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MEPC 제80차 회의 의미
IMO MEPC 제80차 회의 의미
  •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
  • 승인 2023.07.10 0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

[현대해양]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MEPC(Maritim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해양환경보호위원회) 80차 회의에서 2050년 해운 분야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2008년 대비 50%에서 100%로 상향하는 초기전략 개정이 가결됐다. 또한, 개정 초기전략의 달성을 위한 2030년 및 2040GHG(온실가스) 의욕수준 강화도 함께 논의됐다.

이처럼 IMO, EU(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및 규제 강화 움직임을 가속화 하는 가운데 선박연료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전주기 평가 도입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경제적 조치 등이 도입될 경우 선사들은 온실가스 감축 규제 대응을 위해 탈()탄소 연료의 사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친환경 선박 발주 경쟁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항중인 친환경 선박은 LNG 추진 선박이 대부분이며, 그 비중이 전체 선대 대비 약 5% 내외에 불과하지만, 최근 신규 발주되고 있는 선박의 50% 이상이 LNG,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이며, 특히 머스크라인(Maersk Line)의 메탄올 추진 선박 발주 이후 메이저 컨테이너 선사 중심으로 메탄올 추진 선박 발주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규제 페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선박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HFO(중유) 등 기존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연료,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탈탄소 연료들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경우 화학제품과 유사한 성질로 기존 내연기관 및 인프라의 구조변경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외 여러 선사에서 HFO 등과 섞어 시험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식물자원 또는 동물유지 등에서 추출되는 원료 확보 및 공급에 어려움이 있고, 자동차, 항공기 등 타 운송 부문에서도 즉시 사용이 가능하여 관련 산업과의 경쟁이 촉발될 경우 공급 제한에 따른 급격한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메탄올은 상온상압에서 액체상태로 저장이 용이하여 항만 인프라의 간단한 개조를 통한 수송 및 벙커링 활용이 가능하며, 기존 메탄올 저장시설의 벙커링시설 개조도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e-메탄올 생산에 필요한 수소 및 CO2 포집기술(DAC: Direct Air Capture) 등에 많은 재생에너지가 소요돼 높은 공급가격 부담 및 공급량의 한계 등이 우려된다.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는 대기압 기준 -33에서 쉽게 액화되므로 저온 유지 기술을 적용한 저압탱크 사용으로 탱크 설계 및 제작이 LNG에 비해 쉬운 장점이 있다. 또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가장 부각되는 수소에너지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매개체로서 그린수소 프로젝트 대부분이 암모니아 생산과 연계되어 있어 향후 연료공급 면에서 가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료 특성상 독성이 있어 누출 방지 대책이 필요하며, 부식성으로 인해 연료탱크 및 파이프라인 재료 선정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높은 발화점(651)으로 인해 파일럿 연료 혼입을 통한 연소가 불가피하여 그 비율을 최소화하는 것이 암모니아 엔진 개발의 관건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소의 경우 무탄소 무공해 연료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저온 및 고압의 탱크가 요구되는 높은 기술 난이도의 저장조건, 낮은 에너지 밀도(HFO 탱크의 8배 크기)에 따른 연료탱크 배치의 어려움, 수소 보관시 증발가스 처리 등 기술적, 경제적 장벽이 존재하여 선박 연료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LNG는 다른 탈탄소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중간 매개체가 되는 브릿지 연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탄소 연료 사용에 따른 부담 완화돼야

현재 거론되고 있는 탈탄소 연료들은 모두 연료 가용성, 연료 비용, 항만 인프라, 기술 개발 등으로 인해 어느 하나의 대체연료가 독점적으로 사용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각 선사들의 상황, 선박 기항지에서 생산되는 연료 종류 및 인프라 구축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연료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 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발주 시 대상 선박이 기항하는 지역의 연료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연료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메탄올 추진 선박을 발주한 Maersk, HMM과 같이 선박 발주와 동시에 원활한 연료 확보를 위해 연료 공급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선사들이 탈탄소 연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연료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며, 국내 항만에서 연료를 자유롭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벙커링 시설 및 벙커링 선박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연료유로서 법적 지위가 확립되지 않은 친환경 연료는 시운전이나 연료공급 등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 탈탄소 연료 확산을 위해서는 관련 규제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해운협회 조사 결과 국적 외항선사 선대를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데 연간 약 7,000억 원~11,300억 원의 추가 건조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활한 친환경 선박 건조 및 선박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박금융 대출금액의 확충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 보조금의 확대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친환경 선박 전환에 따른 고가의 탈탄소 연료 사용 시 추가부담액도 연간 최대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국적선사의 탈탄소 연료 사용에 따른 부담 완화 및 탈탄소 연료 사용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또는 보조금제도 도입 등도 정부에서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