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지남호를 띄울 때
제2의 지남호를 띄울 때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3.09.08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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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1957년은 대한민국 제1호 원양어선 지남호가 인도양 처녀 조업에 나선 해로 우리 수산사(水産史)에서 획기적 인 해입니다. 이를 계기로 원양어업 전성시대가 열렸고 바다는 야심찬 청년들이 꿈을 펼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요즘 해양산업계는 인력 부족으로 아우성입니다.

해운업계는 해기사 수급에 구멍이 났다고 야단입니다. 수산업계도 종사자들의 고령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조선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해양산업 현장이 소위 3D 업종을 넘어 4D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청년 인력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해양수산 관련 대학의 학생 미달 현상이 속출하고 있어 양질의 젊은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해양산업 직군은 과거 경제 고도성장기에 고소득 인기 직종이었지만 선진국으로 진입한 지금은 소위 MZ세대로 알려진 젊은이들이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요시 하는 풍조에 따라 현장근무를 꺼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급한 대로 외국인 인력 보충과 직업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있으나 품질관리, 향후 성장동력 마련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해양산업 현장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산업 기반이 무너지겠다며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시대적 흐름이기는하나 임기응변적 대처로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해양산업의 새로운 판을 짜야할 때가 된 것입니다.

그전에 해양산업계는 과거 영광을 누렸던 그때의 제도와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청년들이 모여들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값싸고 유능한 인력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 젊은이들이 해양산업을 외면하는 이 시점에서는 그동안 유지되던 체계를 과감히 뜯어고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친환경선박, 자율운항선박, 스마트 양식, 해양수산 벤처기업 육성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시장변화 속도를 따라가지도, 획기적인 성과도 아직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업계, 연구기관, 대학 등 해양산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찾아 첨단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해양산업 생태계를 만들기를 주문해 봅니다. 이와 함께 유능한 청년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과감한 제도개선과 업계 자체 체질개선 노력도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과거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종자에서 이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선두주자가 되어야 하기에 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세대가 바통을 이어받아 해양산업 국가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할 파도일 것입니다.

제2의 지남호를 찾아 저 넓은 대양을 향해 띄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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