륙 초원지역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나일강 유역, 인도에서 월동한다.)

[현대해양] 하지(夏至)가 막 지나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우리는 리무진 버스와 비행기로 몽골, 울란바토르에 점심 무렵 도달했다.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약 300㎞의 거리를 준비된 버스로 4시간을 달려 이번 탐조여행의 1차 방문 목적지인 ‘군 갈루트(Gun Galuut)자연보존지구’의 광대한 초원 속 몽골전통의 초원캠프에 저녁 시간에 도착했다. 높고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우리들을 환영한다. 군 갈루트 캠프로 이동 중에 오논(Onon) 강변의 작은 마을, 다달(Dadal)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 마을은 몽골 대제국(1206년~1635년)을 건설한 징기스칸이 태어난 곳으로 징기스칸의 황금 동상과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다달 마을에서 머지않은 거리에 몽골에서 가장 큰 강, 케르렌(Kherlen, 길이: 1,250㎞)강이 흐르는 광활한 초원이 군 갈루트 자연보호지역이다.

몽골 북동지역의 영봉(靈峯)들이 어우러진 켄티 산맥에서 발원하여 광활한 초원을 지나는 케르렌 강과 오논 강의 범상치 않은 기운 속에서 징기스칸은 북방 기마민족의 꿈과 야망이 가득한 황제로 성장하였단다.

우리들은 몽골의 역사, 민속과 문화가 가득한 산, 강, 습지, 대초원 지역인 군 갈루트 자연보존지역에서 탐조활동을 시작했다.

군 갈루트 자연보존 지역은 산양, 각종 수리 류, 재두루미, 종달새 류 등의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보존활동 및 그들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징기스칸 황금동상
징기스칸 황금동상

우리들은 군 갈루트 자연보존지구의 몽골전통식 게르(Ger)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유목민의 생활을 체험하면서 탐조활동을 계속했다. 낮 기온은 25℃ 이상인 반면에 밤 기온이 8℃ 이하로 떨어지는 일교차가 매우 큰 날씨였다. 밤에는 게르 내 난로에 불을 피웠는데 연료는 잘 말린 말똥이었다. 말똥이 연탄처럼 모락모락 밤새워 우리를 따스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했으나, 불꽃이 활짝 피었다가 쉬이 사그라졌다. 나는 밤새워 난로의 말똥 당번이 되었다. 북위 50도의 북극권에 가까운 지역에서 하지 때의 짧은 밤은 10시가 지나야 어두워지고 새벽 4시면 동쪽 하늘이 밝아졌다. 벌써 초원에는 종달새들이 아침 노래로 서로서로 짝들을 불러 모으고, 목장에는 소, 말, 낙타, 양 들이 이슬 맺힌 초원으로 활기차게 나선다.

큰말똥가리
큰말똥가리

우리들은 새벽부터 탐조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지역에서 관찰한 주요 새들은 쇠재두루미, 큰말똥가리, 흰날개종다리, 해변종다리, 쇠밭종다리, 붉은부리까마귀, 줄기러기, 청머리오리, 검둥오리사촌, 초원수리, 검독수리, 개구리매, 재두루미, 먹황새, 뒷부리장다리물떼새, 댕기물떼새, 큰부리도요, 흰죽지제비갈매기, 북방사막딱새, 종다리 류 등이었다.

붉은부리까마귀
붉은부리까마귀

몽골 및 아무르 강의 초원지역은 하절기에는 철새들의 번식지가 되나, 새들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동절기에는 추위를 피해 한반도 등 비교적 온난한 지역으로 먼 거리를 제 날개로 이동하게 된다. 철새들이 날개로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이번에는 우리 탐조인들이 그들의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비행기와 차로 이동하면서 탐조활동을 한다.

우리들은 2박 3일 동안 군 갈루트 초원에서 새끼를 키우고 있는 쇠재두루미, 야생오리 류, 수리 류 등의 탐조활동을 아쉬움 속에 마무리하고, 사막 탐조를 위해 울란바토르에서 1박하고 서남쪽으로 약 700㎞ 거리인 고비 사막 속의 작은 도시인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로 향한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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