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동원산업의 연어양식 비전
강원도와 동원산업의 연어양식 비전
  • 장기학 케이스마트양식㈜ 사업추진단장
  • 승인 2023.08.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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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마트양식 연어사업의 본격화
강원도 연어양식 클러스터 양양사이트 전경

[현대해양] 프로틴 챌린지(Protein challenge)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90억 명을 넘어선다고 예상한다. 이는 2019년 대비 30% 증가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구 증가로 단백질 수요 역시 2019년 대비 약 7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에서 유일한 시보스(SeaBOS, 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 회원사인 동원산업은 프로틴 챌린지(Protein challenge), 즉 단백질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그 방향을 ‘잡는 어업’에 ‘기르는 어업’을 추가하게 됐다.

과거부터 단백질의 주된 공급원인 육류, 달걀, 우유 등의 소비는 지난 50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7,000만 톤에서 3억 톤으로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50년에는 현재보다 최소 70% 이상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양질의 단백질원으로 수산물, 특히 양식수산물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원양어업을 통해 국민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온 동원산업 역시 프로틴 챌린지의 해답을 바다에서 찾고자 했다. 그러나 전 세계 어획을 통한 수산물 생산량은 2000년을 전후로 연간 9,000만 톤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그 총량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양식을 통한 수산물의 생산은 연 평균 약 5%씩 성장하며 2010년에는 잡는 어업의 생산량을 넘어섰다. 현재도 연간 약 1억만 톤 이상을 생산하며 가파른 성장세다. 또한 지난 40년간 수산자원은 약 50% 이상 고갈됐고 2030년 전, 세계 약 5천만 톤의 천연 수산자원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WWF 보고서). 이렇듯 잡는 어업의 추가적인 단백질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양식 수산물은 추적(Tracing)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소, 돼지고기 이산화탄소 풋프린트의 20% 수준이며 사료효율(FCR, Feed Conversion Ratio, 1kg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사료의 양) 역시 소, 돼지의 FCR의 18% 수준으로 지속 가능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데 해답이라 할 수 있다.

대서양연어 발안란

왜 대서양 연어인가?

전 세계 수산양식 시장의 규모는 2019년 2,850억 달러(약 360조 원)에서 2027년까지 약 3,780억 달러(약 478조 원)까지 성장하여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2023 Allied Market Research).

세계적으로 양식되고 있는 580여 어종 중 해조류를 제외한 주요 어종은 대서양연어, 흰다리새우, 흰살생선(틸라피아, 팡가시우스 등), 참다랑어로 이 모두 기업형 규모의 양식이 가능하다. 이 중 흰살생선은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양식하는 어종으로 △성장속도가 빠르고, △고밀도 양식이 가능하며, △담수 및 기수 등 양식환경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생산량이 많아 진입장벽이 낮은 보급형 양식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대서양 연어는 전 세계 양식어종 중 가장 산업화된 어종으로 분류(2023 Mowi Handbook) 되고 양식기간 중 사람의 손길이 배제된 생물이자 기계 기술이 기반 된 양식사업으로 분류되어 기업형 사업으로써 세계 양식어종 중 가치측면에서 1위로 성장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9%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대서양 연어의 수요는 인구 증가(특히 중산층)에 따라 더욱 증대 될 전망이나 제한적인 공급증가만 가능한 상황이다. 냉수 어종인 대서양연어의 양식적지는 노르웨이, 칠레, 영국(북부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 등 9개국에 불가하다.

또한 대서양 연어 양식이 가능한 이들 국가에서도 해양환경 오염, 갯녹음 현상(해저의 사막화), 가두리 탈출사고에 의한 생태계 교란현상 등으로 양식면허(생산 라이선스) 추가발급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대서양 연어 양식사업에 신규 및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기업은 더 높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원산업은 전 세계적 양식시장의 종합적인 환경분석을 통해 국내에서 가능한 양식사업을 계획하고 총 5가지 어종을 대상으로 국내 양식사업 가능성을 연구하여 그 대상 어종으로 흰살생선(팡가시우스), 장어, 흰다리새우, 참다랑어 그리고 대서양연어를 후보 군으로 정했다. 동원산업은 최종 어종을 결정함에 있어 △국내 양식어민과의 이해충돌 △글로벌시장과 성장성 △수입대체 가능성 △국내 양식환경 적합성 △진입장벽과 기술집약적 양식 등 5가지 기준을 통해 대서양연어로 결정했다. 아울러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양식사업을 추진할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거친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에서 사용되는 가두리 양식방법은 한국에서 사용이 불가했기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또한 기업형 양식이 불가했던 국내 양식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존 양식업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육상순환여과 양식방법도 높은 초기투자비용과 국내 전문 인력풀의 부재로 추진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시보스의 노르웨이 기업 대표의 소개로 노르웨이 육상양식 기업인 Salmon Evolution(이하 SE)을 알게 됐다.

강원도 연어양식클러스터 양양 사이트
강원도 연어양식클러스터 양양 사이트

노르웨이와 합작법인 설립

SE은 노르웨이 몰데(Molde) 지역을 기반으로 연어양식, 설계, 운반, 가공분야의 경력 20년 이상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2017년 설립한 신생기업으로 앞서 설명한 노르웨이 가두리 양식산업의 한계를 확인, 육상에서 대규모 설비를 활용한 친환경 양식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냉수 어종인 대서양연어의 제한적인 양식환경 조성을 위해 기존 순환여과양식 방법에서 사용되는 생물여과조와 대용량의 히팅·쿨링 시스템을 생략하고 피오르드에 표층, 저층에 취수관을 설치, 두 층의 해수를 혼합하여 연중 최적수온 환경을 마련하고 수자원의 재활용을 위해 일부 (약 65%)는 이산화탄소를 탈기하여 재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양식수조에서 사용 후 배출되는 배출수와 신규 유입되는 유입수간의 열교환을 통해 폐열을 활용, 부족 부분만 제한적으로 히트펌프를 사용하는 에너지 절감 방식이자 배출수의 배출 전 물리여과를 통해 해양해저오염을 유발하는 사료 찌꺼기와 슬러지를 제거하고 배출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이는 피오르드 가두리 양식과 육상 순환여과양식 방법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플로 스루 시스템(HFS, Hybrid Flow Through System)으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순환여과양식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생물여과조를 생략하고 각 양식 수조 별 독립적인 환경을 조성하였다. 이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질병, 바이러스가 발생한 경우에도 전체 양식 시스템에 전염,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독립수조 한 개에만 영향을 미쳐 폐사 위험을 최소화 했다. 더불어 가두리 양식에서 외부 환경에 100% 노출되는 상황과 달리 연중 적정 수온과 수질 환경을 제공하여 성장기간을 단축, 총 양식 생산기간 역시 크게 단축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SE의 HFS을 국내에 채택하기 위해 대서양연어 양식에 가장 적합한 강원도의 적정부지를 조사했다. 강원도, 양양군과 협업하여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해안부지 약 3만 2,000평 부지를 확보와 농공단지로 개발하는 ‘양양 친환경 스마트양식 농공단지’ 조성을 위한 3자간의 MOU를 2020년 9월 1일 체결했다.

이후 동원산업과 SE는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하여 합작법인인 케이스마트양식㈜를 설립했고 현재까지 케이스마트양식㈜는 대서양연어 육상양식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스마트양식㈜는 동원산업의 기존 연어를 수입·판매하던 수산유통사업과 SE의 대서양연어 양식 운영 노하우를 결합, 100% 수입에 의존하는 대서양 연어를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입을 대체, 외화낭비와 과도한 항공 물류비를 절감하고, 2050년 프로틴 챌린지를 대비한 식량안보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노르웨이에서 이미 생산능력이 검증된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는 신기술 확보 및 외국인 투자 유치와 함께 가내수공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양식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는 현재, 국내에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한 장비와 시스템이지만 대규모 양식사업을 경험한 기업이 부재한 현실에서 사업준비 및 초기 단계에는 노르웨이 등 양식선진국의 장비를 수입할 예정이다. 다만, 추후 양식사업 확장 시에는 국내 설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기자재를 사용하고 우수한 국내 IT 분야를 활용한 K-양식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강원도 연어양식클러스터 정선 사이트
강원도 연어양식클러스터 정선 사이트

한국에서 생산되는 연어양식은

대서양연어는 ‘발안란(Egg) – 자어(Fry, Parr) – 치어(Smolt) – 성어’ 4단계의 성장과정으로 분류된다. 발안란부터 치어까지는 담수에서 성장하며, 순치 이후 성어단계는 해수 양식하는 자연의 성장 시기별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케이스마트양식㈜는 양양에 해수를 활용한 성어양식장을 확보한 상황에서 연어 치어양식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담수양식장인 강원도 정선군 남면의 기존 무지개송어양식장을 인수하여 준비하고 있다. 정선 치어양식 사이트는 연어양식에 연중 적합한 수온과 수질을 갖춘 용천수를 활용하여 한 동의 건물 내에서 발안란부터 치어까지 단계별로 생산하는 HFS방식의 양식장을 건설 중에 있다.

양식장의 설계는 세계적으로 순환여과 설계로 유명한 덴마크의 빌룬드(Billund)사와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다. 케이스마트양식㈜의 정선 치어양식 설비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실내에서 진행되며, 양양과 마찬가지로 양식수조에서 발생하는 사료 찌꺼기, 슬러지를 물리여과기로 1차 제거한 후에 침전조의 침전과정을 거친 후에 배출한다. 최근 더욱 엄격해진 환경영향평가 기준에 따라 정선 치어양식장 조성 인허가를 득하였으며 건축 관련 허가만 남아있다.

정선에서 출하된 치어는 특수 제작예정인 수조를 통해 양양으로 이동되며 양양에서 약 1년간 해수양식 이후 시장 사이즈인 약 5kg/미까지 성장시켜 출하된다. 정선, 양양 양식기간 중 성장에 따른 수조 분조, 백신주입, 출하 및 입고 등의 과정은 피쉬펌프(Fish Pump)와 백신설비, 그레이딩 방식(Grading System)을 활용하여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로 진행, 스트레스와 외부 충격을 최소화 하여 어류복지를 추구한다.

연간 약 6만 톤이 전량 수입되는 국내 연어시장에서 단기간에 전량수입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 케이스마트양식㈜는 정선·양양의 유기적 운영을 통해 최초 연간 1만 톤의 연어를 생산할 계획이며 2단계 확장은 국내 설계, 장비를 활용, 추가 1만 톤을 생산하여 2030년까지 연간 2만 톤의 연어생산이 목표다. 이 경우 양양공항을 통한 동아시아 수출도 가능하게 돼 연어를 전량 수입하던 우리나라가 연어 수출국가로 전환될 것이다.

이는 케이스마트양식㈜, 동원산업, SE 내부 노력만으로는 불가하다. 해양수산부, 강원도, 양양군과 협업이 필요하다. 노르웨이가 50년에 걸쳐 이룬 연어 산업을 대한민국의 IT기술과 접목하여 다양한 배후 산업, 정부·지자체 연구기관을 통해 발안란, 백신, 사료의 국산화를 실현하여 10년 내 완성하고자 한다. 양양군에 양식, 가공, 건설, 배후산업 등 일자리 창출과 우수한 양식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케이스마트양식㈜가 중심이 되어 강원도와 양양군은 아시아 연어양식산업의 허브가 될 것이다. K-연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인 양양군과의 협업을 통해 양양군 주민, 어민들과의 상생, 상호보완 등을 추진하여 K-연어 사업의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상당 존재한다. 케이스마트양식㈜는 국내 최초 대규모 육상양식 운영함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육상양식에 대한 정부, 지자체, 지역주민, 어민들의 이해가 부족하여 종종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며 정부의 인허가 과정도 국내 최초의 사업이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장기간이 소요된다.

케이스마트양식㈜가 2050 프로틴 챌린지를 잘 준비된 친환경 연어육상양식 사업을 통해 극복하고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안전하고, 건강한 양질의 수산 단백질을 국민에게 지속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학계, 지역 주민 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청 드린다. 


*시보스(SeaBOS, 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 :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수산기업 10개사가 모인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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