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해파리
여름철 불청객 해파리
  • 김기현 기자
  • 승인 2023.07.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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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해파리 수와 해변이용객 수
대량 발생한 보름달물해파리 (출처_국립수산과학원)
대량 발생한 보름달물해파리 (출처_국립수산과학원)

[현대해양] 매년 전국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021년에는 2,656명, 2022년에는 2,694명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맞는 첫 여름인 만큼 많은 인파가 해수욕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돼 관계 당국에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해파리가 사람 공격하는 방식

해파리가 사람을 쏘는 방식은 마치 주사기가 들어있는 단단히 말려있는 스프링을 사람이 건드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해파리는 자포동물에 속하는데 자세포(Cnidoblast : 독성을 가진 침, 자포)에서 독을 발사해 먹이를 잡거나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해파리가 촉수에서 자포를 발사하는 방식은 벌이나 뱀 등 사람을 공격하는 여타 독성 동물들과는 발사 기작이 다르다. 동물의 신경계 중 가장 간단한 신경계구조로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신경망을 가지고 있어 자극을 받으면 전체 뉴런에 전달되고 이에 따라 모든 촉수를 오므려 반사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때 촉수 안에 있던 자포가 순식간에 바깥으로 튀어나오며 사람을 공격하게 되는 방식이다. 자포가 발사되는 가속도는 500만g 다. 멈춰있는 자동차가 1초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가속도를 1g라 하는데, 500만g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700 나노초(1초의 10억분의 1)정도기 때문에 사람이 조절할 수 있는 속도가 아니다.

해파리의 독은 자신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 해파리가 자신의 촉수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먹이나 천적만을 구분하는 방법은 물리적 자극과 화학적 자극을 통해서이다. 물리적 자극은 촉수를 통해 자세포에 전달된다. 하지만 물리적인 힘이 가해질 때마다 자세포가 목표를 공격한다면 가장 자주 공격하는 대상은 자신의 다른 촉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자세포 주변에는 접촉한 물체가 무엇인지 화학적 신호를 감지하는 화학감각 세포가 존재한다.

이 화학감각 세포는 일종의 미각 세포로 접촉한 물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특정 화학 신호를 감지하면 화학감각 세포는 흔한 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분비한다. 아세틸콜린에 자극된 자세포는 칼슘 이온 채널을 활성화하는데, 이 상태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면 칼슘 이온이 자세포 안으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자포가 발사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두 가지 인증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히 목표에 닿았을 때만 독을 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해파리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로 출현하는 해파리는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다.

해안에 출현한 노무라입깃 해파리를 지자체에서 수거하고 있다. (출처_국립수산과학원)
해안에 출현한 노무라입깃 해파리를 지자체에서 수거하고 있다. (출처_국립수산과학원)

보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근해 뿐 아니라 전 세계 바다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종이다. 최대 크기가 30cm 정도이며 독성은 약한 편이나 반복적으로 쏘이면 근육이 마비되기도 한다. 문제는 죽어서 여러 조각이 돼도 독성을 갖고 있어 해파리 차단망을 통과해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크기가 1m가 넘는 초대형 종으로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의 흐름에 따라 떠다니며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해파리다. 크기가 크고 독성이 강해 어구 손실 등의 어업피해뿐만 아니라 해수욕객 쏘임 사고 등의 피해를 일으킨다. 해수욕장에선 해파리 차단망 등을 설치해 피해 건수가 많이 줄었으나 간혹 너울성 파도를 타고 넘어오는 경우 인명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위험한 해파리는 맹독성 해파리다. 맹독성 해파리는 사람을 수초 내에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바다에 출현하는 해파리를 약 35종으로 추정되나,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외래유입 독성해파리의 출현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수과원은 지난달 제주도에서 산발적인 맹독성 해파리의 출연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맹독성 해파리는 작은부레관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이 있다.

 

예방법과 응급대처법

해파리가 보이면 물 밖으로 나와야한다. 하지만 몸이 투명한 해파리를 사람 눈으로 모두 식별할 순 없기 때문에 보이는 것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해파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에 들어갈 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닿는 시간과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닿는 순간 수백 수천 개의 자포가 피부에 박히기 때문에 옷을 한 겹 입는 것만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사체라도 해파리를 함부로 만지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해파리는 죽어도 3일 정도는 독성을 품을 수 있고, 해파리의 촉수는 반사적인 기작이기 때문에 사체인 해파리라도 사람에게 충분히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아무리 조심해도 해파리에 쏘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해파리에 쏘였다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쏘인 즉시 물 밖으로 나오도록 하고, 쏘인 부위가 넓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구조요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해파리에 쏘인 사람이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긴급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인공호흡을 비롯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쏘인 부위에 남아있는 촉수는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를 사용해 신속히 제거하고 통증이 남아있을 경우 열찜질 또는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다.

해파리에 쏘인 상처에는 반드시 바닷물이나 식염수를 사용해야 한다. 수돗물을 이용할 경우 바닷물과 농도가 달라 촉수를 자극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또 알코올 종류의 세척제는 독액의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어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응급처치 이후 괜찮더라도 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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