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바이오산업 인프라 지원 필요
해양바이오산업 인프라 지원 필요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08.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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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신속한 생물시료 확보 관건”

[현대해양] 2020년 세계 해양바이오 시장규모는 57억 달러(6조 8,000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Global Industry Analysis는, 2027년 세계 해양바이오 시장은 약 11조 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해 7월 해양수산부는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2022~2027)’을 발표했다. 당시 조승환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해양바이오 산업육성을 약속했다”며, “현재 태동기에 머물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이 2027년까지 1조 2,0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5개년 성장전략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양바이오 산업육성을 위해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 연 7~10% 성장”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 생물과 생태계의 생물학적 잠재력을 활용해 제약, 화장품, 식품, 농업, 환경 관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정보지식 집약형 첨단 산업으로 타 산업의 파급효과가 크고 시너지 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산업이기도 하다. 미국, EU 등 주요국은 국가적 전략계획 수립과 R&D를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최완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은 “지구에 있는 생물 종의 80%가 해양 생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연구에 쓰이는 생물은 현재 1% 미만에 불과하다”라며, “특히 심해에는 독특한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에 연구개발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국내 바이오산업 중 해양바이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7% 정도로, 바이오산업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국내에서 해양바이오산업을 시작한 지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라며, “현재 해양바이오산업은 연 7~10%씩 성장하는 추세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은 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적 지원 필요해”

최 관장은 “기업으로서는 위험성이 적어야 시장에 뛰어드는데, 해양바이오산업에는 초기진입 비용이 꽤 들어가기에 산업의 초기 인프라 부분에는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원상 극지연구소 전략기획부장은 “지금 극지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치매치료제(항치료제) 개발 사업이 올해가 4년차고, 내년이 마지막 해인데 올해까지만 하고 멈춰야 하는 상황이 될 것 같다”라며, “예산이 갑자기 줄면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해수부 R&D사업 ‘극지 유래 생물자원을 활용한 항생제 후보물질 개발(이하 항생제 개발 연구)’의 책임자 이준혁 극지연구소 저온신소재연구사업단장은 “현재 우리 과제를 위해 8개 기관이 공동연구를 하고 있으며 1년에 25억 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는데, 내년에는 9억 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내년에는 항생제 유도체를 만들어 최적화 하고, 안정성 실험을 시행하는 등의 계획이 있었다”라며, “정말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 관련 연구자들의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미 확보한 생물자원을 기탁하거나 보관 여부를 결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마무리만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물 시료 확보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해양바이오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생물 시료를 최대한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 부장은 “특히 극지의 해양생물은 추위를 이겨냈다는 큰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극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끔 하는 인자나 유전자를 발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문제는 알다시피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온이 올라가고 있기에 현재의 환경에서 추출할 수 있는 것들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에 원천기술과 생물 시료를 최대한 신속하게 확보해 축적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관장 역시 시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해양생물자원을 빨리 확보해 국가 자산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라며, “현재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약 만 종 정도의 표본을 약 56만 점 정도 보관하고 있는데 이러한 표본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이후에 유용한 물질을 추출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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