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71.만년설이 녹아내리는 알래스카(1)
청봉의 새이야기 71.만년설이 녹아내리는 알래스카(1)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3.07.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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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주노항에 기착한 크루즈와 눈 덮인 산들
알래스카 주노항에 기착한 크루즈와 눈 덮인 산들

[현대해양] 계묘년(癸卯年), 입하(立夏)는 이미 지났다. 햇볕이 풍부하여 온갖 생명들이 왕성하게 성장하여 산과 들은 점차 푸르름이 지어지고 온갖 곡식들도 스스로 차오르는 계절 소만(小滿)절에 우리는 알래스카로 향했다.

1741년 덴마크 출신, 러시아의 탐험가 ‘비투스 요나센 베링(덴마크어: Vitus Jonassen Bering)’이 23년 동안 북태평양의 극지(極地)를 항해하는 탐험대를 이끌고 시베리아 동단에서 해협(최소폭 82km)을 건너 북아메리카 북서 끝단에 도달해서 알래스카를 서구에 알린 최초 유럽인이 됐다. 이 해협은 그의 이름을 붙여서 ‘베링해(Bering Sea)’라고 불렸다. 고대부터 독특한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유지했던 원주민이 평화롭게 살았던 알래스카는 18세기 말에 러시아에 편입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1867년 미국에서 매입해 1959년에는 미국의 49번째 주(State)가 됐으며 주도(主都, State Capital)는 주노(Juneau)이다.

알래스카 여행은 당초 2020년 봄에 출발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크루즈(Cruise) 운항이 3년 이상 중단됐다. 우리는 재개된 첫 크루즈 여행에 동참했다. 독특한 자연환경, 역사와 문화를 가진 지역, 알래스카에 특별한 관심,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출항했다. 나에게는 알래스카하면 ‘곰, 고래, 순록, 연어, 물개, 도요새들과 훼손되지 않은 그들의 서식지, 잘 보존된 극지 침엽수림, 최근의 기후 재앙, 녹아내리는 빙하, 환경보호 활동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캐나다 기러기
캐나다 기러기
시애틀, 갈매기
시애틀, 갈매기

첫 방문지는 미국의 서북쪽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주도인 시애틀(Seattle)이었다. 첫날 아침 산책길에 큰 나팔 소리가 맑은 하늘에서 우렁차게 울렸다. 한 떼의 캐나다기러기들이 주변 공원에 내려앉는다. 한반도를 찾아오는 기러기와는 달리 인간들과의 경계거리가 짧아서 근접 관찰을 할 수 있었고 사진 촬영에도 도움이 됐다. 캐나다기러기는 알류산 열도, 알래스카, 캐나다, 북미대륙에서 번식하고 북미대륙 남부에서 월동한다. 번식지에서 캐나다기러기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며 큰 기쁨이었다. 한반도에서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의 큰 무리 속에 한 두 개체가 발견되는 불규칙하게 찾아오는 귀한 겨울 철새이다.

 

흰머리수리
흰머리수리

미국 국조(國鳥)인 흰머리수리(Bald Eagle)는 두 번째 기항지인 알래스카, 케치칸(Ketchikan)항에서 만났다. 몸길이가 90cm이고 날개를 편 너비는 2.3m인 흰머리수리는 흰 깃털로 덮인 머리와 밝게 빛나는 눈매 등 매혹적인 외모에 미국의 국조라는 상징적인 가치로도 유명하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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