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나무위키(namu.wiki)에서 ‘협회’를 검색하면 ‘특정 업종 종사자들의 혹은 기관, 연맹 등의 방식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익집단의 일종이다’라고 나온다. 영어로 ‘Association’인 협회는 콜린스(Collins) 영어사전에서도 ‘같은 목적과 관심사를 가진 공식적인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협회는 이익집단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비영리 단체로 등록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으며 사회 전체의 이익(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 형태로 등록하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기준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는 1만 5,533개로 다양한 분야의 단체와 협회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협회가 차지하는 역할과 범위는 다양하다. 산업의 여건과 환경, 발전 단계에 따라 여러 협회와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등 5대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들이 참여한 ‘한국자동차 모빌리티 산업협회(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967년에 설립하였으며, 자동차 환경, 재활용 등에 관한 ‘한국자동차환경연합’, 안전한 운전문화 캠페인을 위한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 연합’등 자동차 관련 다양한 비영리 민간단체가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다. 하나의 산업에도 공급자와 사용자, 소비와 견제가 어우러지며 긍정적으로는 산업의 발전을 함께 하고 있다.
선진 해양레저국가의 협회
해양레저가 발전한 미국과 유럽에서 해양레저 산업협회는 산업발전과 문화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양레저 산업협회를 MIA(Marine Industry Association)이라 부르고 있으며, 국가의 특성에 맞게 각각의 해양(Marine), 보팅(Boating)을 명칭에 넣고 각각의 대표 협회가 활동하고 있다. 미국의 NMMA(National Marine Manufactures Associaion), 일본의 JMIA(Japan Marine In-dustry Association), 영국의 BM(British Marine), 호주의 BIA(Boating Industry Associaion) 등이 대표적이며, 각국의 해양레저협회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세계해양협회(ICOMIA)가 있다.
선진 해양레저국가 해양레저 산업협회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이익단체로서의 노골적인 사업보다는 바람직한 해양레저 문화를 확산하고 안전한 해양레저 활동을 위한 사업에 많은 자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양레저 산업협회 회원사는 해양레저 활동을 위해 필요한 완제품 또는 장비, 기자재를 제조하거나 판매하고, 교육과 정비, 보관, 유지보수 등 서비스에 관련된 업체들로써 직접적인 당사자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장비를 다룰 때 사용자들의 신뢰가 높아지고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공익적인 해외 해양레저 산업협회 활동
미국 등 선진 해양레저국가들의 해양레저 산업협회가 하는 주요 활동 중 하나는 초·중·고등학교 등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해양레저의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특별활동과 여름학교 등의 교과과정에서 해양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해양안전 중심의 학습을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해양레저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해양레저 산업협회는 어린이용 요트 책자를 발간하였는데 초보자인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제작하였다. 요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세일의 종류와 세일의 명칭, 선체 구조와 리깅 명칭 등을 어린이 관점에서 알 수 있게 직관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외에도 구명조끼 착용, 세일이 펼쳐지는 상황 등 요트 항해에서 유의해야 할 내용이 책자에 담겨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해양안전에 대한 인식과 역량을 갖추고 바람직한 해양레저 성인 사용자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사용자의 인식변화를 이끄는 캠페인
캠페인은 사회적 목적을 위하여 여론이나 생각을 바꾸기 위해 행하는 운동이다. 캠페인의 긍정적인 점은 자연스럽게 바람직한 태도와 인식을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시장이 대중화하는데에도 자동차 운전자들의 바람직한 운전 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행한 캠페인이 큰 기여를 하였다. 과속 금지, 무면허 및 음주 운전 금지, 신호등 및 정지선 준수, 종합보험 가입 등 우리가 안전한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요건들이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적 목적 외에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캠페인을 사용한다. 이러한 캠페인은 해양레저 산업협회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다. 2022년 미국해양협회(NMMA)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차세대 보트 사용자를 참여시키기 위해 ‘See you out here’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이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18~44세 웹사이트 방문자는 145% 증가하였고 여성사용자는 31% 증가하였다. 캠페인이 소비자에게 노출된 횟수는 12억 회를 넘었으며 이 캠페인을 통해 보팅 가이드(Boating Guide) 사이트인 Dicover boating.com 방문자 수는 400만 명 이상, 제조업체 추천 수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해양협회(NMMA) 현황 및 주요사업
NMMA는 1904년 설립된 뉴욕의 NAEBM(National Association of Engine & Boat Manufactures)와 시카고의 BIA(Boating Industry Association)가 1979년 합쳐지며 만들어졌다. 레저보팅산업의 성장과 성공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해양협회는 약 1,300개 회원사가 가입된 세계 최대규모의 해양레저협회이다. 미국 내는 물론 국제 표준과 기준을 만들고 개정시키는 일들을 ABYC(미국 보트&요트 위원회, American Boat and Yacht Council), ISO(국제표준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s), NFPA(미국화재보험협회,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등과 진행하고 있다.
NMMA는 NMMA Canada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사용하는 보트, 엔진, 트레일러 및 부속품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및 캐나다 정부의 규제 및 공공정책을 입법기관 등과 함께 작업하는 등 정책개발과 개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해양협회(NMMA)의 대표적 사업 중 하나는 미국 보팅산업에 대한 통계조사 및 분석과 발표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팅산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고 정부와 의회의 지지를 끌어낸다.
NMMA에 따르면 미국 내 보팅산업의 경제파급 효과는 연간 약 2,303억 달러(약 292조 원, 1$=1,270원 기준)이며, 약 8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등록 보트 수는 약 1,183만대이고 년간 신조 보트, 엔진, 트레일러, 액세서리 판매금액은 약 314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른다. 미국 내 판매 보트의 약 95%는 미국산이며, 보팅산업 제조사의 약 93%는 중소기업이다. 보트 선주의 약 61%는 연간 소득이 약 7만 5,000달러(약 9,500만 원) 이하이며, 전체 보트의 약 95%는 차량으로 견인 가능한 크기인 26 ft(약 7.9m) 이하의 중소형 보트이다.
NMMA 회원사는 관련 보트쇼 및 IBEX(Interna-tional Boat builders Exhibition & Conference) 전시회 참가비 할인 혜택이 있으며, 통계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간행물에 대한 접속 권한 부여, 회원사 직원 퇴직계획 수립 및 지원, 무역 및 관세 동향, 경제 및 산업 뉴스 등 해양레저시장 모니터링 정보 제공, B2B 회원 디렉터리 제공, 협회 로고 사용 권한, UPS 배송서비스 할인 지원, AVIS 등 렌터카 사용 지원, 에너지 청구서 및 계약에 대한 컨설팅 지원, 제품 개발 시 표준기준 및 인증기관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컨설팅 지원 등 미국 내에서 해양레저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기업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보트 제조자 그룹(BMD, Boat Manufacture Division), 엔진 제조자 그룹(EMD, Engine Manufacture Division), 해양 장비&기자재 그룹(MACD, Marine Accessories & Components Division)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에 대한 회비는 기업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여하는데 BMD 기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50만 달러(약 31억 원) 이하의 경우 연간회비는 $1,160 (약 147만 원)이며, EMD 기업의 연간 매출액이 약 1,000만 달러(약 127억 원)일 경우 연간회비는 $3,000 (약 381만 원)이다.
호주 해양협회(BIA) 현황 및 주요사업
호주 해양협회(BIA)는 1960년도에 설립되었으며 600개의 회원사를 가진 호주의 대표 해양레저협회이다. 회원사의 약 90%는 해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호주 해양레저산업의 연간 매출은 약 90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 호주 1$=870원) 이고 직접 고용인력은 약 2만 8,000명에 이른다. 호주에 등록된 보트의 수는 약 92만 대이며 보트 조종면허 자격증 취득자는 약 250만 명에 이른다.
호주 해양협회(BIA)에 참가하는 회원사의 연간회비는 종업원 수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 종업원 수 5명 이하인 1 Tier의 경우 연간회비는 605 호주 달러(약 52만 원)며, 11명에서 20명까지는 3 Tier로 1,815 호주 달러(약 158만 원), 종업원 수 50명 이상인 5 Tier의 경우 최대 금액인 4,400 호주 달러(약 383만 원)이다. 보트 제조사, 마리나 건설 및 운영사, 교육, 수리, 유통, 엔지니어, 소매상, 부품 및 기자재 제조사, 해상엔진 유통사, 트레일러 제조사, 해양 보험 및 금융사, 보트 디자인사, 보트 차터 및 운항사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보트 디자인 및 개발, 안전 장비 등 기술 표준 지원, 표준 문서 데이터 및 포털 자원 이용 권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해양레저산업협회(KMIA)의 출범
2023년 7월 14일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한국해양레저산업협회(KMIA)가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출범하였다. 보트 제조사 및 유통사, 선외기 등 해상엔진 총판사, 부품 및 기자재 업체 등 약 55개사가 참여한 한국해양레저산업협회는 초대회장에 정일권 스타마린 대표(보트 제조사)를 선임하고 김찬수 마린랜드 대표, 이철웅 현대요트 대표 등 10명의 이사진을 구성하였다. 해외 선진 해양레저산업협회와 같은 해양레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업계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해양레저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만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업 추진이 기대된다.
해양레저산업의 성장과 발전은 업계의 우수한 제품 개발, 정부의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제도 운영 및 인프라 구축, 사용자의 안전한 제품 사용 및 관리 등이 균형 있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힘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해양레저산업을 통한 경제파급 효과 및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선진 해양레저국가의 해양레저 기업들이 보여주는 성과를 우리나라 기업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협회라는 대표성을 갖춘 조직화를 통해 업계의 현안 해결과 바람직한 대한민국 해양레저 문화형성에 업계가 수혜자이자 당사자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함께하리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