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선점 경쟁에서 우리 전문가들이 안 보인다
북극항로 선점 경쟁에서 우리 전문가들이 안 보인다
  • 최수범 인천대 북방물류교육협력단 부단장
  • 승인 2023.09.1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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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범 인천대 북방물류교육협력단 부단장 · 교수
최수범 인천대 북방물류교육협력단 부단장 · 교수

[현대해양] 새로운 항로로 주목받고 있는 북극항로가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쇄빙선 지원 없이도 항해 가능한 기간이 해마다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북극의 바다는 극한 지역을 항해할 수 있는 선박과 이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숙련된 선원과 국제간의 협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안전한 항해를 확보할 수 있다.

2021년 3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막는 사고를 유발함으로써 북극항로가 대안 항로로 급부상하였고,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제재로 북극에서 생산되는 자원이 아시아 국가들에 운송됨으로써 북극항로의 활성화를 더 가열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북극항로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북극 전문가의 국제적인 활동은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북극항로 개발 경쟁은 매우 중요한 기회와 도전을 제공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접근이 필요하다.

다국적 물류기업 디피월드(DP World)는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과 북극항로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공식적으로 합의하였고, 중국의 컨테이너 선사는 5척의 1,600~3,500TEU급 컨테이너선을 매년 여름철의 북극 항로에 투입하고, 겨울철에는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를 활성화하여 해운시장의 한 축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인도는 북극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는 북극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북극해 전용 LNG 운반선으로 무르만스크와 캄차카반도의 환적지에 배치된 2척의 FSU(부유식 저장-환적 설비)에 운송하여 2023년 말부터 연간 2,000만 톤의 LNG를 아시아와 유럽의 LNG 수요국들에 운송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컨테이너선의 정기선 운항을 지난 7월부터 시작하였는데, 여름철에는 북극항로를, 겨울철에는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혼합형 정기선 항로 서비스를 선택하였다. 중국이 이와 같은 모험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년 동안 북 극항로에서 자국의 선박을 운항하게 하여 선원들의 전문성을 배양하고, 그 인원을 500명 이상 확보한 덕택이다.

우리나라는 극지 운항 선박의 건조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의 전문가들은 북극 항로 개발 선두 주자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북극항로 전문가들이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북극 자원, 북극항로와 관련된 연구와 투자는 때를 놓치면 후발주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비용과 손실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극은 우리의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매우 크고 귀중한 자원이다. 민간의 교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재정지 원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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