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언이십일-21세기형 자동화 · 스마트 양식에 일조
㈜빌리언이십일-21세기형 자동화 · 스마트 양식에 일조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9.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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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해양 GIS’ 개발 기업
㈜빌리언이십일 조보현 대표(왼쪽 세 번째)와 직원들이 테스트 베드로 이용하고 있는 넙치 양식장에서 어업인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빌리언이십일 조보현 대표(왼쪽 세 번째)와 직원들이 테스트 베드로 이용하고 있는 넙치 양식장에서 어업인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대해양] 때는 바야흐로 사물인터넷(IoT) 시대다. 수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제3의 물결’로 익히 알려진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미래학자들이 미래산업으로 꼽은 양식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수산양식업을 미래지향적 스마트 양식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해양수산 정보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이 있다. ㈜빌리언이십일(이하 빌리언21)이다. 빌리언21(대표 조보현)은 1998년 설립 이후 해양·수산·환경·농식품·생명 자원 분야에서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해양 지리정보시스템(GIS) 개발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빌리언21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인터넷 상의 서버를 통해 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바탕의 글로벌 상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1세기에 걸맞는 편리한 스마트 양식산업을 위해, 해양수산 정보화를 위해 꾸준히 연구,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연어 양식 데이터 구축·확산 프로젝트 참여

지난달 18일 경북수산자원연구원에서 ‘연어 양식 데이터 구축·확산’ 업무 협약식이 있었다. 이 협약은 경북도가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통한 스마트 양식 산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빌리언21 등 산·학·연 8개 기관의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연어 양식 데이터 구축·확산’ 업무는 대부분 노르웨이에서 수입하는 연어를 국내 양식 연어로 대체하기 위한 첨단 양식사업의 일환임과 동시에 노동집약적인 재래식 양식 산업을 지능화,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최적 양식 환경 유지, 먹이 공급 등 스마트 양식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하고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AI 학습용 데이터에는 양식 대상 어종을 위한 수온, 용존산소, 수소이온농도(산성도), 염도 등 수질과 양식 관리(사료급이량, 약품 등)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또 지능형 양식을 위한 수중 촬영, 개체 실측, 생육자료 등 학습용 데이터도 축적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양식 어류의 성장도를 예측하고, 양식을 자동화, 지능화하기 위한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업무 중심에 빌리언21이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빌리언21은 △해양환경정보포털 구축 △해양생물 3D 콘텐츠 제작 △블루카본 기반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 조성 기술 개발 △양식장 환경 모니터링 및 제어시스템 운영 △스마트어촌어항 관광정보센터 구축 △인공지능 사료 자동공급 시스템(아쿠아봇) 개발 △부유식 생김 양식 자동화 구축 △인공지능 학습모델 데이터 구축 △유수식 디지털 혁신기술 개발 △축제식 새우 양식장의 자율주행형 복합사육관리 시스템 개발 사업 등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다.

유수식 디지털 광어 양식 혁신기술개발사업 참여

이 중에서 유수식 디지털양식 혁신기술개발사업은 전남대학교 주관 사업에 빌리언21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신규과제다. 이 사업에 대해 빌리언21 담당자는 “우리는 디지털 양식 생육 관리 모듈 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며 “기존 넙치 시설(양식장)의 문제점이었던 △사료비 증가로 인한 어가 수입 저하 △한국인 인력 부족(외국인 노동자 의존도 증가) △폐사율 증가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유용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보현 빌리언21 대표는 “수온, 염도, 용존산소농도 등 수치 데이터와 이미지 데이터를 쌓아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분석할 수 있다. 현안을 먼저 해소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 “우리가 수집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료를 주면 급이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료를 많이 준다고 생산량이 느는 것이 아니라 수질만 나빠질 수 있다. 최적의 사료량을 찾아 급이의 자동화, 지능화하는 것이 스마트 양식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빌리언21의 분석에 따르면 지금 관리하고 있는 완도 광어 양식장의 경비 중 40%가 사료비이며, 15~20%가 전기요금, 그 다음이 인건비다. 사료비와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것. 따라서 두 가지만 절약해도 상당한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계화, 자동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나아가 스마트 양식을 하는 데는 생사료보다 배합사료가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합사료 급이와 더불어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가야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양식장 자동화 기기 연구와 스마트 양식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빌리언21 직원들이 스마트 IoT 플랫폼을 통해양식장 수질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빌리언21 직원들이 스마트 IoT 플랫폼을 통해양식장 수질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해양수산 신지식인

데이터 수집을 위해 양식현장 창업에 적합한 기기를 개발해서 설치하는 것도 빌리언21의 역할이다. 경기도 군포시에 본사를 둔 빌리언21은 사업현장이 주로 전남, 경남 등에 있다 보니 목포에 전남사무소를, 통영에 경남사무소를 각각 두고 있다.

빌리언21 본사 조직은 기술연구소, 전략기획팀, AI사업팀, 개발팀, DB사업팀, 지원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직원은 10여 명. 빌리언21 영업 초창기에는 직원 수가 50명까지 이르렀다. 반면에 매출은 상대적으로 적어 4억 원 수준에 머무르기도 했다고. 초기에 할 일이 많았던 것에 비해 매출 규모는 적었던 것. 영리를 우선으로 하는 경영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해양수산 정보화’와 ‘스마트 양식’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

지금은 연매출이 14억 원 가량 된다. 이 또한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임직원의 과반수가 20대라는 것. 이른바 MZ세대에게 미래가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앨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이 미래산업이라고 한 수산양식산업의 스마트화를 책임지고 있는 빌리언21에서 젊은이들이 비전을 찾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우리가 하려는 일이 블루오션인 건 맞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 대에 하려고 하기보다 젊은 직원들에게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빌리언21 임직원들은 국내 최초의 해양 GIS 전문기업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조 대표는 “모바일에 GIS를 적용하는 일 등에 투자가 필요하다”며 “회사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나아갈 방향을 잡는 데는 성공했다”고 자신한다.

빌리언21 직원들이 양식장 수온, 용존산소, 산성도, 염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수질 측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빌리언21 직원들이 양식장 수온, 용존산소, 산성도, 염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수질 측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블루카본사업단 참여

빌리언21을 창업한 조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해양수산 신지식인이다. 그는 ‘IoT 센서 기반의 사료 자동공급 장치와 시스템’을 개발해 2017년에 신지식인에 선정됐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이어지는 ‘블루카본 기반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조성 기술개발’ 프로젝트 참여 또한 빌리언21 역점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가속화, 해양산성화 등 이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해수부 주도 연구개발(R&D)사업이다. 여기서 빌리언21은 해안선에 식재한 염생식물의 성장을 관찰하면서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을 조성하는 공법(그린리빙)을 개발하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빌리언21의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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