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 "항만 자동화 넘어 지능화로", "해양력 강화는 한국의 필수요소"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 "항만 자동화 넘어 지능화로", "해양력 강화는 한국의 필수요소"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3.07.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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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국 전문가 26명 해양산업 토론 이어가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에서 성기홍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 유정복 인천시장,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 조명우 인천국제해양포럼 기획위원장이 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현대해양] 각국 전문가들의 해양산업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이 막을 내렸다. 지난 6, 7일 이틀간 해양수산부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항만공사(IPA)와 연합뉴스가 주관한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Incheon International Ocean Forum, IIOF 2023)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상이 묻고, 바다가 답하다’라는 대주제와 ‘다시 여는 바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7개국 전문가 26명이 해양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온·오프라인으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고, 현장참가자들의 질의응답이 포럼에 열기를 더했다. 또한, 참가자 간의 비즈니스 네트워킹도 함께 이뤄졌다. 포럼 개막식에는 VIP와 현장참가자 481명과 온라인 참가자 855여 명이 참여했다.

팀 마셜(Tim Marshall)이 온라인 생중계로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해양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팀 마셜(Tim Marshall)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국제관계 분석전문가로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해양의 중요성’에 대해 온라인 생중계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위쪽으로는 북한으로 인해 육로를 이용하기 어렵고, 긴 해안선을 가진 한국의 지리적 특성상 해양력 강화는 대한민국의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해운‧물류, “해상 물류와 지역 경제의 연결성”
총 5개의 정규 세션은 발표자 2명이 사전에 선정된 세션별 주제에 맞춰 발표한 후, 토론자 3명과 세부주제에 맞춰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운‧물류’ 세션에서는 ‘국제교육과 해운환경의 구조적 변화 및 전개 방향’이라는 주제로 △마틴 스톱퍼드(Martin Stopford) 뉴캐슬대 교수의 ‘해운물류 트랜드 분석 및 세계교역 전망’ △장클로드 틸(Jean-Claudw Thill)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의 ‘해상 물류 서비스와 지역 경제:위험과 기회에 대한 지리학적 분석’ 발표가 진행됐다. 

장클로드 틸 교수는 “해상물류는 시스템을 형성하며, 지리는 연결성과 경제 측면에서 중요하다”라며 “해상 물류와 지역 경제는 위험과 기회를 통해 서로 얽혀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에는 이상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발표자들과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연구본부장,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이사 사장,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참여한 토론이 이어졌다. 

고병욱 본부장은 “친환경‧자율운항 선박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경쟁을 통해 우수한 선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엔 기술표준 설정부터 시작해 공동의 노력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관광, “여행 트렌드 반영한 관광전략 필요해” 
‘해양관광’세션에서는 ‘다시 시작하는 크루즈 관광과 해양관광’을 주제로 △지난 리우(Zinan Liu)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아시안 회장의 ‘국제 크루즈 여행의 재개’ △박창환 동서대 교수의 ‘선 넘는 해양, 차이나는 관광 공공적 가치로 도시를 혁신하다’ 발표가 있었다. 

박창환 교수는 “백사장, 따뜻한 바다, 독특한 동식물이 있는 긴 해안선을 갖춘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해양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가 됐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의 해양관광도시 육성 정책과 더불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지역 고유성과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규격화된 개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양이 우리에게 주는 본질적인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발표자와 정진영 인천대 교수, 최일선 KMI 실장, 심진범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해 토론했다. 

최일선 실장은 “인천 해양친수도시계획이나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인천항 주변의 근대역사자산과 연계한 해양문화관광, 도서·마리나를 연계한 해양레저관광, 서해 5도 등 물범 서식지와 갯벌 등 높은 해양 생태적 가치를 활용한 해양생태관광 등 현재의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종합적인 차원에서 인천시의 해양관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박창환 동서대 교수, 정진영 인천대 교수, 최일선 KMI 실장, 심진범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왼쪽부터), 그리고 지난 리우(Zinan Liu)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아시안 회장(위)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토론했다. 

항만네트워크, “자동화 전환, 경쟁력‧안전성 향상”
‘항만 네트워크’세션은 ‘세계항만의 미래 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발표는 △테오 노테붐(Theo Notteboom) 겐트대, 안트베르펜대 교수의 ‘지정학적,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 전환 시기의 스마트 항만 개발과 자동화’ △김근섭 KMI 항만연구본부장의 ‘항만의 미래 전략’ 순으로 진행됐다. 

김근섭 본부장은 과거와 변화, 미래, 전략 순으로 항만을 탐구했다. 그는 항만의 중장기 전략으로 ‘규모 대형화, 운영 중단 최소화, 생산성 강화, 친환경 지속, 자동화를 넘은 지능화, 항만기술산업 강화’ 등을 강조했다. 그중 생산성 강화 측면에서는 “기존 터미널을 자동화 전환하고, 하역 외 입항 관련 절차를 개선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하역작업 외 시간 비중이 40% 정도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토론에는 최상희 KMI 연구부원장을 좌장으로 발표자들과 홀거 슈에트(Holger Schuett) Akquinet Port Consulting GmbH 대표,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 원승환 군산대 교수가 참여했다. 

홀거 슈에트 대표는 “터미널 운영자는 프로세스 자동화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며, 이는 경쟁력을 향상시키며 더욱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기후‧극지‧대양, “환경보전과 경제개발 균형 지켜야”
‘기후‧극지‧대양’ 세션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와 해양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자스민 시우 리 람(Jasmine Siu Lee Lam) 난양기술대 교수의 ‘해상 산업에서의 기후 변화 대책’ △류종성 안양대 교수의 ‘기후 변화가 해양 및 블루 이코노미에 미치는 영향’ 발표가 있었다. 

류종성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환경 피해는 글로벌 규모로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는 해수면 상승, 수온상승, 해양 산성화다”라며, “블루이코노미라 불리는 해양신산업은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의 균형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시간에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이 좌장을 맡고, 발표자들과 김백민 부경대 교수,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대표, 육근형 KMI 실장이 패널로 나섰다. 

김백민 교수는 “우리는 개발과 보존을 이율배반적으로 보는 기존의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지구에 도움이 되는 개발을 통해 로컬한 경관 보전과 글로벌한 지속 가능 지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으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블루이코노미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인문학, “아시아의 바다에서 세계화가 탄생”
마지막 세션 ‘해양인문학’은 ‘해양사의 지도에 인문해양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에릭 탈리아코조(Eric Tagliacozzo) 코넬대 교수의 ‘동아시아에서 인도양까지:해양 연결의 역사와 과정’ △주경철 서울대 교수의 ‘글로벌 해양사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해양’ 발표가 이어졌다.

주경철 교수는 “아시아의 바다인 인도양과 동아시아 해양은 유라시아의 중심무대로 초장거리 무역로가 형성됐다”라며 “오늘날 우리가 얘기하는 세계화는 무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 아시아의 바다에서 탄생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토론은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들과 이진한 고려대 교수, 김종호 서강대 교수, 이정희 인천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특별강연 남성현 교수의 ‘기후위기와 해양환경’

이번 인천국제해양포럼은 참가자들이 오프라인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바다 레진 톡 만들기, 천연 자개 모빌 만들기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국내창작동화 ‘눈보라’ 원화, 북극곰 조형, 바다 사진 공모전 우수작 등 다양한 전시 행사, 그리고 해양분야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들의 홍보 부스가 설치돼 참가자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정규 세션 휴식시간인 15시부터는 부대행사장에서 열린 특별강연 ‘구해줘! 바다’ 코너를 통해 서울대학교 남성현 교수의 ‘기후위기와 해양환경’ 강연과 미국 출신 방송인이자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 타일러 라쉬(Tyler Rasch)의 ‘기후위기 3가지 착각, 3가지 행동’ 강연이 진행됐다.

이경규 IPA 사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해양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콘텐츠 개발을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인천국제해양포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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